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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수치스런 기억
게시물ID : freeboard_12056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gdk1037
추천 : 1
조회수 : 1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26 00:20:31
최근 웹서핑을 하다가, 어렸을 적 일진에게 당했던 기억을 돌이켜보고 서로 공감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다른 유저들이 각자의 고통을 풀어놓는 와중에 저도 초등학생 때 당했던 수치가 갑자기 생각나더군요.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사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생리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아마 다른 아이들보다 조숙했던 편이겠지요?

초경 즈음에, 학교 화장실에서 생리대를 갈아야 하는 까닭에 칸 안에 조금 오래 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가 화장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던 일진 여자 아이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너 똥 싸느라 늦게 나왔냐며 비웃었는데, 뭣도 모르는 초등학생때는 학교에서 변을 보면 전교에 소문이 퍼지고 놀림당하곤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직하게 생리대를 갈아야해서 그랬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친구는 조금 놀라더니 미묘하게 웃고는 그냥 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학교에 가니, 그 친구와 친한 일진 남학생이 저에게 "너 생리하냐"고 묻더군요.
네가 생리한다는 소문이 전교에 쫙 퍼졌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몇몇 일진 남학생들에게 비슷한 질문들을 받고 속옷에 대한 이야기 등 약간의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거나, 경찰에 신고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수치스럽던 나머지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튼 그 때의 일은 지금도 악몽같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일진이라는 집단에 대해 처음 혐오감을 가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네요.

덧붙여서, 후에 중학생이 되고 유명 학원에 들어갔는데 다른 학교의 일진 남자 아이가 그 여자 아이의 이름을 대고 '이 주변 남중에서 유명한 걸레'라고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남자 아이가 "~초 나온 애?" 라는 제 질문에 긍정했으니, 아마 제가 생리한다는 말을 전교에 퍼트린 그 아이가맞을 겁니다.
저는 사실 그 때 묘한 희열감을 느꼈는데, 이건 제 스스로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감정이더군요.

그렇지만 아직도 그 친구가 비하당하던  기억을 떠올릴 때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멈출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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