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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화난 새 (Angry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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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손조꾸
추천 : 2
조회수 : 2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3 02:45:56
화난새

얼마전 앵그리버드 라는 게임이 유명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앵그리버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 이었고, 그를 소재로한 개그 프로그램, 상품, 영화 들이 쏟아져 나왔고, 심지어 정치인들 마저 선거 유세에 앵그리버드를 사용할 정도 였으니 말 다했다.

흔히들 앵그리버드는 권위의 파괴, 그리고 젊음으로 비유되곤 한다. 앞서 말한 정치인들의 선거 유세에서 한쪽은 노란 앵그리버드를 손에 들고"여러분의 소중한 한표가 앵그리버드가 되어 권위의 벽을 허물고 그 안의 기득권층인 초록 돼지들을 무너뜨릴것"이라고 했고, 반대쪽은 기존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깨고 젊은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빨간 앵그리버드를 양손에 들고 유세를 했다. 그들에게 앵그리버드란 참 긍정적인 젊음, 그 자체의 상징처럼 보였나보다.

하지만 나는 그 앵그리버드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앵그리 버드는 젊음은 젊음이지만, 암울한, 앞이 안보이는 젊음이라고 생각했다.
 그 새들은 벽을 허물고 목표를 이루고자 미친듯이 달려들지만, 내가 날린 새들중에서 90%는 돌이나 나무에 대가리를 박은채 몸이 짜부되어 시체가 되어 사라진다. 어쩌다가 성공적으로 벽을 허물어트려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도, 더 많은 새들의 죽음을 필요로 하는 더 어려운 스테이지가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끊임없이 몸을 부딪혀가며, 노력과 목숨을 담보로 무너트려가야하는것이다.  무엇을 위해? 초록돼지들을 쳐죽이기 위해서? 죽이면 뭐하나? 이미 자신은 죽어버렸고, 그 뒤로도 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하는것을..그들은 무의미한 죽음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불쌍한 새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내 주변의 한마리의 화난 새를 보며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나는 그 화난 새의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 녀석의 이름은 택조였다. 김택조. 그  녀석을 처음본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에서 였다.

"안녕하십니까. 09학번 김택조라고 합니다." 그닥 큰 체격도, 인상적이 외모도 아니었지만. 뭔가 강한 인상이 풍기는 녀석이었다. 뭐 송충이같이 짙은 눈썹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녀석의 뭔가 불만에 가득찬 표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린듯 그 녀석에 다가가 이것저것 얘기를 나눠보았다.  내 예상이 적중했던지, 그녀석은 소위 말하는 운동권의 냄새가 풍기는, 그들의 표현대로 라면 좌빨스러운 녀석이었다. 그녀석은 늘 주변의 무언가? 에 대해 화나 있었다.그야말로 화난 택조, 화난 새 였다.

"야 우리가 대학에 왔다고 말야..그냥 무작정 스펙 쌓고 가서 클럽 가서 여자랑 시시덕 거리고..그럴때가 아니란말야..나라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잖아, 예로부터 이럴때마다 먹물좀 먹었다는 애들이 들고 일어났다구, 우리도 뭔가 해야하지 않겠어?" 
 택조는 신입생들 몇들을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시작했는데, 창창한 대학 시작이 막 시작하는 차에 그런 고리타분한 소릴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다들 마치 부모님 잔소리를 듣는 16살 학생마냥 짜증난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대고 있었다. 나 역시, 정치 불감증에 걸린 흔한 20살이었기에, 그의 얘기에 딱히 공감할 수 없었지만, 그냥 그라는 사람이 흥미로워 그냥 듣고만 있었다.

택조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떠들어댔고, 이내 하나 둘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다른곳으로 가버리고 나와 그 둘만 남게 되었다.

"흠, 역시 이런 얘기는 관심 없는건가? 대학 오면 좀 학생운동 이런거 좀 하나 싶었는데 말야" 택조는 실망스러운듯이 얘기 했다.

