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권력 도용해 사익 채우면서 검찰·언론 공격 대중은 김어준·유시민 방송을 섭취당하며 잠자는 신세 윤석열이라는 칼 품느냐 내치느냐에 개혁 성패 달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7일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 청와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친문(親文) 측근들이 청와대 안의 공적 감시 기능을 망가뜨려 물 만난 고기처럼 해드셨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면서도 "다만 정권이 성공하려면 권력 주변이 깨끗해야 하는데 그 '눈'의 역할을 해야 할 민정수석실 기능이 마비돼 있었다"고 했다.
진보 논객으로 유명한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 국면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각종 비리 의혹에도 그를 감싸는 친문 지지층의 행태를 공개 비판해왔다. 조 전 장관과 서울대 82학번 동기이자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와 동양대에서 함께 교수로 재직했던 그의 공격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공지영 작가를 비롯한 친문 진영 전반은 거칠게 반발해왔다. 그러던 그가 지난 19일 동양대 측에 사표를 낸 직후에는 청와대와 친문 진영을 향해 더욱 거센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친문 측근들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공적으로 행사하라고 준 권력을 도용해 사익을 채웠다"며 "친문 패거리 사이의 끈끈한 우정 덕에 그 짓을 한 이는 처벌은커녕 외려 영전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일부 부패한 측근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프레임을 짰다"며 "범인들이 범행 전에 미리 CCTV 카메라부터 제거하듯이 그들 역시 대통령의 권력을 훔치기 위해 검찰과 언론이라는 사회의 두 '눈'부터 가려 감시를 마비시켰다"고 했다. "이것이 그들이 구축하고 있는 '매트릭스'"라며 "검찰과 언론을 공격하면서 그들은 죄를 짓고도 아무 죄가 없는 상태가 된다"고도 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대중은 수조 속에 누워 뇌로 연결된 파이프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나 '(유시민의) 알릴레오' 같은 양분을 섭취당하며 잠자는 신세가 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 둘 있는데, 하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다른 하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은 일종의 판타지 산업, 즉 한국판 마블 혹은 성인용 디즈니랜드"라고 비판했었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 중에서 누가 충신이고 누가 간신인지 잘 구별해야 하며 거기에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 주변에 간신이 너무 많다"고 했다. 청와대 관련 의혹 수사를 이끌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려면 권력 주변이 깨끗해야 한다"며 "'불편하더라도 윤석열이라는 칼을 품고 가느냐 아니면 도중에 내치느냐' 이를 정권의 개혁적 진정성을 재는 시금석으로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 지지층을 향해서는 "자기들이 열심히 옹호하는 그것이 대통령 권력에 기생하는 일부 친문 측근의 사익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