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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1453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pwa
추천 : 14
조회수 : 393회
댓글수 : 89개
등록시간 : 2014/07/08 03:37:44
평소에 하던 직장을 때려치고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는 20대 극후반 남징어입니다.

워홀 비자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알바를 구했는데요.

스크린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ㅎㅎ

제가 일하는 시간은 오후 6시 부터 새벽 마지막 손님이 마치는 시간까지. 

마감을 하고 마무리를 하고 집에 오면 대략 2시반에서 3시 정도 되기때문에 택시비 5000원이 나옵니다 

저는 이 돈도 세이브 하고 싶은 마음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거든요. 

일을 마치고 집에 갈때쯤에는 차가 없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를 모는데도 집앞 정류장옆에서 새벽까지 

야채를 파는 할머니는 항상 눈에 들어오더군요... 겨울에도 새벽까지 길바닥에서(정말로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장사를 하십니다ㅠ.ㅠ.ㅠ)

앉아계시고 해서 지나가면서 몇번 호박 이나 대파 같은걸 사가지고 가긴 했거든요.

 어제는 집에 들어가는데 할머니가 너무 안쓰러워 보이는거에요...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오토바이를 멈추고 

'할머니 호박은 얼마부터해요~?' 여쭤보니 

'1개 1500원인데 1000원만 줘' 이러시는거에요. 많이 사고 싶었지만... 괜히 사서 집에서 썩히는건 또 싫어서..

'그럼 2개 주세요~' 하면서 3000원을 드렸습니다. 하나에 1500원에 그냥 샀죠. 뭘 또 천원을 깍나 싶었거든요.

할머니께서는 돈을 받으시면서 오토바이를 보시고는

' 총각 내 아들도 오토바이 타다가 죽었어. 총각 조심해서 타' 이러시는거에요. 

순간 앞으로 야채사러 올땐 오토바이를 타고 오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걱정해 주시는 할머니께도 너무 감사했죠.

그리곤 집에 들어가서 잠이 들었고 다음날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리곤 퇴근을 했죠. 할머니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정류장에서 좌회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그 앞에선 속도를 줄입니다. 할머니가 잘 계신가 확인도 하구요... 이상한가요???)

그런데 제가 할머니 옆을 지나갈때 쯤.... 항상 쪼그리고 앉아계시던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시더니 

'총각! 총각!!!' 이렇게 부르시는거에요. 헐레벌떡 방방뛰시면서.....

할머니 목소리가 그렇게 클줄이야.... 

깜짝 놀라서 할머니를 쳐다보며 멈췄습니다. 

그때.. 바로 앞에서 화물차가.... 제가 진입하려고 했던 교차로에서 신호위반을 하면서 지나갔고 만약 제가 그 길로 지나갔으면. 

이 글을 쓰지 못하고 있겠죠????........

저는 너무 놀라서 할머니를 봤는데 할머니가 울고 계셨어요.. 저도 맘이 약해서 누가 제 앞에서 울면

같이 울어버릴 것만 같은데. 할머니가 저를 보고 막 우시는거에요 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죄송했어요 할머니한테... 아들 생각나게 하는것 같고.. 깜짝 놀라셨을 것도 같고....

그래서 저도 눙물이ㅠ.ㅠ 막 나는거에요 ㅠ.ㅠ 죄송하고 놀라고 살았다는 안도감과 만감의 감정이 막 교차하면서....

그래도 할머니가 저때문에 더 놀라실까봐 꾹 참고... 인도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할머니한테 갔죠. 

(트럭은 그냥 자기 갈길을 갔구요. 아마 제가 있었는지도 몰랐을거에요.)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앉아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아들이 왔다고... 아들이 와서 자기를 급히 깨우길래 일어났더니 저쪽에서 제가 오토바이를 

몰고 오고 있었고 자신도 모르게 저를 세웠다구요... 

하아..... 모르겠어요... 이런일이 가능할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살았는데..

일단은 할머니께 너무 감사하다고 하고..집에 왔네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집에 바로 왔네요. 

내일 제정신으로 다시 찾아가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려야 할것 같아요...

마음이 아프네요.. 매일 새벽까지 장사하시는게.. 오토바이도 조심해서 타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오유님들 모두 굳밤이요...할머니도 굳밤요~

(게시판 어디다 적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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