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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칠천원 진료거부 사건으로 대두되는 진료거부 문제에 대한 고찰
게시물ID : medical_11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문산작두
추천 : 5
조회수 : 54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8/21 00:28:35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85054

원체 이 문제로 인해 여기저기 말이 많이 나오고 해서 반쯤 푸념삼아 쓰는 글입니다.

대부분 말씀하시는 점들이 만칠천원 없다고 진료를 거부하다니 니들이 사람이냐
일단 119 신고로 온건데 접수가 아니라 진료부터 봐야하는 거 아니냐
환자가 당장 아프다고 하고 상태가 나빠보이면 당장 처치부터 해야지 의사가 뭐하는 거냐
이런 질문이 많으시던데요

응급실에 들어왔을때 환자를 보는 절차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자면
일단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들어왔을때 환자의 의식이 없다면 원무팀을 불러서 등록을 하고 바로 처치를 합니다.
하지만 의식이 있는 환자의 경우 환자 본인의 의지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게 되는데요,
일단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에 대한 의지가 있고 검사에 대해 긍정적이며 진료에 협조적입니다.
이런 경우는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일단 치료 후 수납으로 진행되며 경제적 문제는 나중에 논의를 합니다.
이때 나오는 것이 응급의료비 대불제도나 사회복지팀 등으로 여기까지가면 대다수의 문제가 해결이 됩니다.
물론 최종 수납금액같은 부분에서 문제가 되긴 하지만 영화처럼 치료를 중단하고 밖으로 내던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럼 대체 지금 발생하는 진료거부로 인한 사망사고는 왜 발생하는 것이냐?
거기서 등장하는게 소위 블랙리스트라고 불리는 환자의 딜레마입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대개 외래진료로 오지 않고 응급실을 통해서 병원에 옵니다.
그리고 문진이나 검사에 대부분 비협조적이며 당장의 불편감 해결만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 한두번 정도는 증상해결을 해줍니다. 물론 뒷 설명도 꼬박꼬박하고 차트에 따로 적어놓죠
[재발하면 꼭 다시 병원와서 검사받으시고 치료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술도 끊고 건강관리도 주저리주저리...]
그러면서 이분들이 또 단골멘트로 덧붙이는 말씀이
"내가 요새 몸이 허하니까 영양제좀 하나 놔줘봐, 그거 한개 맞으면 다 좋아질것 같다."
응급실은 영양제 놔주는 곳이 아닙니다 하고 설명을 하면 또 거기서 의료진이랑 싸우고,
그러면서 수납할 때는 뭐이리 비싸게 나왔냐고 못낸다 배째라하고 그냥 갑니다.

그러고나서 또 음주와 불규칙한 생활을 반복하며 증상이 악화되서 다시 응급실로 옵니다.
정말 상태가 나빠보여서 검사를 권유하면 이번에도 또 검사는 거부합니다.

여기서 응급실의 딜레마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난번처럼 약만 주고 보내자니 그렇게 보내면 나가자마자 죽을 것 같고,
설득을 해서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자니 말이 통하지를 않고,
그러면 이제 남은 일은 그 환자분의 법적 보호자를 불러서 설득을 하는 수밖에 없죠.
그런데 또 문제가 이분들은 보호자 연락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사유야 개인적인 부분이라 잘은 모르지만 가족이나 친인척 쪽 연락하는게 하늘의 별따깁니다.
결국에 본인이 못참겠다고 진료건 검사건 해달라고 하거나 의식을 잃는 상황이나 되어야 해결이 납니다.
그때는 이미 늦었죠, 손쓸수 있는 부분이나마 있으면 다행입니다.

물론 위에 링크된 이번 사고의 경우 전후사정을 모르니까 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여 늘어놓았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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