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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김제동 씨에 대해 처음으로 글 써 봅니다
게시물ID : tvent_138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라돌고래
추천 : 0
조회수 : 8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15 0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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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눈팅 몇 년+가입 몇 개월 째에 처음으로 글 써봅니다.

오늘 혼자 소주 까면서 예능 보다가 힐링캠프가 김제동 씨 MC 체제로 바뀌고 난 후에 처음 봤어요.(그 전 힐링캠프도 오래 보지 못했구요)
오유나 다른 커뮤니티, 댓글들을 통해 보기에 새 힐링캠프는 김제동씨의 지휘 이하에 연예인과 일반인(사실 이런 표현도 조심스러운데요) 관객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인 줄 알고 있었고요.
근데 오늘 프로그램 틀자마자 너무 충격이었어서 글 쓰게 됐어요.

오프닝 때, 여자 방청객이 다수임을 알려주는 카메라 워크 뒤 김제동씨가 "이 분위기에 어떤 여자 연예인이 나와도 욕 먹음ㅋ"이란 뉘앙스의 대사를 한 다음에 나온 게스트가 개그우먼 이국주 씨와 박나래 씨... 
그 전에 이성 게스트가 아님을 예상하고 풀이 죽어있는 방청객들의 표정을 비춰주었기 때문인지, 김제동씨의 그 발언과, 게스트 발표 후의 방청객들 반응이 불편하더라구요. 
마치 "외모가 다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남성적, 구시대적, 이성애적 매력만을 어필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달까.(=조금 풀어 말하자면, 여성은 남성&호감인 외모를 가진 게스트가 아닌 한 차갑게 굴 것이다, 라는 뜻을 가진 문장으로 보였달까요. 물론 지나친 해석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을 것이나, 이성애자가 아닌 양성애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해석하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양성애자가 아니라도 여성이 여성에 대해 가지는 순수한 호감이나 신체 특정 부분에 느끼는 매력 같은 것이 남성의 여성혐오적 부분에 영향을 주어 비틀게 해석되는 부분이 있기에, 궂이 이 문장에서는 여성의 동성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하려 하였음을 양해 바랍니다.)
(덧붙여, 여자는 예쁜 여자 싫어한다는 관점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도 보였습니다. 여자도 예쁜 여자 좋아합니다. 제가 바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저는 박나래 씨 폴댄스 추는 거 너무 대단하게 보이고 섹시했는데, 왜 영상에 비친 패널들의 표정은 그렇게 질려 보였으며 그녀의 노력에 대한 존경은 일절 없었는지... 
이국주 씨도 초반에는 특기인 댄스를 선보이느라 기타 언급은 나오지 않았지만, '남자친구가 나의 엽기적 분장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게 프로의식이 없는 여성적(그들이 말하는 여혐적 근거가 되는) 발언인지도 이해가 안 가네요. 
정작 여성에게 여성스러운 이상형을 바라는 건 남자 아닌가요? 그 사람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싶으니까 상대적으로 혐오적일지도 모를 내 지금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게,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에요. 남들이 나의 외모만으로 판단하는 일이 많으니, 나도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 남자 안 만나면 된다고 남 입이 편하게 말해도, 실제로 내 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요? 그래서 그 끝에, 온전히 사랑 받고 사랑하고 싶어서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는 게 잘못인가요?? 후에 이어진 이국주씨의 연애 스토리대로 일이 풀리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누군가에게 매력적인 여자가 될 수 있고, 멋있는 여자가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던 이국주씨의 대사가 진실로 마음에 닿아온 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오유 뿐만이 아니라 이 사회 속의 우리들은 어디서 들은 얘기, 이래야 옳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있어서 '나는 괜찮아, 나는 떳떳해'라고 생각하면서도 남에게 비굴한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어요. 
안 그래도 돼요. 이국주 씨가 매력적인 건, 그녀가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이국주이기 때문이에요. 이국주는 그냥 여자예요. 

그 밖에도 종일 불편을 느끼게 하는 상황과 대사가 많은 프로였네요. 

오유에서 김제동씨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찬성을 나타내는 의견은 많이 보았으나, 이런 화제를 다룬 글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 
물론 프로그램의 문제가 김제동씨의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초반 오프닝 멘트에서부터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으로서 용기내어 글을 써 보았어요. 

술을 마신 상태에서 프로그램 초중반의 불편한 시각만 두각시켜 말하는 것 같아, 전체적 흐름에서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의 의견에 반한다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든지 사회의 전반적인 여성에 대한 당연한 듯한 편견(이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성에 대한 당연한 편견에 비하면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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