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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해 분석 해 주실 분 계신가요?
게시물ID : gomin_11395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ya
추천 : 0
조회수 : 323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7/02 07:36:22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심리상담을 받거나 정신병원에 가기에는 좀 겁이나서 익명의 힘을 빌어 글을 적어봅니다.
(적고나니 폭풍스압이네요...이게뭐야...무서워....)


유년시절부터 돌아보면, 저는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였습니다.
예쁘장한 얼굴 덕에 어딜 가도 주목 받았었고, 똑 부러지는 성격에 자기 주장이 강하고
친구들 사이에선 무조건 우두머리가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쌈닭이었죠.
13살. 초등학교 6학년 때 까진 그랬습니다.

그런 제가 변한건 중학교 1학년 1학기 때 였는데,
가정폭력범이던 아버지의 만행이 점점 심해지기 시작 할 때였습니다.

매일 집에선 싸움소리, 물건 깨지는 소리, 어머니의 울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창문은 깨져있고, 거실의 하얀 벽지엔 어머니의 피가 후두둑 튀어있는 집이 나의 보금자리였습니다.

사실 유치원 때 부터 부부싸움이 심했고, 아버지께 얻어 맞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그때는 철이 들지 않아 그게 비정상적인거라고 생각 못했던것 같습니다.

전 가정에서 생긴 불만을 학교에서 터트리기 시작했고
원래 성격이 세고 말투가 셌기 때문에, 친구들에겐 제 말투가 시비조로 들렸나봅니다.
소위 일진놀이 하는 아이들의 표적이 되었고
전 집에서는 아버지에게 얻어 맞고, 학교에서는 일진들에게 시비 걸리며 지내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가정 폭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칼은 물론 도끼를 꺼내 휘두르기도 하고. 어머니를 깔고앉아 젓가락으로 눈을 쑤시려 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이려 했지만 그 조차 쉽진 않았습니다. 경찰에 신고를 해 봤자, 경찰은 집안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돌아갈 뿐이었구요.

제 위로 오빠가 한명 있는데, 그 오빠조차 저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습니다.
절반 남은 500ml 콜라를 입대고 마셨다는 이유로 얼굴에 던지기도 하고, 제가 싸가지가 없다며 구석에 몰아넣고 발로 마구 밟기도 했습니다.

집이 개판이 될 수록 제 성격은 점점 비뚤어지고, 입 밖으론 험한 말만 나왔습니다.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도 우울하고 폭력적인 이야기만 읇어대기 일쑤였으며,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동정받고 사랑받길 간절히 원하며 자존감을 잃어갔습니다.


중2 말,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나서야...숨통이 좀 트였습니다.
그제야 제 주변을 둘러보니, 절 좋아하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더군요.
다행히 착한 친구들 무리에 껴서 같이 놀긴 했지만...진심으로 저를 좋아해 주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왜 겉보기엔 멀쩡한데. 얘기를 나누면 나눌 수록 호감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죠.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그 때 쯤 부터 '난 사람들이 싫어하는 성격이야' 라고 스스로에게 꼬리표를 달아버렸습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 알게 될 수록 날 싫어하게 될꺼란 생각에 또, 나란 사람 자체가 남에게 피해를 줄거란 생각에 지레 겁을 먹어서...
사람들에게 다가가질 않았습니다. 그저 우두커니 앉아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주기만을 바랄 뿐이었죠.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고립되어갔습니다.

저의 유일한 장점이라고는, 조금 반반한 외모.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제 주변엔 남자들만 남아있었습니다.
절 좋아해주는 동성친구는 하나도 없었고, 그저 남자들의 관심만이 저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20대 후반인 지금까지도...제 주변 인맥은 대부분 남자인 친구. 저에게 호감있는 남자. 아니면 헤어진 남자친구...이렇네요.

중고등학교 시절은 그렇게 우울하고 내성적이고, 말도 없고 친구도 없고 추억도 없이, 약간의 대인 기피증을 앓으며
남자만 서너명 근근히 사귀고 지나갔습니다.

아. 특이점이 하나 있네요. 고 3때...어머니의 애인에게 성추행을 당합니다. 좀 심하게요.
어머니에게 울면서 말했지만 무시당한 채, 계속 성추행을 당하며 1년을 보냅니다.
이 때 부터 어머니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20살이 되어, 정말 멋진 남자를 만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연애를 하게 됩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 할 때였네요.
자존감도 많이 치유되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아마 이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면...전 지금보다 훨씬 불행하게 살았을겁니다.

대학에 진학하며 혼자 타지로 올라온 전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학교에선 장학금을 타고, 아르바이트로 집세와 생활비를 벌고,
방학 땐 알바를 3개씩 뛰며 등록금을 마련하며 아등바등 살아갑니다.
고생만 하신 어머니에게 짐을 지워드리고싶지 않아,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대학에서도 마음 맞는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그냥 겉도는 인간관계만 계속 유지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사람들에게 저는 비호감일 뿐입니다. 저와 대화를 할 때는 누구도 환하게 웃지를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점점 제 말투는 어색해지고, 누군가에게 한마디 건네기 전에 심호흡을 몇번씩 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몇번 돌리고 나서야 말을 건넬 만큼 사람을 무서워하게 됩니다.

