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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도주
게시물ID : readers_114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upportOrAfk
추천 : 1
조회수 : 1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23 12:54:58
뛰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버티려면 뛰어야 한다. 여기서 잡힐 수는 없다. 어떻게 손에 넣었는데.. 이대로 잡혀버리면 모두 허사가 된다. 절대로 여기서 잡힐 수는 없었다.
생각은 찰나로 지나갔고, 나는 쫓아오는 개들을 피해 코너를 돌았다. 끝을 알 수 없는 골목길에서 왼쪽과 오른쪽으로 꺾으며 경찰들을 피한 지 20분, 이제 뒤에 쫓아오는 건 개들 뿐이었다. 자전거를 익혀둔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 차로는 이런 길을 절대로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컹! 으르렁.. 컹컹!'
뒤에 아스라이 들려오는 개의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녀석들도 슬슬 지치는것이리라.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이 곳의 지리를 전혀 모른다는것이다. 기껏 경찰을 따돌리고 도망갔는데 길을 몰라서 잡히면 정말 억울할것이다. 여기서 지체할 시간은 단 1분 1초도 없었다. 빠르고 신속하게 안전가옥으로 들어가 장물을 처분해야한다. 길을 물어볼 사람, 혹은 지도가 필요했다.
"신의 도움이 분명하다.. 감사합니다. 이제 교회 자주 갈게요."
내가 반쯤 포기하고 세번째 코너를 돌았을때, 눈 앞에 편의점이 보였다. 나는 자전거를 근처에 세우고, 장물을 안주머니에 넣은 후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엔 젊은 청년이 있었다. 꽤나 옷을 잘 차려입은 청년이었지만,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길 하나 물어보자고 깨우기도 미안해서, 물건을 몇개 사기로 했다. 지금 내 안 주머니에 있는 물건의 가치가 얼마인데, 음료수 몇개가 대수일까? 오히려 이런 곳에서 의심을 사면 도망치기 더 불편할것이다.

"목이 좀 마른데.. 뭘 사마실까."

나는 과자 몇 개의 가격표를 보고 냉엄한 인플레이션의 폐해를 규탄하며 음료수를 마시기로 했다. 55그램에 1500원이라고? 엿이나 먹으라지. 가성비로는 음료수만한게 없었다. 하지만, 뭘 사마실지가 고민이었다.

"파워스웨트? 포카리에이드? 펩시환타? 뭘 마시지?"

하지만, 이 때 내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 대범한 새끼야.. 이런곳으로 도망치다니. 여태 헛수고하게 한 댓가를 치러라!"

경찰이다! 틀림없이 경찰이다! 도망쳐봐야 의미는 없다. 먼 곳에서 소리를 지르는걸 보면 날 경거망둉하게 해서 나오게 하려는 수작이 분명하다. 하지만 둘러보면 틀림없이 걸릴테니 어디론가 숨어야 했다. 나는 포카리에이드 한 병을 재빨리 꺼내들고 제품 창고에 숨었다.

'컹! 컹! 으르르르...'

개 소리가 들린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이 가게에 들어오겠지. 나는 조금씩 떨리는 손을 애써 억누른 채 포카리에이드의 마개를 땄다. 진정하자. 일단 음료를 마시고, 진정하자.. 포카리에이드는 전해질과 비타민이 많아서 이럴 때 참 도움이 된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포카리스웨트 마시세요.


*음료 선정에는 제 취향이 심각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파워에이드보단 포카리스웨트가 낫죠.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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