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레즈비언이구요, 아니 다시 말하자면 퀘스쳐너리(Questionary:성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거나 정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직까지 제가 레즈비언인지 바이섹슈얼인지 헷갈려서요.
아무튼 오프라인에 퀴어 친구가 없어서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클럽이나 바에 가자니 같이 갈 사람 하나도 없고 한번도 못 가본지라 좀 그렇고 주변에 퀴어 친구는 하나도 없으니 이쪽 고민 나누고 싶을 땐 자연히 온라인을 이용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레즈비언 카페가 아니라 퀴어 카페에 가면 은근...남자가 꼬이네요 -_-
카페에 [서로 고민도 나눌 수 있는 친구 되실 분 ^,^] 요런 제목으로 [전 이러저러한 영화를 좋아하고 이 작가를 좋아해요~ 전공은 뭐구요 여기서 이런 일 하는게 꿈이에요~ 평소에 퀴어가 아닌 친구들과 이야기할때는 절대로 말 못하는 이야기들이나 이쪽 고민이 있으면 서로 나누고 또 좋은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_^] 라는 내용을 적으면...
열 번 연락이 오면 그중 일곱은 남자입니다 ㄱ- 그것도 뭔가... 대쉬하려는듯한 필이 팍팍 오는ㅋㅋㅋㅋㅋㅋ
대체로 패턴이 이렇더라구요.
- 안녕하세요 님 무슨무슨 카페에 글올리신거 보고 연락드려요 전 남자구요 바이에요 블라블라~ 저기 님은? = 아 안녕하세요 ^_^ 전 아직 바이인지 레즈인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 헐 왜여 님 바이하세여 (-_-;; 니가 뭔 상관이냐...소리가 절로 나옴) 제사진 보내드릴게여 (담배물고 웃통벗고...하여간 싸이월드 허세삘 사진ㅋㅋㅋㅋㅋ) = 어..음..잘생기셨네요 ^^;; 저도 사진 보내야 하나요? ㅎㅎ - 히히히 감사해여 님도 보내주세여 근데 님 사귀는 사람 없으세여? 우리 한번 같이 만나서 영화라도 봐여 = (? ?? ????? 이색히 목적이 따로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듦) 아... 아뇨 전 요새 바빠서..;;; 저기 혹시 애인 찾으시는거면... 저 아는 오빠가 지금 솔로인데 소개시켜 드릴까요? 성격도 좋고 잘생겼어요 - 아녀 됐어여~ 저 나가볼게여 ㅂㅂ (<-급 짜게 식는게 눈에 선히 보임...아 내가 다 눙무리 흐르네)
한줄요약하면 바이라고 밝히면서 접근 -> 진짜 초보적이게 대쉬 ㅋㅋㅋㅋㅋㅋ (어떤놈은 초면..아니 처음 쪽지보내는건데 거기다 대고 저 밤일 잘해여 드립치는 ㅁㅊ놈도 봤음 ㅗㅗ) -> 남자 소개시켜준다고 하면 곧바로 연락끊고 잠수 ^_^..
바이라매? 바이라매 이 색퀴들아?? 바이 뜻 모름???? 아오 증말 -_- 그렇게 애인이 고파서 어떤 성격인지 뭘 좋아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자기가 레즈인지 바이인지 확신도 안 선다는 여자한테 초면에 대쉬할 정신머리는 있고 남자 소개시켜준다니깐 도망가냐?
내가 언제 애인 구한댔냐... 현실 친구(읭?? 이렇게 쓰고보니 어감이 좀 이상하네)들한테는 연예인 누구누구 손나 이뻐 여신임 내 첫사랑 나으 이상형 그분의 발닦개가 되겠써 내가 짝사랑하는 심녀언니 이번에 소개팅 나간다더라 ㅠㅠㅠㅠ 아직까지 내가 레즈인지 바이인지 모르겠어 여태껏 좋아해본 사람들은 죄다 여잔데 생각해보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남자라 해도 별 상관은 없을 것 같아 내 정체성은 뭘까 뭐 이런 고민 얘기 못하잖아 ㅠㅠㅠㅠㅠㅠㅠ 그런 거 얘기하고 같이 낄낄대면서 웃는 편한 친구 사귀고 싶은게 그렇게 큰 바램이니...
(온라인 카페에서 만난) 아는 트렌스젠더 오빠한테 이 얘기 하니깐
원래 온라인에서는 좋은 친구 사귀는거 기대하면 안 돼 -_- 게이한테는 동인녀가 꼬이고 레즈한테는 변태남이 꼬이는 법이야. 가끔 보면 퀴어인척 은근슬쩍 가입하고는 자기가 팬픽으로만 읽던 게이들 현실에서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게이들한테 집적대는 여자애들 있잖아 남녀 바꿔도 마찬가지임 -_- 포기하면 편해 그냥 퀴어 동아리 있는 학교를 가던가...'
이리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아 역시 온라인에서 진지한 인연 찾는건 바닷가에서 방금 주머니에서 떨어뜨린 모래알 찾는 것과 비슷한건가... 이쯤 돼면 내가 왜 퀴어 카페 가입해서 남자에게 대쉬받고 있는가 하는 심각한 의문도 들고 ㄱ-
그러고보니 아는 (남)선배에게 커밍아웃 했을 때 며칠 뒤 그 선배가 이러더라구요. - 야 니 레즈 친구 있냐? 있음 좀 소개시켜주셈 ㅎㅎㅎ = ?????? 아니 왜요??? 그리고 전 무슨 인연이던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인연은 좋지 못하다 생각하기 땜시.. - ;;; 미안;; 몰라 근데 요새 레즈가 끌려;;;;; = -_-? ?? ?????
아무튼 제가 정말로 궁금한 건 대체!!!!! 왜!!!!! 멀쩡한 이성애자 여자들 놔두고 왜!!!!! 스스로를 레즈비언이라 칭하는 여자에게 들이대는가!!!!!!!!!!!!
이 이유가 정말 궁금합니다...ㅠㅠ 남자분들중에 혹 답을 주실 분 있나요... 대체 이유가 뭐야... 본인이랑 사귈 수 있는 사람도 아니건만 왜... 왜 임마... (혹자는 이성애자 남자 중에서도 동인녀가 팬픽읽는것처럼 레즈 얏옹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심리겠지 뭐.. 라고 대답해주시던데 그 심리 -_- 대체 뭔가요 좀 알려주세요 ㅠㅠㅠㅠㅠ 전 솔까 이성애자인 동인녀가 왜 BL팬픽을 보는지도 이해를 못 하는 뇨자여서...)
+) 그리고 혹여나... 여기서 동성애 찬반토론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어쨌거나 이 글 주제는 그게 아니니깐요. 결론은 포비아성 덧글 지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