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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책을 어떻게 읽으세요?
게시물ID : readers_23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엉엉우
추천 : 0
조회수 : 4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13 03:57:43
요즘 자유론을 읽고 있어요. 책 두께도 시중에 나와 있는 책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워서 부담 없이 읽을 줄 알았는데 엄청 어렵네요. 혹시 책 읽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의심도 들어요. 의심이 머릿속을 꽉 채우니까 읽히던 책도 접고 내려두게 되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책 읽으시나요?

책 읽고 나면 이해한 내용이 부분적으로 떠오르 잖아요? 저는 이 모양새가 책의 전체 내용이 쪼개져서 파편처럼 흩어진 것처럼 느껴져요. 책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저자의 논리에 따라 이 파편들을 염주처럼 다시 꿰야한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는 거랑 내용을 되새기며 정리하는 거는 다른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보구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워낙 강한지라 주장이나 근거를 간략하게 요약하고 화살표같은 기호를 인과관계 표시할 때처럼 사용해요. 책 내용을 이해하기에 바빠서 급하게 따라가다보면 저자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중간중간에 놓칠 때가 많아요. 그럴때면 제가 표시해 둔 그림이 나름 도움이 되더라구요. 문제는 제가 워낙 욕심이 많아서 놓치고 싶지 않은 내용이 수두룩해요. 책이 전해주는 지식, 어휘, 논리, 문장...  그리고 이 모두를 제가 설명하지 못하면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란 생각 때문에 몇 번 씩이고 다시 읽어봐요. 하나의 강박관념 같아요.

그래서 자유론을 읽고 있는 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싶어요. 내용은 간략해요.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강제할 수 있는 경우는 오로지 개인이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때 뿐이다. 이외에는 어떠한 이유를 들든 정당화할 수 없다.' 이 책의 핵심 주제에요. 간단하죠? 그런데도 이 책이 쉽게 읽히지가 않네요. 책을 놓고서 이해가 어려운 이유가 세 가지가 있다고 봐요. 첫 번째는 근거로 사용하는 것이 저자의 예리한 통찰을 담고 있지만 논증이 안되있어요. 공감대에 근거해서 이해해야 하는데 이 책이 쓰인 시기가 17세기 영국 사회에요. 그래서 왜 그럴까 라는 고민을 끝없이 해야해요. 두 번째는 쉬운 어휘를 사용하지만 수사어구가 너무 길어요. 저자는 당시 시민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어요.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철학 용어를 쉬운 말로 정확하게 풀어 쓰다보니 문장이 길어진 것 같아요. 세 번째는 무엇보다 사례를 가지고 원리를 이끌어 내는데, 거기서 끝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반박이나 마음에 드는 반박이 없으면 직접 만들어서 원리를 공격해요. 그리고 이를 다시 반박해서 논의를 이끌어가요. 이렇게 하는데는 '다양한 의견만이 진리의 모든 부분을 드러낸다'는 저자의 통찰 때문이에요. 따라가는 것도 힘든데 같은 말을 몇 번씩 다르게 하니 무슨 말 하는지 감이 안잡힐 때도 있어요.

책 자체도 어려운데 제 독서 방식대로 읽으면 정말 굼벵이처럼 읽는 것같아요. 하루에 20페이지 읽으면 많이 읽은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그런데도 다른 건 몰라도 이 책만큼은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요. 책의 구조는 간단하지만 저자의 논리 중간중간에 숨겨져 있는 저자의 통찰이 빛나는 순간이 너무 많아요. 자유, 인간, 진리, 토론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꼭 가져가고 싶어요.말이 많이 길어졌네요. 조금 더 재밌게, 조금 더 효과적으로 독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여러분들의 책 읽는 방법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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