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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친구에게 사상교육을 듣다...
게시물ID : gomin_114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thtube
추천 : 10
조회수 : 66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1/01/29 01:35:16

저는 미국에서 3년째 유학중인 남자 유학생임다.

북한 사람을 생전에 실제로 만나고 대화할 수 있을까 기대도 못했는데
미국에 유학온 북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어요.

수업시간에 영어 발음이 약간 중국인 같은, 그러나 외모는 한국사람 같은 학생이 있었는데,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자기가 Korean 이라고 소개를 하더군요.

보통 외국인들이 많이 하는 실수하는 질문 중 하나가 "놀스코리아? 사우스코리아?" 입니다.
그렇게 물어볼 때 마다 저는 언성을 높이며 "오브콜스 사우스 코리아!"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매번 설명하죠. 놀스코리아는 커뮤니즘이고 외국에 나오지도 못한다. 라고...
그제서야 외국인들은 "아~킴줭일~" 하면서 아는척을 합니다.

근데... 그 친구... "아임 프럼 놀스 코리아"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처음엔 장난이거나 제가 잘못들은 줄 았았어요.
하지만 쉬는 시간에 제가 한국인이 방가워서 한국말로 말을 걸었을 때 몇 마디 나누고 바로 알아챘습니다.
진짜....북한 사람이다!!.....- -;;

그 친구는 농담을 잘 안하고 매사 진지하긴 했지만, 저, 남한 사람과 이야기 하는데에 배타적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타지에서 한국어로 말이 통하는지라 조금 친해질 수 있었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북조선노동당 소속이고, 자기는 유학 끝나면 자기도 아버지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해외에 유학나와 있는 북한 사람이 자기 말고도 많다고 합니다.

단어 사용이 많이 다른 부분이 있더라구요.
건널목을 건늠길, 수업시간을 상학시간, 드라이크리닝을 화학빨래, 컵을 고뿌, 잔돈을 사슬돈...이라고 하는 등 표현이 조금 틀렸지만 대충 어떤 뜻인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영어로 단어를 싱크로나이즈 하기도 했구요.

씀씀이나 동네를 보나...저보다 훨씬 부자인것 같았습니다. --;;
밥도 같이 먹고, 조금씩 조금씩 친해지다가... 
제가 위험한 주제까지 꺼내고 말았습니다.
체제와 사상에 대해서...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세뇌당했나 궁금하기도 해서.. 질문만 하고 많이 들어 주었습니다. 

그 친구의 말인즉슨,

마르크스가 고안한 공산주의가 가장 세상에서 완벽한 이념이고, 모두가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국식 자본 주의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공산주의 국가는 현재는 북조선 밖에 없다고... 공산주의는 초기에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사회 계발이 뒷바침 되어야 하는데, 완벽한 공산주의로 가기 위해 희생이 필요한 준비 단계가 사회주의라고 하더군요.
(사회주의랑 공산주의랑 같은 건줄 알았는데...- -;)

공산주의는 일할 수 있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간다.. 라는 세상에서 제일 공정한 제도랍니다.
(경쟁 없이는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 -;; )
노인들이나 노동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죠... 참 이론은 좋네요.

구소련의 레닌이 사회 발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너무 일찍 사회주의를 도입하였기 때문에 소련이 그랬듯이 북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북한 인민들이 힘든것은 인정하더군요. 하지만 자주 독립을 위해 핵억제력 등 군사적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어 왔다고.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나라는 북조선 밖에 없다고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구소련이 해체된 이후,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미국식 자본주의가 가장 악한 모습으로 군림하다가 스스로 붕괴하고 있다고 말을 하더군요. 뭐... 전세계적으로 불황이 심해지고 있으니 틀린말은 아니죠. 남한은 완전히 미국에 조정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IMF 사태도 알고 있더군요.

부익부 빈익빈, 시장독제, 자본을 가진 자들의 영악함... 등등 자본주의의 폐단을 예를 들며 반인륜적 제도라고 비판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북한 김정일 독재 체제가 더 잔인하구만....)
그래도 자본주의의 폐단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은 가더군요.

자본주의의 '자유'라는 개념은 허풍이라고... 대자본가 이외에는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도록 화폐의 노예가 되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하더군요. 결국 평생 대자본가들을 위해 노동만 하다 죽게 된다고.. 자본가들이 화폐를 이용해 점점 더 노동자들의 자유를 강탈할 것이라고..

남조선 사람들이 잘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평생 일만하는 노예들이라고.. 일 안하면 굶어 죽는다고.. (그럼, 북한인민들은 안 굶어 죽음????)

그래도 그 친구의 차분한 언변이 참 듣기 좋았습니다.
북한 사람이 이데올로기가 달라서 그렇지...제가 생각해 왔던것 처럼 바보는 아니었습니다.

먹을것이 없어 허덕이는 북한만 상상하다가...
뉴욕 추운 겨울에 거리와 지하철에 누워있는 노숙자들을 보고... 
그래..자본주의 역시 문제가 많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공산주의가 자본가들의 독점은 막을 수 있겠지만, 김정일 부자와 고위층의 독재 현상이 또 다른 폐단을 가져온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대놓고 김정일 흉을 볼 수는 없으니까요..

조망간 북조선이 무력으로 미국의 악랄한 횡포로 부터 남조선을 해방시키고 
적화통일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노땡큐!! - -;; )
자본주의는 곧 파괴되고 진정한 공산주의 세계가 올 것이라..(오 마이 굿니스~ - -;; )

참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가 철저하게 믿고 있는것...
내가 철저하게 믿고 있는것...
서로 진실이라 믿고 있는 서로 다른 진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 처럼
조심스럽게, 내가 틀릴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터..

왜 그들은 한평생 공산주의를 옳다고 믿고 사는게 당연해 졌으며,
왜 우리는 한평생 치열하게 경쟁하며 사는 것이 당연해 졌을까요..

'당연히'가 아닌 '왜...' 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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