"뭐야, 너 운동권이라도 되는거야? 하하하...웬 신입생이 학생운동 타령이야, 그게 언젯적 이야기인데. 요새 누가 학생운동을 해." 나는 그의 말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되물어보았다. 학생운동이란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나 보던것 아닌가? 머리띠 싸매고 대학생들이 거리에 몰려나가서 "야! 전두환 내려왓!!" 하는 뭐 그런거 아닌가? 그러자 그가 나를 보며 다시 되물었다 "우리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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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그와 몇시간 얘기를 나눴지만 그는 끊임없이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야한다는 소리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그의 얘기는 딱히 내게 와닿지않았는데, 인터넷이나 뉴스로 뭐 '이명박 별로래요' '광우병땜에 다 죽는대요' 'fta하면 우리나라 망한대요' '4대강에 돈 엄청 꼬라박았는데 별 효과 없대요' 하는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소식은 여러차례 접했고, 수많은 냄비 청년들이 그렇듯 잠깐 분노했다가, 급하게 사그라들었고, 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거나 말거나 관심없는 그냥 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가 고등학교때부터 꾸준히 집회와 시위에 나가 왔고 앞으로도 계속 참여할거라는 사실을 듣고 적지않게 놀랐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요한 고등학교때 맨날 시위다니고 인터넷으로 쓰잘데없는 정보 찾고 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 공부를 했다면 더 좋은 학교를 갈 수 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그와 친해지긴 했지만, 그의 사상에는 동조하지 못했고, 그도 여러차례 나를 설득하려 했고 몇차례 함께 시위에 나가자는 권유도 했지만 나는 귀찮은건 딱 질색이었기때문에 돌려서 말하기도하고, 딱 잘라 끊기도 하며 여러차례 거절해도 끊임없이 내게 권유했고, 나는 끝내 그에게 버럭 성질을 내버렸다. 나좀 내버려 두라고. 그 이후로 약간 그와 멀어졌다. 

 솔직히 나는 여전히 그의 올곧음이 약간 부럽기도하고, 그의 인간성은 마음에 들었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귀찮은건 질색이었기 때문이다. 알바하고 시험준비하고 레포트쓰고 남는시간 짬내서 놀기도 바쁜데 무슨놈의 시위란 말인가? 정치란건 원래 위에 사람들이 알아서 하는거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혼자서 계속해서 시위란 시위는 다 참가하고, 늘 주변의 사람들에게 요즘 '나라꼬라지가 얼마나 개판인지'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고 함께 시위에 나갈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나와 그랬던것 처럼, 당연한 수순으로 '정치병자' 라는 타이틀을 단채 다른 학생들과 점차 멀어져갔다.

나는 그런 그가 참 바보같았다. 고등학교때 저짓하느라 시간낭비 실컷 해놓고 대학교와서 또 남들 다 놀때 놀지도 못하고 저러고있고, 그렇다고 스펙을 쌓는것도 아니고, 뭐하는짓이란 말인가? 그야말로 쓸데없는 짓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앵그리버드를 봤을때 그가 생각났는지도 모른다. 그의 행동은 마치 돌벽을 향해 날아드는 새처럼 부질없고 쓰잘데없었기 때문이다. 막말로 저녀석이 저짓을 백년 천년 한다고해서 뭐 세상이 바뀌길하나? 아니 한국이 바뀌길하나? 시가 바뀌길하나? 동이 바뀌길하나? 아니 그녀석은 심지어 주변의 한사람 조차도 움직이지 못하고 그냥 계속해서 대가리만 박고 있었다.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려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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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학년을 마치고, 나는 군대를 가고, 그 또한 군대를 갔다고 했다. 그리고 전역하고 복학하던 그 즈음, 문득 그의 생각이 났다. 이제 그도 군대를 다녀오고, 2학년이 되었으니 쓰잘데기 없는 생각은 접고 공부에 매진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었다. 보통의 남학생들이 그렇듯 1학년때는 좀 설렁설렁 하다가 군대갔다 왔을때부터 마음잡고 빡시게 공부하는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그는 여전히 똑같았다. 신입생들에게  '나라 꼬라지가 얼마나 개판인지' 에 대해서 또다시 열변을 토했고, 나는 내가 2년전에 내 주변의 동기들에게서 봤던 그 표정을 다시한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곤란해 하는 그들을 이내 다른 선배들이 구출(?)해주었고, 다시 또 그는 혼자가 되었다.

