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열반경에는, 모두 알고계신 장님 코끼리 만지는 우화(盲人摸象)가 나옵니다. 부분만 보고서 전체를 이해하지 않으면 실체를 알수 없다는 이야기를 설명한 내용이지요.
이 내용에 인상을 얻어서, 진짜 맹아(맹인 어린이)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서 코끼리를 만드는 예술전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열린 적이 있었습니다. ("장님"이라는 표현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비하적 의미가 있다고 해서 잘 안 쓰는데, 이 예술전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말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그 표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맨 위의 작품은 태국 어린이가 만든 것이고, 그 아래 3장은 우리나라 어린이가 만든 것입니다. 일반인들의 예상에 비해서는, 실제 코끼리와 굉장히 닮았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어떤 기자는 말하기를, "듣지 못했던 베토벤이 위대한 음악을 만든 것처럼 보지 못한다고 미술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엉성한 작품은 프로 작가의 멋진 작품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고 얘기했습니다. 실로 훌륭한 표현입니다.
(물론 부처님께서는, "시각장애인은 코끼리의 실체를 알 수 없다"는 말씀을 하시려는게 아니라, "일부분만 파악한 채 전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어서는 실체를 알 수 없다"는 말씀을 하시려는 의도였음을 밝혀 둡니다)
근자에 보았던 예술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남는 작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