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자랑게가 아니라 시사게에 쓰려고 했는데,
시사게는 방문 횟수가 부족하여...(시무룩...)
문재인 의원님이 페북에 진이 빠질 정도로 지친다고 쓰신 걸 보고 마음이 참 아렸습니다.
사실 몇 달 전에 문재인 의원님을 직접 뵌 적 있습니다.
어느 행사에 참석하셨어요.
한 단체였는데, 원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몹시 격앙된 분위기였죠.
문의원님께서 공감하고 노력하겠다 하시니 다들 박수치고 좋아하는데...
저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저 박수가 언젠가 칼날이 돼서 꽂힐 수도 있겠지...
그런데 문의원님이 상대해야 하는 단체가 어디 저 하나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행사장 한 가운에서 갑자기 무섭고 외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문의원님께서 다른 일정으로 나가시는데, 언제 또 뵙겠냐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따라 나섰습니다.
문의원님은 1층에 계셨고,
저는 2층에서 내려오는 거라 못 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열심히 달렸어요. (힐이라 치명적이었지만, 그땐 인식을 못 했;;;;)
막는 사람 많으면 그냥 먼발치에서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했죠.
경호 때문에라도 다가가기 힘든 고압적인 분위기일지 모른다고 예상했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단출하게 이동하셨고...
사진 몇 장 찍다가 다가갔더니 (뛰어오느라 숨이 찬 상태였음)
문의원님께서 직접 오셔서 웃으며 악수를 해주시더라고요.
손도 따뜻하고... 웃음... 완전 인자하심...
지금 저한테 어버이수령을 만난 북쪽 삘이 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원래 지지자는 북이건 남이건 약간 비슷한 경향이 있음.
그 순간 참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어요.
“완전 사랑합니다.”
“저 문의원님 따라서 안경도 바꿨습니다.” 등등등 병맛 같은 대사들이 스쳐지나가다가...
숨도 차고... 말이 엉겨서... 간신히
“문의원님, 지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을 했지요.
지금 생각하니 완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어요.
뭐 어때.
암튼 이렇게 간신히 사진 한 장 건졌습니다.
그렇게 몇 달 지나고...
새정연의 내분으로 문재인 의원께서 한참 힘드실 때 후원이라고 해야겠다 싶어 의원실에 전화를 했어요.
12월 초였으니까 이번 년도 후원금은 모두 찼겠거니 내년 후원 안내나 받아야지 했는데... 웬걸... 아직도 계좌가 안 닫혔다네요. (나 여기서 울컥)
아니... 제 1야당의 당대표에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문재인 의원인데...ㅠㅠ
문재인 의원도 다 못 채웠다면 다른 의원들은 대체 어떻다는 거야...ㅠㅠ
아... 진짜 정치하기 힘들다...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몇 주 뒤에 다행히(?) 계좌가 닫혔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앞으로 좋아하는 정치인 있으면 누군가 했겠지, 하고 미루지 말고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어제,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진이 빠질 정도로 힘이 드신다고 하시니...
제가 그 때 받았던 기운을 조금이라도 나눠드리고 싶어 편지 한 통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오래간만에 문구점에 갔는데... 요즘 편지지들은 왜케 센스가 터지는지...
이것도 맘에 들고,
암요, 당신은 누가 뭐래도 제 베스틉니다.
이 엽서를 발견하고 "어머, 이건 꼭 사야 돼!!!"라며 집어듬
의원실에 후원 계좌 물어볼 때 “저... 순진한 질문이지만, 아주 중요한 질문이기도 한데요... 문의원님께 편지 보내면... 진짜 전달해주시나요?”라고 물으니 “네, 편지는 저희가 직접 전달해드리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서태지에게 팬레터 보낸 이후로 처음으로;;; 유명인에게 편지라는 걸 써보려고요.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건...
대단한 이유가 아니에요.
그냥 두 아이의 엄마로...
헬조선이라 불리는 이 나라를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낫게 만들어보고자... 하는 바람이에요.
호랑이 등에서 내리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던 문의원님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어떤 지지자들의 말보다 아이들의 말에 힘을 얻지 않을까 싶어서 초등학교 1학년인 첫째에게도 한 마디 부탁했어요.
편지 한 통의 힘밖에 보탤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나 둘 행동하며 지지하려고요.
처음으로 당원 가입이라는 것도 해보려고 합니다.
함께 해주실꺼죠?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도 넘는다.
끝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