이상한건 나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겐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사람이 날 좋아하고 있구나! 라는걸 눈치 채면
행동을 막 하게 되고, 괴팍하게 성질을 부리기도 합니다. 만나는 남자친구들 몸에 사리 몇개씩 만들어주고, 다른 남자와 눈이 맞기도 하며
만나는 남자들 마다 눈물 뚝뚝 흘리게 만들며 그렇게 나쁜 연애를 계속 합니다.
나이 먹고 이젠 좀 덜해졌지만...그래도 20대 중반까지 저는 정말 쓰레기였고, 그걸 너무나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취업활동을 시작하여 제법 괜찮은 회사에 취직을 합니다.

취직을 하자 어머니는 저에게 의지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정도가 좀 과했습니다.
첫 월급 선물로 200만원, 둘째 셋째달엔 각각 100만원씩 가져가셨습니다.
가정폭력범인 아버지와 이혼하면서 위자료 한푼 챙기지 못하고, 두 남매를 여기까지 키워주신 어머니셨기에 그 정도 돈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이사하려고 좀 큰 돈을 대출받았는데, 그 사실을 아시고는
매달 꾸준히 갚겠으니 700정도 달라 하시더군요. 전 꼭 갚아줄것을 당부드리고 돈을 빌려드렸는데,
2년간 50만원정도 갚으셨네요. 덕분에 전 매일 빚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곰팡이 피고 변태들이 오가는 집에서 덜덜 떨며 모은 돈이다. 어떻게 그걸 다 가져가냐' 했더니,
'니가 고른 집 아니냐. 언제 내가 거기서 살라고 한 적 있냐. 왜 내 핑계를 대냐.' 하시더군요.

그리고 제가 좀 더 좋은 방으로 이사를 간 이후에는, 제 방을 보더니, '너 혼자 이렇게 좋은 집에 사니까 좋냐?' 라 하십니다.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내 어머니는 보통 어머니들과는 좀 다르구나.


여기서 또 남자 문제가 터집니다. 이번엔 회사 직속 선배가 줄기차게 데쉬를 합니다. 
처음엔 괜찮은 사람 같아서 호감이 갔었는데...갈수록 좀 이상합니다. 아니나 다를까...몸이 아주 안좋았던 날, 회식자리에서 술 두잔에 필름이 끊겼는데
아침에 눈 떠 보니 이사람이 내 옆에 있습니다. 강간. 이 쓰레기가 의식없는 저를 강간 한겁니다.
신고를 할까 칼로 찔러 죽일까 고민하다가...현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떻게 들어온 좋은 회사인데. 신고하면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돈 벌어야지. 그래 눈 꼭 감고 넘어가자.

그 이후로...이 선배에게 스토킹 당하고...이 선배를 좋아하는 여자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괴롭힘 당하게 됩니다.
그러다 몇달 뒤, 이 선배에게 폭행까지 당합니다. 다른 남자를 보고 웃지 말라면서...

저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피폐해져 버렸고, 회사를 관두고 일을 몇달간 쉬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나 힘들어서, 어머니와 술 한잔 하다 어머니께 털어 놓았습니다. 
회사에서 미친놈에게 걸려 강간도 당하고 폭행도 당했다고. 엉엉 울며 말하는데...어머니는 그 와중에 티비시청을 하시더군요.
티비에 큰 고래같은게 나오자, '어머나 얘 저게 뭐야?' 라 말씀하십니다.
제 맘속에 남아있던 '가족'이란 자리가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전 계속 마이너스 잔고에 시달렸고 어머니께서 올 겨울에는 돈을 어느정도 갚겠다 약속했던게 생각나서
돈 좀 갚을 수 있나 전화를 드렸더니...갖고있던 돈은 오빠 학자금 대출 갚는데 다 썼다 하시더라구요.
항상 돈 없다고 제 돈을 가져가시며, 오빠에겐 용돈을 주시는 어머니였기 때문에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너무한다고 화를 냈더니, 씨끄럽다고 전화를 뚝 끊고는
메시지로, 니가 언제 오빠 양말쪼가리 하나 사줘본적이 있냐. 난 너보다 오빠가 더 소중하다. 넌 너무 돈독이 올랐다...
그래서 어머니와는 인연을 끊어버렸네요.

어머니와 인연 끊은 이후로는 돈도 차곡 차곡 잘 모이고,
여윳돈으로 종종 친구들도 만나면서 (이 전까진 돈이 아까워서 친구들을 못만난 것도 있었네요)
예전에 비해 훨씬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허무합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빚은 다 갚았지만...예전처럼 돈에 쫓겨 전전긍긍하진 않아서 좋지만

내 곁이 너무 텅 비어있습니다.

3년 전만 해도 저는 어머니를 위해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연을 끊은 지금...이젠 뭘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고, 뭐가 진짜 행복인지도,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가족도 없고, 성격도 별로라서
어딜 가도 환영받지 못하는 제 인생이 너무 서글픕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모르고, 상대를 사랑 할 줄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꺼라고, 힘내자고 나를 다잡아 보긴 하는데
사실 의욕이 없어요. 운동도, 영어도, 자기계발도...매일 해야지..해야지 하면서 아무것도 하질 않습니다.


누군가는 나란 사람을 객관적으로 보고 분석해주길 바라서 쓴 글인데
어쩌다보니 하소연이 되어 버렸네요. 하소연 하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아니예요

그냥 제 성격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어릴적 당차고, 주장 강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서요...

그냥 내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나아질 건지 알고싶어요.

도와주신다면 감사히 생각하고, 댓글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며 살테니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것만 해도 큰 감사 드립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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