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먼저 저는 엄청난 집순이라 속초에 30년 넘게 살아도 잘 모르는 게 많아요. 그치만 속초 마을 오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시라고 고민하다가 살짝 글을 써 봅니다.
속초에 포켓만고 열리고 며칠은 반짝 했는데 그마저도 귀찮아서 이젠 안합니다만 제가 아는 포케스탑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주차와 시작>
차를 가지고 오신 분들은 엑스포공원에 주차장이 넓고 '엑스포-이마트-고속버스터미널-속초해수욕장' 까지 연결되는 포케스탑 거리가 있기에 여기에 주차를 하시고 슬슬 시동을 거시면 될 것 같아요. 속초가 습한 것만 빼면 요즘 이상저온으로 날씨가 대따 선선하기 때문에 걷기에도 큰 무리가 없거든요. 저도 집 앞이 엑스포공원이라 남편과 속초해수욕장까지 쭉 다녀왔는데 어맛...! 포켓몬도 많고 포케스탑이 줄줄이 이어져 완전 개꿀이더라구요.
<맛집 정보>
1. 물회 : 솔직히 청초수 물회가 외지인(와따시가 가쿠마..?) 사이에선 가장 유명한데 속초시민들에겐 듣보잡이었죠... 너무 유명하길래 남편과 갔다가 맛과 반찬, 신선도가 너무 쒯이라 반도 안 먹고 나와버린 후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가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어요. 다음으로 유명한 봉포 머구리가 속초시청에서 코딱지만한 가게할 때부터 단골이었는데 사람이 점점 많아지다보니 양은 많은데 회가 영 별로 더라구요. 솔직히 속초 살지만 물회는 고성가서 먹습니다. 속초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아야진에 영*이네 횟집 괜찮구요... 20분 떨어진 공현진에 금강산도 **경(새콤 달콤해서 제 취향이지만 회는 적어요), 청*횟집(좀 맵고 투박하지만 회 양이 쩔어요. 아부지가 좋아하심) 괜찮아요. 예전에 물회 성지였던 가진은 부부횟집이 두 개나 있지만 유명한 만큼 맛이 있는 건 아니라 그닥 추천은 안 드립니다.
2. 막국수 : 주차를 엑스포에 하셨다면 코 앞에 있는 소*동치미막국수 추천해요. 속초 막국수들이 대부분 동치미 베이스여서 동치미가 맛있으면 끝나는 건데 담백하니 맛있어요. 특히, 여기는 편육이 유명해요. 이마트 근처시라면 진*막국수 좋습니다. 울 남편님은 김가루와 다대기 양념 마니아라서 여기 정말 좋아해요. 근데 관광객 많아 지면서 대기해야 한다는.. ㅠ_ㅠ 시간적 여유가 되시면 속초서 15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고성 백촌막국수 강추합니다. 집이 완전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데 토속적이고 투박한 막국수 면발과 짜릿한 백김치가 일품입니다. 대한민국 3대 막국수인가 뭔가로 선정된 이후에 여기 사람들은 주말엔 절대 가지 못하게 되었지만요. 예전에 회식할 때 많이 갔는데 ㅠ_ㅠ
3. 닭강정 : 음... 이건 좀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어렵긴 하지만 전 중앙파, 남편은 만석파예요... 만석닭강정과 친분이 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좀 많이 달아서 여긴 별론데 남편은 좋대요. 엑스포에도 있고 시장에도 두갠가 있어서 구입하기는 제일 편하실 거예요. 전 매운 고추가 쏙쏙 들어간 중앙 닭강정이 더 먹기 좋더라구요. 예전에 같이 일하던 분이 북청닭강정도 사왔었는데 거기도 좀 매콤해서 깔끔하더라구요. 시장닭강정인가 뭔가는 안 먹어 봐서 잘 몰라요..
4. 새우튀김 : 강력 비추. 드시지 마세요. 그냥 일식집에서 새우튀김 사드셈.
5. 대게라고 쓰고 홍게라고 읽는다 : 영덕가서 대게 드세요. 홍게가 지금처럼 속초의 대게로 알려지기 전에는 그냥 싸구려 음식이었지요. 근데 지금은 무슨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어이가 아리마셍입니다. 게랑 회랑 뭐 이것저것 같이 주는 식당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냥 회 따로 드시길..
