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문안인사 드리러 다녀왔습니다(강화풍물시장 화덕피자)
게시물ID : sisa_638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edof
추천 : 16
조회수 : 965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5/12/24 20:18:16
20151224_133557.jpg
20151224_141018.jpg


아, 물론 상인회장말고요, 일하시는 분들 얼굴 보러 다녀왔습니다.

비교적 가까운데 살고 있는데다가 (편도 2시간), 오늘은 쉬는 날이라 버스 잡아타고 갔다왔습니다. 
가기 전에야, 촌에 있는 시장 상인회장이 뭐 그렇게 큰 감투인가 싶었는데, 가서 보니 그래도 나름 작은 이마트만 하더군요. 
2층 짜리 건물에, 장사하시는 분들 모여서 옹기종기 계시던데, 그나마 2층에 있는 음식점들만 조금 되고, 나머지는 그냥저냥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찾는다고 좀 헤맸는데, 무려 2층 화장실 앞에 매장이 있네요. 그래도 파티션 하나 쳐 놓고서 열심히 일하시더군요. 
가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오셔서, 주문하고 포장해 가시고 그랬습니다.  

저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그 자리에서 바로 뚝딱거리면서 만들어줍니다. 
주변 음식점들은 온통 벤뎅이회무침, 칼국수 이런거 파는데, 젊은 아저씨들 다섯이 모여서 화덕놓고서 열심히 토핑하고 계산하고 하면서 
만들어 내오더군요. 

“아침에 인터넷 보고 찾아왔어요! ” 

“아, 오늘 아침에도 응원해주시러 많이들 오셨어요.”
라고 말하는데, 표정이 웃으면서도 웃는게 아닌 표정이네요.  

“좀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사실 어제도 상인회 불려가서, 한 소리 듣고요. 여기 시장은 곳곳에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저희 매장은 작아서 다 보이거든요. 어제도 상인회 갔더니, 거기 모니터로 모여서 저희 매장 다 보고 있더라고요. 불편해요”

매장에 CCTV 카메라 있는거야, 어디든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드는데, 때가 때인지라 곱게는 안보이더라고요. 주문 하고 앉아 있으니까, 기자분들도 오시고, 다른 손님들도 오십니다. 그런데, 앞치마를 두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대여섯명이 우루루 오셔서 쓰윽 쳐다보고 말을 거네요.

“장사 잘돼?, 크리스마스때는 머하고? 장사안해?”
“네, 크리스마스 때는 집에 가야져.” 
“크리스마스때도 장사해야지” 

그렇게 와서 말 거시는 분들 중에는 상인회 임원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피자가 나와서 먹는데, 그 와중에 피자는 정말 맛있습니다. 이거 만원만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런데 불편하게, 근처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인지 빨간 앞치마들 두를 아줌마가 와서 기자분들한테 어디서 왔냐, 뭐하러 왔냐를 연발하시더군요. 특히 옆 매장 아주머니는 벌떡 일어나서 파티션 너머로 누가누가 왔는지 벌떡 일어나셔서 쳐다보시는데, 참 불편하더군요. 

“고향이 어디세요? 여기가 고향이세요? 
“아니요, 근데 같이 일하는 친구중에는 여기가 고향인 애도 있어요.” 
“어휴, 도대체 왜이렇게 못살게 군대요?” 
“어제도, 인터넷에 올린애 누구냐고, 데리고 오라고 하도 그러셔서, 출근하지 말라고 했어요. ”
“그래도 착하시다.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그렇게 막무가내래요?” 
“..ㅎㅎ”
“힘내세요. 피자 맛있게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 인터넷에 많이 공유해주세요.”
“네, 그럴께요.” 

손님들하고 분위기는 좋더라고요. 그런데, 시종일관드는 생각이 뭐냐면. 
그 분위기가 딱 “소원수리 터진 다음날 내무실 분위기”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지금이야 이 사람들이 그나마 관심과 응원을 받지만, 사그라들었을때 과연 버틸 수 있을까? '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 시장에 과연 그 청년사장들을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작은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만이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