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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아는 여자
게시물ID : readers_114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악몽의밤
추천 : 0
조회수 : 1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3 09:04:54
'아는 사람인가?'
 
처음 그 여자를 버스정류장에서 보았을 때 든 생각이다.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누군지는 정확히 기억나질 않았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사실 나름 기억력이 좋다고, 짧은 만남을 가졌던 사람이라도 곧잘 기억해내는 나였다.
 
그런데 그녀는 아니었다. 분명히 알고 있는데 누군지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말을 걸어볼까, 그러다 전혀 모르는데 창피당하면 어쩌려고.. 아닌데.. 분명히 아는 사람인데.. 뭐라 말을 걸지?(실소)허.. 이봐요 저 알아요?'
 
하지만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 여자는 항상 출근길 버스정류장에 나타났다.
나는 점점 그 여자를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녀가 타는 버스를 같이 타보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그 여자는 항상 내가 먼저 버스에 탈 때까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처음엔 단지 호기심이었고 궁금증이었을 뿐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궁금증은 짜증과 불안으로 변했다.
 
'알고 있는데!! 저 여자는 날 모르는건가?. 내가 아는 척 할 때까지 기다리는거야 뭐야'
 
나는 그 날 저녁 집에 들어가 초, 중, 고, 대학 졸업앨범을 포함해 집에 있는 온갖 사진, 주소록을 꺼내보았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 여자의 얼굴을 찾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대로 있다간 내가 돌아버릴지도 모른다.
 
 
 
 
다음날 역시 그 여자는 정류장에 있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 앞에 섰다. 그녀는 날 무시하는 것 같았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곤
 
"이봐요"
 
짜증섞인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정말 글자 그대로)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역시 아는 사람인가? 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재차 물었다.
 
"이봐요, 나 알죠? 나는 그쪽이 아는 사람인거 같은 데 나 몰라요?"
 
 
그녀는 몹시 당황한 듯이 안절부절 못했다.
그리곤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내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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