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한 가정에서 기르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애완용 거북이가 30년 만에 창고에서 산 채로 발견돼 화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리우 데 자네이로에 사는 알메이다 씨의 가정에서 30년 전 키우다 자취를 감췄던 애완용 거북이 마누엘라가 최근 집 안 창고에서 산 채로 발견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누엘라는 1982년 알메이다씨의 자녀들이 키우던 거북으로 당시 가족들은 거북이가 사라지자 집 안 구석구석과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누엘라를 끝내 찾지 못했다. 결국 현관문이 열려있던 사이에 마누엘라가 탈출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수색을 포기했다.
30년 동안 잊고 지냈던 거북이를 다시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이 집의 가장이었던 레오넬 씨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들이 2층 창고를 청소했기 때문이었다. 창고는 아버지가 살아생전 모아온 오래된 가전제품들을 쌓아 놓고 수리를 하는 개인공간이어서 거북이가 그 안에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가족들이 창고에서 물건을 치우던 도중 발견한 오래된 전축을 보관하던 상자 속엔 30년 전 잃어버렸던 거북이 마누엘라가 산채로 움직이고 있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브라질 글로보G1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 레안드로는 "청소 후 오래된 상자와 물건들을 버리려고 집 밖에 내다 놨을 때 한 이웃주민이 상자 안에 거북이가 있다고 알려줘서 거북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30년 전 어린 시절 애완용 거북이로 마누엘라를 선물 받았던 장성한 자녀들은 "처음엔 거북이를 보고 너무 놀라 믿을 수가 없었다"며 "다시 마누엘라를 볼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브라질 전역에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창고 구석에서 어떻게 거북이가 죽지 않고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현지의 수의사들은 "마누엘라가 거북목 남생이과에 속하는 '붉은다리거북'"이라며 "이 종류의 거북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견뎌내는 힘이 강하며 오랜 시간 먹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붉은다리거북은 야생에선 과일과 나뭇잎, 동물의 사체와 대변까지도 먹는다"면서 "마누엘라가 창고 안 나무 바닥에 사는 흰개미들을 먹어 생존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