6. 회 : 전 개인적으로 회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초밥만 좋아요 ㅎㅎ) 물치활어회센터 갑니다. 가족이 모여도, 친척이 모여도, 친구가 와도, 여행을 다녀와도 회만 먹는 울 아버지와 이모부 때문에 가야해요. 제가 가는 곳은 아부지가 아시는 분인데 준*네입니다. 얼마마다 한 번씩 자리 뽑기를 해서 식당 위치가 달라지기 떄문에 이름을 외워야 해요. 다 같은 회인데 여기가 손님이 너무 많아서 옆집 갔다가 개 맛없어서 깜놀했던 기억이 있어요. 활어센터 이용하실 때에 협상 좀 하실 수 있는 분은 '요렇게 요렇게 해서 얼마에 줄게' 말고, '우럭 kg에 얼마예요?' 처럼 구체적으로 질문하시고 회 다 뜰 때까지 수다떠는 척 밖에서 지켜보세요. 엄빠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간혹 물고기를 바꾸기도 한다는군요. 근데 아마 아주머니가 빨리 들어가 앉으라고 눈치줄 거예요. ㅎㅎㅎ 여기 말고도 수복탑 있는데에 오징어 썰어 파는 난전이 있는데 저녁 즈음에 소주 한 잔 하시고 좋아요. 다른 반찬 전혀 없이 오징어, 양파, 고추, 초장인데 종이컵에 슥슥 비벼 먹으면 꿀맛이에요. 오징어 라면도 끓여줘요.
7. 갈비 : 엑스포에 진대감 존맛입니다. 단, 여러명일 경우 예약 필수(더 이상의 설명은 거부한다.)
8. 이탈리안 푸드 : 엑스포 공원이 좀 넓은데 하나로마트 근방에 '파스타지아니'라고 있어요. 샐러드, 피자, 파스타 다 맛있구요. 건물도 예쁩니다. 스테이크는 두시간 반인가 전에 예약해야 해줍니당. 전 안심샐러드, 고르곤졸라피자, 봉골레파스타만 먹습니다. 매번 메뉴가 같아요.. ㅠ_ㅠ
9. 커피 : 이마트 근처에 '커피플레이트' 맛있습니다. 전 커알못이지만 남편이 된장남이라 핸드드립 커피만 드시는데 거기 로스팅이 젤 좋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은 그 집에 젤 비싼 게이샤를 드십니다. 진짜 6천원짜리 순대국 먹고 13천원짜리 게이샤 먹을 때는 좀 재수 없습니다. 개인 가게에서 로스팅한 커피 안 좋아하시면 엑스포에 스벅도 있고 드랍탑도 있습니다.
<숙소> 솔직히 포켓몬고 이전에도 속초는 여름과 가을 단풍 시즌에 벌어 먹고 사는 동네라 바가지가 좀 있습니다. 콘도 등은 미리 예약 안하면 원래도 부족했구요. 일반 펜션도 값을 막 불렀죠. 그나마 좀 깨끗한 모텔들은 엑스포(이 말을 몇번을 쓰는 거냐...)에 있구요. 해수욕장 주변은 지~~~~인짜 오래된 건물들이 대부분이라 대체로 썩었다고 봐야겠죠. 호텔은 솔비치(양양, 비쌈), 마레몬스(속초, 전망 죽임, 성수기 비쌈), 클래스 300(속초, 해수욕장 근처, 시설 그닥)이 있는데 성수기에는 자 본 적이 없어요. 죄송.. 전 친지들이 오시면 농협연수원에 아는 분께 부탁해 싸게 묵었었는데 이건 관계자가 없으면 할 수 없는 부분이라 도움이 안되겠네요. 친구들이 속초 놀러오면 어디서 묵는 게 좋냐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제 집에서 자니까 숙소는 잘 몰라요... ㅠ-ㅠ 모르면서 글은 왜 썼지? 하하
남편과 영금정, 시내, 엑스포, 고터, 속초해수욕장 돌아다녀 보니 속초해수욕장이 개꿀이더만요.. ㅎㅎ 이상 진짜 길기만 길고 아무 도움 안되는 팁이었습니다. 즐거운 트레이닝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