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병신백일장] 계시 - 엔트로피
게시물ID : readers_113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ala
추천 : 0
조회수 : 1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2 17:17:43
세상이 만들어졌을 때, 음과 양이 갈라지며 세상은 맑게 개었다. 별의 빛은 따스함을 담고 퍼져나가 꽃잎을 띄워 말리고 바깥을 가르는 벽을 무너뜨린다. 빛은 시작이고 끝이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모여 기다린다. 사람은 사람을 받들고 사람은 사람을 짓밟는다. 빛이 있으라. 세상이 흔들린다. 믿으면 이루어지리라. 흔들리리라. 실체를 꿰뚫어보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자들이여. 거짓된 이름에 넘어가는 자들이여. 믿는 자들로 세상이 뒤덮일 때. 물이 영혼을 가지게 되는 날. 미풍이 숨을 거둬가는 날. 피로써 사람을 가르는 날. 믿는 자는 듣지 못한다. 믿는 자는 보지 못한다. 믿는 자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앞으로 나아가 빛을 보라. 진리를 보라. 네가 밟은 이 땅이 영원한 것이 아니며 네가 보는 이 세상이 올바른 것이 아니다. 앞으로 한 발 나가는 거대한 진보의 발자국에도 끝없는 무의 지대에 격리된 우리는 한없이 무력한 존재이고. 모든 것은 불이고 모든 것은 빛이고 모든 것은 움직임이라. 그 열기가 다해 사그러질 때 모든 것은 죽을 것이고 시간과 공간은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자신의 목숨을 느리게 끊어가는 세계의 마지막을 돕는 미물들은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모르며 죄책감을 느낀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는 것은 인간의 사고의 기반이니 자신을 제외하면 완벽하게 자연스러운 배경이라는 편견 또한 널리 퍼져 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불균등함이 무언가를 이끌어낸다. 아무것도 없는 것은 우주의 최다수이다. 우리가 소모하면 그들은 받아들인다. 무질서는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단어이다. 불균등하면 질서있고 균등함이 무질서인 것은 세뇌인가 편견인가 본능인가. 우주는 완벽함을 향해 간다. 완벽한 균등함은 죽은 세상인가? 움직임이 없는 것은 움직일 필요성이 없는 것이다. 완벽히 평등하다면 재분배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불균등은 불안하여 무너지며 움직인다. 움직임은 불안함이다.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안정을 원한다는 것이다. 세계가 역동함은 안정을 향해 가는 여정의 길목이니. 무너져내림은 가진 자에겐 두려움이라. 우리는 모두 가진 자요, 욕심 많은 자이니. 빈 것을 채우고 부족한 곳을 때우는 것을 두려워한다. 소위 깨어 있다는 자들은 미물들의 허무한 소유를 위해 세계의 뜻에 반하여 움직인다. 지키는 것은 무의미하며 유지는 역동을 막는다. 소비하고 소모하고 낭비하고 분해하라. 가장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라. 소비는 죽음이며 죽음은 평등이라. 인간의 세계는 좁지만 우주는 차갑고 또한 넓고 공허하다. 식어가는 빛은 지켜보고 있다. 죽어가지만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부족한 자는 가진 자를 원망하지만 그 또한 가진 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 발 밑을 보라. 차갑고 썩어가는 손을 보라. 열기는 자선이며 돌이킬 수 없는 파도이고 시간의 흐름이기도 하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지만 미래 또한 그러하다. 현재만을 살며 잘린 세계를 돌아보고 앞의 거리에 밀집한 붓자국을 들여다보며 한숨짓다. 나아가라. 흐름을 막아서지 말라. 더 힘차게 진보하라. 나아갈 길이 있다는 것은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끝을 향하여 나아가라. 끝을 향하여. 죽음을 향하여! 세계의 죽음만이 진정한 평등의 길이니!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