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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이 저지른 악, 동기도 없이 행해진 악
그 사람에게는 신념도 악의도 악마의 의지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기를 거부한 인간의 행위였다.
나는 이 현상을 ‘악의 평범성’이라 이름 붙였다.
생각이라는 바람을 표명하는 건 지식의 돛이 아니라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말할 능력
사람들이 '생각의 힘'으로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칠 때 파국을 막는 것이다.
- 한나 아렌트 -
상식이 통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면 평범한 이의 생각이 기준이 되고 원칙이 된다.
그러나 비상식이 상식을 뒤엎고 불의가 정의를 비웃는 사회에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범죄일지 모른다.
타인의 처지를 고려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그것은 행동의 무능으로 귀결된다.
그들이 처음왔을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 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 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 그들이 유태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태인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르틴 니묄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