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후 308경기 만에 골을 터트린 선수를 축하하기 위해 관중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축하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역사적인 골의 주인공은 에버튼의 측면 수비수인 토니 히버트(31). 히버트는 10살 때 에버튼 유소년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해 20살이던 2001년 에버튼 1군에 처음 발탁되며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다. 히버트는 이후 12시즌 동안 오직 에버튼에서만 활약한 '원클럽 맨'이자 에버튼의 레전드다.
히버트는 12시즌 동안 308경기에 출전하며 에버튼의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단 하나의 아쉬움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히버트의 길고 긴 무득점 역사는 에버튼 팬들에게도 큰 관심거리였고 에버튼 팬들은 그에게 "토니 히버트는 그가 원할 때 골을 넣는다"는 응원가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지난 8일(현지시간)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튼과 AEK아테네의 친선경기에서 히버트의 오랜 무득점 역사가 마침내 끝났다. 이날 경기는 에버튼이 12시즌 동안 에버튼에서 활약한 히버트의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경기여서 그 의미가 더했다.
경기 전 히버트는 딸의 손을 잡고 양 팀 선수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뒤 에버튼의 빌 켄라이트 구단주로부터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경기에서 골까지 터트리며 자신의 기념 경기를 가장 완벽한 형태로 마무리했다.
히버트의 골은 팀이 3-1로 앞서고 있던 후반 8분 터졌다. 히버트는 상대 진영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수비벽을 쌓은 AEK아테네 선수들의 발아래를 통과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이 터지자 에버튼의 선수들은 히버트에게 달려가 12시즌 만에 골을 넣은 동료에 아낌없는 축하를 건넸다.
그러나 히버트의 골에 축하인사를 건넨 것은 동료들만이 아니었다.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파크의 홈관중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 나왔다. 그들은 히버트의 응원가인 "토니 히버트는 그가 원할 때 골을 넣는다"를 부르며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히버트의 골로 인해 벌어진 한 차례 소란으로 경기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스티븐 네이스미스(26)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에버튼이 4-1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히버트는 "동화같은 밤이었다"며 자신의 기념경기에서 커리어 첫 골을 넣은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