나는 오랜만에 만난 다른 친구들과 얘기를 하며 멀리서 다만 그를 쳐다 보 았을 뿐이지만, 그의 표정에서 깊은 쓸쓸함을 보았다. 하지만 딱히 그를 도와줄 생각은 없었다. 

왜냐면 나는 이제 '더욱 바빠진' 2학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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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그는 2학년때도 학교에 붙어있는 시간 만큼이나 밖에 싸돌아 다니는 시간이 많았고, 나는 그가 무엇을 하는지 안봐도 뻔했다. 한창 시위를 많이 하던 때가 아닌가. 아마 거기 어디쯤에 나가서 물대포나 맞고 있겠지. 난 그가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한편으로는 그를 한심하게 보았다. 남들 다 스펙 쌓고 미래를 준비하는동안 저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만 계속했고, 물론 내 주변 대부분의 애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뭐 인터넷만 켜면 가끔씩 정치에 관해서는 모르는게 없는 정치박사가 되는 녀석들이 있긴 했지만 그건 단지 '정치에 대해 아는척하면 멋있어 보이니까' 하는 패션의 일환으로, 유식해 보이려고 써먹는 녀석들이었지,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는 녀석은 아마 손에 꼽을만큼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 증거로 택조가 그런녀석들에게 '함께 시위에 나가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순간 질색하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학년 말, 대선 즈음으로 해서 그는 거의 학교에 붙어있지 않게 되었다. 가끔 접한 그의 소식으로는 뭐 sns에 선거독려글을 미친듯이 올린다던가, 뭐 지하철앞에서 인사하는 그를 봤다거나 하는 소식들이었는데, 뭐 그럴거라고 대충 예상은 했지만 그 중요한 기말고사 기간중 통째로 거기가서 그러고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기에,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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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 무슨일이야? 하하 오랜만이네, 니가 전화를 다 걸구" 오랜만에 들은 택조의 목소리는 그 동안 좀 멀어졌던 사실이 없었다는 듯이 허물이 없었고 여전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래 오랜만이네, 요즘 학교에서 잘 안보여서 연락해봤어, 뭐하고 지내냐?" 사실 나는 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의 대답이 궁금해 살짝 떠보았다. 

그러자 그는 "나? 나 요즘 선거운동하고 다녀. 하하 너 이런얘기 싫어하는거 알아서 미안한데 그래도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이런거 밖에 없다. 너도 뭐 너 나름의 가치관 있을테니 꼭 누구 찍으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그래도 이번에 꼭 투표해줄거지?" 여전히 그는 정치밖에 모르는 바보...아니 그냥 병신이었다. 

나는 살짝 화가 났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와 그리 친하지도 않았고, 그가 무슨짓을 하고 다니든 내 알바 아니었다. 심지어 내 주변에는 전역하고도 정신 못차리고 술처먹고 놀러다니는 얘보다 더 한 바보들이 수두룩했는데도 그나마 좋은일 하고 다니는이 녀석에게만 유독 화를 냈는지. 그 무슨 오지랖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화가 났다. 아마 그냥 내 자신이 무서워서, 귀찮아서 제쳐 두고 있는 일을 당연한듯이 하는 녀석에 대한 시기나 질투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냥 자기 합리화였던것같다. 그냥 내가 맞고..너는 틀리다는 식의.

