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셨다.
그의 논리는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만들어 귀'신' 또한 '신' 이니 신은 없다는 것이였다.
그의 얄팍한 논리와 굳센 고집 앞에서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던 당시의 어렸던 나는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만 끄떡일 뿐이였다.
모태신앙인 내 친구는 귀신의 존재를 믿었다.
그의 논리는 성경의 역사엔 귀신이 등장하니 귀신은 있다는 것이였다.
그의 얄팍한 논리와 굳센 믿음을 감싸고 있는 성역 앞에서 나는 고개만 끄떡일 뿐이였다.
말 할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라고 한다.
침묵에서 피어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내 아버지는 귀신과 신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귀신을 보지 못했고 신을 느끼지 못했다.
내 친구는 귀신과 신이 있다고 믿었기 떄문에 귀신을 보았고 신을 느꼈다.
나는 알수없는건 굳이 믿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건 세계에 대한 방관이다.
믿고 있는게 거짓이든 진실이든 믿음은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킨다.
아마 믿음이 하고 싶은건 진위眞僞여부가 아니라 시비是非문제 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