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병신백일장] Royal Blood
게시물ID : readers_11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cK
추천 : 0
조회수 : 2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2 19:18:16
궁성은 불타고 있었다. 소란스러움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달아날 길은 있었지만, 그녀는 살아남을 의지가 없었다.

여인의 몸으로 왕위에 올라, 성군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겠노라 다짐하고 실천하려 했던 그녀였지만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옆 국가의 폭정, 거기서 타오른 '혁명'의 불씨는 대륙 전체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불씨는 그녀의 나라도 비켜가지 못했고, 들불처럼 번졌다.

귀족의 힘이 강하고 왕권이 약했던 그녀의 국가.

수많은 음모, 암약, 무적이라 불리는 그녀의 수호기사를 이용한 무력진압.

철의 정권이었다. 그렇게 정권을 쥔 그녀는 세상을 바꾸자 했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세상은 그녀가 바꾸기 전에 바뀌었고, 누군가에게 주어지기보단, 스스로 쟁취하는 자유를 원했다.

이미 새로운 이념에 왕족이라는 그녀의 핏줄은 적으로서 규정되었고, 흐름은 그 핏줄을 끊기를 원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불길에 사라지는 것으로 종결지으려고 한 것이다.

자신은 죽더라도, 딸만은 살리고 싶은 어미의 심정으로.



"갈 수 없습니다."

"가세요."

목소리는 미약했지만, 그 짧은 한마디에는 단호한 의지가 있었다.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그녀에게 빌듯이 말했다.

"곁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평소 기사다운 그의 오만함과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완고했다.

"페이를 데리고 가주세요, 그 아이를 지켜줘요..."

안고있던 이제 고작 다섯살인 공주를 그에게 안겨주며, 그녀는 말했다.

사형선고를 받는 죄인이 판사의 입이 열리는 것을 바라보듯, 그녀의 작은 입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던 그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 번 말했다.

"남겠습니다. 공주님과 여왕 폐하 모두 지키겠습니다."

이것은 기사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는지, 아니면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 것이었는지.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음을 느끼고 있음에도, 그는 끝까지 남아 싸우겠다고, 이기겠노라고 말하고 있었다.

주군이며 동시에 사모하는 여인을 지키다 죽는다. 그보다 기사에게 큰 명예로움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두 여인을 지키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다.

순간,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저쪽이다! 여왕이다!"

동시에, 검을 뽑으려는 그를 막으며, 그녀는 절규했다.

"명령이에요!!!"

그에게 가장 큰 우선순위는, 기사도도, 명예도 아닌, 그녀의 명령.

그는 공주를 데리고 빠른 속도로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마지막으로 뒤돌아본 여왕의 마지막 모습은, 불길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 날, 마지막 왕정의 마지막 여왕이 죽음으로서, 왕권의 시대는 종언을 맞이했다.






------------------------------------------------------------------------------------------------------------------

병신 백일장 보다가, 문득 고딩때 썼던 중2돋는 글이 생각나서 옮겨봤습니다.

으 내손발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2화따윈 없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