"택조야, 너 다음달 기말고사인건 알아? 너 저번 1학기 시험 두개하고, 이번 중간 다 말아먹어 놓고 무슨 배짱으로 학교 안나와..?, 너 진짜 정치가 니 인생보다 중요하냐?" 어찌보면 당장 귓싸대기를 쳐맞아도 할말이 없는 무례한 오지랖이었지만 나는 그냥 내뱉었다. 그러자 그도 약간은 화난듯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담담하게 대답했는데 "글쎄다..너는 그럼 그깟 학점이 니 미래보다 중요하냐?" 나는 내가 뱉은 말이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잘 알수 없었기에, 나는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학점 잘받아서 좋은데 취직하는게 미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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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대에 누워 그의 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학점이 미래보다 중요하냐..? 학점이 스펙이고, 스펙이 취업이고, 취업이 미래지... 그냥 취업해서.. 집사고..차사고..결혼하고..자식낳고..이런게 미래고 행복 아닌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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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조를 다시 만난건 선거가 끝난 다음날이었다. 선거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그렇게 결론이 났고, 그녀석은 자기 뜻대로 일이 안풀렸는지 세상을 다 잃은 표정으로 교정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나는 그때 일을 사과 할 겸 그를 위로해 줄 생각으로 그를 데리고 술집으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때의 그 말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술집에 둘이 앉아 얼굴을 마주보는데, 문득 궁금했다. 그는 미친듯이 머리를 들이박았지만 결국 돌 벽에 금하나 내지 못했고, 그렇다면 이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오는것 아닌가?

"택조야, 너 또 뭐 시위하고 그런데 나갈거냐?" 나는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아직은 잘 모르지, 뭐 내 생각대로 잘 안 됐지만, 또 혹시 알아? 뭐..나라가 잘 돌아가면 그냥 나도 이제 그런거 그만하고 공부 해야지.." 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물었다 "만약에 잘 안돌아가면?" 그러자 택조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다시 거리로 나가야지"

나는 그에게 다시 물었다. "너는 왜이렇게 정치에 집착하냐? 나라가 아무리 잘돌아가도 니가 잘못되면 다 쓸모없는거 아냐? 그리고 학점보다 미래가 중요하냐는게 무슨 말이야? 학점이 곧 스펙이고, 스펙이 미래잖아. 넌 대체 미래가 뭐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제 그에 대한 질투라기보단 정말 순수한 호기심에서 물었다. 대체 그는 무엇을 미래라고 생각하는걸까?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지. 그게 이렇게 똥물처럼 오염되가는걸 도저히 앉아서 바라볼수가 없어. 아이들에게 공정한 사회를 물려주자는 말, 난 그 말이 너무 인상깊었어. 나도 당장 책상에서 공부하는게 내 인생에 이득이란건 알아,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은 부와 명예를 자식에게 떳떳하게 물려줄수 있을까? 난 그냥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뿐이야"

그는 술잔을 입에 털어 넣으며 말했다.

화난 새는 머리를 들이 받아서 돌을 부시려고 한다. 한마리 두마리로는 어림도 없다. 빨간새 노란새 하얀새 검은새 총출동해서 들이받으면 그제야 금이 조금씩 가기 시작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도대체 그 새들이 왜그렇게 돌을 들이받는지, 왜 자기 목숨 아까운줄 모르고 저짓을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어차피 자기들이 저렇게 들이받아서 벽을 부순다해도 이미 자기는 방바닥에 나뒹구는 시체가 되버린걸.

하지만 난 이제 조금 알것같다. 그 새들은 그냥 잡혀간 친구들을 구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더이상 친구과 아이들이 잡혀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그게 옳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기에, 그 새들은 머리를 박아서 오늘도 돌을 부신다. 
한마리로는 어림도 없다. 하지만 십만마리 백만마리의 날갯짓이 되어 돌을 들이받는다면 어떨까? 더이상 누군가 슬퍼하지 않아도 되는, 그 게임의 새로운 판이 등장하는 스테이지 클리어가 아니라, 게임이 진짜로 끝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게임의 진짜 엔딩을 보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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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여전히 학교보다 밖에서 나돌아다니는 시간이 많다. 아니 예전보다 더 많은것 같았다. 요새 대자보도 붙이고, 밖에 나가서 허구한날 시위도하고, 참 요란스럽기도하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그를 자주 볼수 있었다. 나 또한 학교 밖에 있는 시간이 꽤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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