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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전설의 시작
게시물ID : readers_114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의료민영화
추천 : 0
조회수 : 2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22 18:29:45
"내가 너를 다리밑에서 주워왔어. 어찌나 
울어대던지 참..."

"봐라, 너랑 너희누나랑 하나도 안 닮았지??
니가 그렇게 잘생긴건 아버지를 안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아들!"



엄마는 내게 항상 장난으로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라고 말하곤했다.

어릴적 내가 동네에 개구쟁이로 통했던 시절
부터 나를 혼내면서도 항상 

'닌 누굴 닮아서 이래 말썽쟁이고? 하이고..
닌 다리밑에서 주워와서 그런갑다 참...'



라고 말하곤 했다.



난 어릴때부터 어머니가 농담처럼 하는 말을
계속 듣고 자랐기에 이말에 아무 거부감이
없었고, 진짜 장난 인줄만 알고있었다.


어느날 친구들끼리 이야기 하던도중

"야 우리 역변의왕 뽑아보자."

"ㅋㅋㅋ 뻔하지않냐 당연히 니가 왕이지 새키야"
 
"ㅈㄹ 야 그럼 내일 전부 자기 애기때 사진
다 들고와서 한번 비교해보자"

나도 재밌을거 같아서 끼어들었고, 집에와서
앨범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아기때의 사진이
나오질 않았다. 안방을 한참 뒤지던중에
안방에 들어온 어머니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니 지금 뭐 찾는중이고?"

"아. 내 아기때 사진 없나? 찾아봐도 없네
애들끼리 내일 사진 가져가서 비교해볼라고"

"없다. 니 낳고나서 몇년은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다. 빨리 나가라! 이기
어디서 엄마 아빠방을 함부로 뒤지노??"

나는 어머니에게 떠밀려 거실로 축객령 당했다.
나에게 뭔가를 숨기는듯한 눈빛. 방에는 뭐가
있길래 내가 뒤지지 못하게 하는걸까??
애초에 사진이 없는것도 이상하다. 보통
아기가 태어나면 이뻐죽겠다고 사진 매일 같이
찍어대지 않나??
아니면 나는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난걸까???

별의 별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자 의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저 방에 숨겨져 있는걸
확인하지 못하면 아마 나는 미쳐버릴 것이다.





"엄마 계모임 갔다 올테니까 김치찌개에 밥
챙겨 먹어라. 누나 일어나면 니가 밥 챙겨주고.
이쁜우리아들! 주말에도 일찍일어나고 착하다."

어머니가 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보통 같으면 기분이 좋을테지만 오늘은 아니다.
어머니의 차 시동거는소리와.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안방으로 향했다.
앨범을 여러개 뒤졌지만 역시나 사진은 없었다.

구석구석 다 뒤져본후 마지막으로 옷장 깊숙한
곳에서 뭔가가 나왔다. 엄마의 오랜 일기장.


난 뭔가 홀린것처럼 일기장을 읽기시작했다.

대부분 누나가 커가는 성장과정과 부부싸움후
아버지에대한 서러움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러던중 한 페이지가 내 눈에 들어왔다




[중략.... 다리 밑에서 울고있는 아이를 도저히
지나칠수없어 집에 데려왔다. 두살쯤 되었을까?
말은 아직하지 못하고 품속을 뒤져 보았지만
집연락처 같은건 없었다. 그저 
(불쌍한 이 아이를 잘 부탁합니다) 라는
쪽지하나뿐..
매정한 부모 같으니라고..고아원에라도 보내지
겨울이 아니라 다행이었지. 아니먼 얼어 죽었을
수도 있었겠지..]



어..? 뭔가 내가 알아야 할것같은 예감에 
뒤에 내용을 계속 읽어가기 시작했다.




[...동네에 수소문 해보고, 경찰에도 신고 
해놓았지만 일주일째 부모는 나타나지 않는다.
경찰에서는 몇일안에 부모가 안 나타 날경우
보호시설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부모는 나타나지 않았고, 아이는 보호시설
로 보내게 되었다. 불쌍한아이..
가는 차 안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신나게 웃고있
는걸 보니 괜시리 눈물이 나왔다.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을까. 이렇게 만든 세상과 부모
탓이지...
그런데 아이가 이상하게 보호소에서 내리자마자
내 치맛자락을 잡고선 놓지않았다.
남편이 서류절차를 밟으러 간사이. 원장이라는
사람과 이야기 하는동안도 아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붙잡고있었다.]

아... 그만 읽고 싶어지지만 내손은 계속 페이지
를 넘기고 눈은 문자를 계속 받아들이고 있었다.

[남편이 서류절차를 끝내고 돌아왔을때.
나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말했다.
"아가야 이제 너는 여기서 지내야한다.
착하게 있으면 엄마가 데리러 올거야. 알았지??"
아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차마 눈빛을 이기지못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선, 뒤로 돌아선순간
"엄마..." 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돌아 볼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엔
정말 뭔가에 이끌린것 처럼..
아이는 울고있었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으며 나를보고 있었다.

"엄마...."

내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눈물은 여름의 호우
처럼 쏟아져 내렸다. 아이도 울음을 참고 있는데.
내가 어찌 대놓고 울겠는가. 손으로 입을막고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으며 아이와 눈을 맞췄다.

"아가야..."

아이는 더 참지 못하고 내 품으로 뛰어 들었다.

"엄마..."

라고하며 끅끅 울었다.

말을 할줄 모르던 아이가..
나를보고 엄마라고 불렀다..

오늘. 나는 이 아이의 진짜 엄마가 되었고.
아이는 나의 진짜 아이가 되었다. 
하늘이 점지어준 아이..]








나는 일기장을 덮고 울어 버렸다. 감동적 이어서
가 아니었다. 

'내가.. 진짜 주워온 자식이라니..'


서러워서 울음이 터졌다. 누나도, 아버지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어머니도..
다 나랑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다...


"아이고 깜빡하고 휴대폰을... 앗!"

한참 우는도중에 어머니가 집에 들어왔나보다.
어머니는 내가 울고있는걸 보고 당황하고,
바닥에 있는 일기장을 보고선 그대로 몸이 굳어
버리셨다.


나는 울먹이며 토해내듯 이야기했다.

"난.. 어머니가 장난같이 말하는게 설마 사실
일줄은 몰랐어요..어떻게....."


"아..아니다 아들아 내 말좀 들어보거라..

"날.. 속인거에요 어머니는.. 그렇게 평생 속이고
살아갈 속셈이셨나요!"

"아니다.. 아들아. 나는 너를 진짜 아들이라
생각한다.."

"집어치워요.. 하.. 진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내 이야기라니.."

"......"


"갑자기 말이 없으시네요 하긴..무슨 할 말이
있으시겠어요. 나 궁금한거 하나있는데 물어봐도
되죠?? 주워온 다리가 어떤 다리에요??
거기가 내 진짜 집이네 뭐.."


'짝!'


볼이 화끈거렸다. 15살 되기까지 처음으로 
어머니가 나를 때린 것이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겨우겨우 말을꺼내셨다.

"니는.. 어떻게 엄마한테 그렇게 말할수있노..
가르쳐 주면 어쩔건데.. 니가 거기 찾아 가기라도
하게?? 그래 말해줄게. 한강 굴다리 밑이다!
니 마음대로 해봐라 한번!"










중2 남자가 가장 다크하고 어두운 시기
충격먹은 소년은 그렇게 비행청소년이 되고
굴다리를 아지트로 삼는다.

전설을 그렇게 시작 되었다.

[10초]
[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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