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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 커 보여도 아이는 아이입니다.
게시물ID : baby_114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디입니다
추천 : 16
조회수 : 1327회
댓글수 : 126개
등록시간 : 2015/12/18 12: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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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아무리 다 큰 것 같아도 아이는 여전히 아이입니다.

부모님들을 일반화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주로 첫째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에게 아이는 그녀의 분신 그 자체일 뿐, 아이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고작 유치원생인 아이에게, 동생을 어린이집에서 데려와서 보살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도로 내쫓았고,

고작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네가 지금 이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냐며 아이의 인형들을 모조리 가져다 버렸고,

고작 중학생인 아이가 만든 ppt를 보며 이따위로 형편없이 만들어서 참 잘도 점수를 받겠다고 빈정대었으며,

고작 고등학생인 아이에게 남편이 외도를 하는 것 같다는 추측과 그런 추측을 하게 만든 남편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전달하였고,

대학생이 된 아이에게 너한테 들일 등록금이 아깝다며 집에서 나가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는 한마디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몹시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전교 2등을 했을 때, 어머니가 분명 왜 1등을 못했냐고 이야기 할 것이기 때문에 어머니가 물을때까지 결과를 말하지 못했습니다.

대학에 다니던 도중 아이는 정말로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그 학교에 가기 위해서 홀로 공부하고 학교에 합격했을 때도, 어머니가 반대를 할 것이기 때문에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중학생이었떤 아이가 성폭행을 당했을 때, 가수 알리가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이야기 하는 인터뷰를 보며 "지가 먼저 남자한테 꼬리쳐놓고 성폭행당했다고 얘기하는 거겠지 쯧쯧" 하는 어머니의 말에, 아이는 입을 꾹 다물고 홀로 몇번이고 더러워진 몸을 씻어내리고 있었습니다.

세달 네달이 넘도록 용돈을 받지 못한 아이가 교통비가 없어 왕복 두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학교에 갈 때도, 돈 이야기를 꺼낼때마다 한숨을 푹푹 쉬며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 알기나 하냐는 어머니의 말에 조용히 입을 다물고 매일 아침 산길을 걸어서 학교에 갈 뿐이었습니다.

아이는 원하는 것이 있어도, 싫은 것이 있어도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자신이 정말로 좋은 사람이며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머니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때면 아이를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렇게 잘해주는데, 왜 아이는 나의 마음을 몰라줄까?

홀로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간 아이가, 어머니는 자랑스럽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합니다. "우리 딸이 얼마나 멋진지 몰라요. 자기 혼자 힘으로 명문대에 갔다니까요?"

하지만 어머니는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명문대를 빨리 졸업해서 사람들에게 자랑할만한 좋은 기업에 취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드디어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슬퍼집니다.

명문대에 다니지 않는 딸은 어머니에게 가치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이는 오늘도 어머니에게 조금씩 더 마음을 닫습니다.

미안합니다, 어머니.

출처 겪었던 일을 쭉 써내려가다 보니 왠지 두서가없어진듯 하네요.
읽기 불편하시면 죄송합니다.
그냥 제 어머니가 저한테 어떻게 상처를 주었는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도 않았고, 아이를 낳지도 않았지만 그저 내 어머니에게서 내가 받은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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