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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여러분..시간되시면 제고민좀 들어주세요.. 부탁합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14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심각한고민
추천 : 42
조회수 : 1705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1/23 19:35:17
원본글 작성시간 : 2005/11/23 10:19:08
안녕하세요
현제 미국에 유학 와 있는 유학생입니다..
유학생이란 말에 반감부터 사실 분들도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먼저 제 괴로운 심정부터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아래로 두명의 동생이 있는 장남입니다.
현제 한국나이로 17이고 미국나이로 16이죠. 동생은 12살 5살입니다(한국나이)
미국에 약 두달전에 왔습니다. 큰 뜻 품고....

남들처럼 강남이다 돈많다 해서 억지로 떠밀려온게 아닙니다.(모두를 지칭하는건 아닙니다.)
정말... 너무 힘드네요....
저희집.. 남부럽지않게 살았습니다.(반감 생기신다면 일단 죄송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선 무역업에 종사하고 계시구요. 사장자리에 계셨습니다.

저.
정말 철없었습니다. 정말루요...
핸드폰, 컴퓨터, 자전거. 다 최고급만 원하는 그런 못된 아이였습니다.
핸드폰중 가로본능 아시죠? 가장 처음나왔을때 약 80만원정도로 팔렸는데
그걸 사질 않았나...
컴퓨터도 좋은것, mp3 좋은것, 악기 좋은것 등등 하여튼 전 남들에게
자랑할수 있도록, 관심끌수 있도록, 보여줄수 있도록 좋은것만 고집했습니다.
지금 무척이나 후회가 됩니다...

약 8개월 전,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의 그 회장이란 사람이 나쁜짓을 해서
저의 아버지께서 뒤집어 쓰시고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국제적인 사업이라 가중된 처벌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감옥에도 들어가셨고 재판까지 했었습니다.
그로인해 저의 아빠 직장 잃으셨습니다. 아빠께서 죄값으로 사회봉사활동도 100시간이나
하셨다고 그러더군요. 그 회장이란 사람은 잘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말그대로 아빠께서 실직하신거죠. 돈을 못버시는 상황입니다.
재산이 압류당하거나 하진 않아서, 지금까지 모으신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때 정말... 나빴습니다....
정말... 나쁜아이였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약 4달전. 갑자기 유학에 대한 확고한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가고싶어했지만 진지하게 말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가끔씩 말한 터라 부모님께서도 제가 가고싶어 했단것을 아십니다.
약 6달 전부터 부모님께 진심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사정을 알기에 부모님이 보시지 않는곳에서 울었습니다.
침대위, 화장실 구석진곳에서 몰래 울었습니다. 서럽게.
어느날 저녁 부모님 대화하시는걸 엿듣게 되었습니다.
뭐.... 아빠께선 보내자 엄마께선 힘들것같다 그러시더군요...
큰 충격이였습니다. 평소 저에게 무척이나 뒷바라지에서든 어느 면에서든
누구보다 훌륭하다고 말할수 있는 저의 어머니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많이 힘드시긴 하신가 봅니다.....

저의 어머니.. 저희 집이 잘 살았을때도, 정말 제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지만
백화점 정말 어쩌다 한번 가셨습니다. 저희 옷은 모자라지 않게 사주셨지만..
자기가 입을 옷 하나 아껴서 자식들 입혀주시려고....
아침밥은 먹어야 한다.. 언제나 아침에 깨워서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며
저희보다 한두시간 일찍일어나셔서 꼭 아침밥 손수 준비하셔서
아침마다 따듯한 밥 먹고 학교다녔습니다.
저희 어머니, 집안일을 하실때도 빨래나 다림질이 안끝나면 꼭 끝내고 주무십니다.
항상 집을 보면 안깨끗한 날이 없습니다. 다른애들 집 가면
집이 왜이렇게 더러운지...그때마다 어머니께서 정말 깔끔하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미용실도 한번 안가십니다. 저 태어나서 어머니 머리 하신거(머리다듬거나 자르는것 말고)
태어나서 딱 3번 봤습니다. 저 졸업식때 같이 교단에 올라가는날
부모님 없는 저의 사촌 형의 부모로 대신 결혼식 참가하실때
그리고 제가 부모님 모시고 전국대회 나갈때...
이렇듯 저의 어머니... 정말 존경합니다.. 이렇게 저의 어머니가 훌륭하시다는걸
깨달은지도 얼마 안되었지만...

아버지도 어머니 못지않게 저에겐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우신 분입니다.
이런 부모님에게 정말 큰죄 지었습니다.
제가 확고한 결정을 한뒤로 어느날 저녁식탁에서
"저.. 엄마 아빠... 말씀드릴께있는데요. 온 가족이 모여있는 한 자리에서
말하는게 낳을것 같아서 지금 얘기할께요...아빠께서도 무척 힘드신거 알지만... 저...
제 장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는데요..... 유학...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엄마도 무척 힘드신거 알지만.. 저 정말 열심히 할께요.."
한 10초동안 침묵이 흘렀던것 같습니다.. 
아빠께선
"생각해보마..." 하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아빠께선 저한테 말도 없이 제 유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셨습니다.
저보다 더 유학원이며 학교며 정말 열심히 알아보셨더라구요..
비자도 1개월만에 초스피드로 따고 현재는 미국에 와있습니다. 오늘로 딱 2달 되네요.

