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부터 알던 친구가 있습니다.
예쁘고, 귀엽고, 착해보이고, 인상좋고- 와는 거리가 먼 외모를 가진 친구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중학교 때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유독 빨리 스스로 깨닫습니다.
늘 본인입으로 말하고 다녔어요.
나는 예쁜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 나 안 예쁘잖아, 그건 나도 인정해 나도 알아. <- 라는 식으로
현재까지 (서른+a..) 말하고 있어요.
성형도 생각해 보고, 실제로 하기도 하고, 외모 외 다른 부분들을 개척(?)하려고 노력많이 하는 친구에요.
결론은 여자는 예쁜 외모를 능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현실을 꿋꿋이 버티고 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이러는데는 일화가 있습니다.
누구라도 대놓고 안예쁘다라고 말하진 않지만 행동으로 보여지는 그런 일화가 있어요.
불행히도 눈치빠른 제 친구는 그런 걸 느낀 날이면 걸죽한 욕을 한사발 하곤 했죠.
초등학교 때,
저희 초등학교 시절에는 가족과 함께 예쁜 사진찍어서 액자로 해두는 게 유행이었어요.
뽀샤시한 사진 찍어주는 곳이 있어요.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이 친구도 엄마의 부추김에 못이겨 동생과 함께 뽀샤시 사진을 찍어 작은 액자로 해 두었어요.
그 액자가 항상 현관 신발장 위에 올려져 있어서, 가족들이 오고가는 길이면 무의식중에 눈도장을 찍게 되어 있었대요.
저도 그 사진을 봤는데, 이 친구의 남동생은 정말 잘생겨서 훈훈남이라 격하게 아껴요.
하지만 친구는 그 사진을 볼 때 마다 혹은 생각만 해도 갖다 버리고 싶다며, 근데 엄마가 못 버리게 한다며 짜증을 내곤 했지요.
하루는 그 친구집에 친구가 놀러와서, 친구가 그 사진을 볼까봐 슬며시 액자를 덮어놨어요.
그리고 친구는 놀다가 집으로 가고, 엄마가 퇴근하고 들어오는 시간까지 그 액자를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퇴근하고 들어오시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 자연스럽게
그 액자를 바로 세우면서
"음~ 친구왔었나?"
하더랍니다. 그 모습에 제 친구는 어렸지만 성숙했던 마음에, '아 엄마도 알고 있구나, 나의 못생김을.' 하고 느꼈다네요.
그 이후로 그 날의 이야기만 나오면 걸죽한 막걸리 한사발 한 인간마냥
외모관련 욕질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친구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외모고민은 하니까요~ 엄마가 되서 딸의 마음도 모른다는둥, 기타 관련 진지는 삼가해 주세요.ㅎ
저희끼리 웃자고 하는 얘기니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