미국에선 시민권 없이는 공립 다니는것은 불법입니다.
외국에서 온 모든학생은 시민권이 없는 이상 사립을 다녀야만 합법적으로 유학을 하는것입니다.
저 사립다니고 있습니다.
미국 사립학교 1년 순수 학비 평균이 25.000불에서 35.000불까지 나갑니다.(2500~3500만원)
거기다 별도로 내야하는 것들이나 용돈이며 가디언비, 유학 care비며 (5000불)
1년에 약 40.000불 나갑니다.(4000만원)
1년에 4000만원......
제가 미쳤죠. 미친거 맞죠? 제정신이 아니죠?
제가 왜그랬을까요. 후회됩니다.... 눈물이 쏟아집니다...
이미 한국에서 자퇴까지 한 상태라 한국돌아가면 검정고시밖에 없습니다.
며칠전 제가 한국에 부모님께 전화 드렸다가 우연히 충격적인 내용을 들었습니다.
저때문에 둘째 동생은 학원도 끊었다고 하더군요.
그저께 제 막내동생(5살) 유치원 끊었다고 그러더군요...
전화끊고 사랑하는 내동생에게 큰 죄를 지은것 같아 한참동안 울었습니다.
저 여기 미국와서 애들 용돈 쓰고 노는데 정말 1불 하나라도 아낄려고
학교 계좌에서 돈한번 안빼고 있습니다...
정말 돈 아껴쓰고있어요......

아무래도 사립학교라서 그런지 저희 학교에 있는 애들 다 잘산다 내놓아라 하는 자식들만
있더라구요. 한명은 타워펠리스 살구요 나머지중 7~80퍼센트가 강남아이들이구요.
정말 그런 아이들 볼때마다 정말 슬프더군요. 돈이 없어서 슬픈게 아니라
돈걱정 아무걱정 안하고 학교생활 하는게 질투가 난다고 해야 할까요...

저 온뒤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저 한국서 공부 중상위권정도밖에 안됬습니다. 45명중 15~10등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정말 못합니다.
여기 온 첫날 교과서를 받고 저녁에 공부할려고 physics책을 피는데
한문단에 모르는 단어가 수십 수백개씩 나오더군요...
정말 그날 모르는단어 일일이 줄치고 옮겨쓰고 외었습니다.
며칠 그런식으로 공부하는데 갑자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다른애들은 다 십분이면 읽을껄 난 두세시간동안 잡고 찾고 쓰고 외워야 한다니...
수업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겨우겨우 들리는 영어수업 그래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오늘 성적표가 왔습니다. 3학기중 1학기가 끝났는데 1학기 성적표가 왔더라구요.

유학생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여기엔 학생대 선생비율도 무척 작아서(한국 40:1 미국 5~10:1) 숙제같은것 체크 정말
착실히 하시구요.(문법 단어사용의질 요지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 글수준 모든것들)
수업 참여도, 행동, 간간이 보는 테스트와 퀴즈들 모든것들이 종합평가됩니다.

한국에선 1년에 딱 4번 시험보지만 여기선 평소가 시험입니다...
주마다 한두번씩 쪽지시험이라고 해야할까 그런시험들도 다 점수에 들어갑니다.

저 여기와서 정말 열심히 해서
오늘 성적표 온것을 보니깐
물리하나 B이고 나머지는 올A더라구요.
유학원에서도 정말이냐고, 처음치고 굉장히 잘했다고 하더라구요.
학교에서도 학생 유래중 처음와서 점수를 저처럼 잘 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성적표에
썼더라구요.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칭찬을 마다하지 않고 많이 써주셨더라구요.
정말 밤새 기숙사 소등시간이 지나도 잠자지 않고 공부하고
남들보다 한두시간 일찍 일어나서 공부한게, 그 서러웠던 노력이
한순간에 싹 사라지는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랑하는 내 동생
사랑하는 내 가족.
힘들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고민이 됩니다...
이 패턴으로만 잘 진행된다면 아이비리그는 아니더라도
주립대 이상은 갈수 있을것 같은데...
어렸을때부터 부모님께서 인성교육이다 하여서 악기도 4가지나 할주 압니다.
봉사활동도 중학교때 60시간만 해도 될것을 140시간이나 했구요.
수상경력 중학교때 학교에서 제일 상 많이 받았습니다.
교육감 교육장 상도 5개 되구요 시장상 2개 공군참모총장상 과학부장관상 등등 수상경력도 화려합니다.
경력과 경험 전인교육을 중요시 하는 미국에서 저의 경력이며 모든것들이
미국에서 좋은 대학가기에 아주 좋다고 유학원에서도 그러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정말 열심히 할 자신 있는데...
부모님도 성적표 보시고 좋아하시더군요. 정말 수고했다고. 엄마께서 우셨습니다.
혹시나 얘가 가서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 하지만 점수 잘받았다고 칭찬해주시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년 초에 집도 팔아야 할 것입니다...
남들 다닌다는 학원하나 제동생은 못다닐꺼구요...
좋은 조언 있으시면.
조언좀 주세요...



지금까지 이 길고 긴 글을 읽어주신 오유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눈물이 또 나오려 하네요.
제가지식인에도 안올리고 오유에 올리는 이유는 오유분들의 진지함과
따뜻한 인간관계가 물씬 풍겨나와서.. 오유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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