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벌써 재수생 한 명이 투신자살했다네요..
게시물ID : humorbest_114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연치유
추천 : 43
조회수 : 2683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1/26 22:34:02
원본글 작성시간 : 2005/11/23 11:10:29
아침에 이 글 남겼었는데.. 이미..


지금쯤이면 벌써 시험이 진행중이겠네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라디오, TV 등등 온 매스컴을 뒤덮었습니다. 
그만큼 수능에 대한 부담이 수험생 본인은 물론 학부모, 수험생을 둔 가족 친구들 모두에게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큰 부담을 가지고 치르는 시험인만큼 결과에 대해 낙담하거나 비관하는 일도 매년 일어났습니다. 
제가 수능을 볼 때에는 대체로 점수가 올랐고 언론에서도 그 폭을 작게 점쳤기 때문에 수능의 가채점 점수를 가지고 비관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 언론에서 큰 실수를 한 적이 있었죠. 
가채점 결과 성적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을 예상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승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죠. 
언론의 보도 후 그리고 뚜껑을 열기 전.. 그 짧은 기간에 자살하는 학생이 상당수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수능 이후의 허무함.. 상실감은 수험생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수험생 뿐만도 아닙니다. 
언젠가는 수능을 무사히 보고 온 수험생의 어머님께서 지나친 안도감 탓이었는지 설거지를 하시다가 갑자기 쓰러져 돌아가시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매년 벌어지는 일이지만 수능의 중요성, 압박감에만 집중한 탓인지 막을 수 있는 일도 막지 못한 감이 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우선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비관하셔서는 안 됩니다. 
제 누나의 예를 들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제 누나를 자랑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대견하게 생각하긴 합니다.) 
제 누나는 96학번입니다. 모 예술대학에 입학했죠. 
원래는 그런 길은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1, 2학년 때는 공부를 잘 못했지만 고3때 열심히 공부해서 교대 정도 갈 수 있는 수준까지 점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물론 당시의 교대는 지금처럼 가기 어렵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능 당일 누나의 컨디션은 정말 최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잠도 못 자고 독감기운에 눈은 거의 감겨서 몽롱한 상태에서 시험을 보고 왔더군요. 
집에와서 교육방송을 보면서 채점을 하는데 너무 많이 틀리니까 차마 채점을 이어가지 못하고 방에 들어가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채점은 제가 했습니다. 정말 많이 틀리더군요. 특히 수학을 못 해서 몇개를 연속으로 X표시를 긋다보니 제 마음도 너무 아팠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점수가 평소보다 40~50점 낮아진 점수였습니다. 물론 그 해 수능이 어려워서 그 전년도보다 10점 정도는 다들 평균적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수능이 200점 만점이었기 때문에 40~50점 하락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진 점수였습니다. 
그래서 평소 원하던 전공과는 관계없이 피아노 실기 준비를 갑작스럽게 해서 작곡과도 쳐보고 여기 저기 넣어봤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결국 종착역이 모 예술대학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모 예전이라고 불렀죠. 
그 시절 맨홀에 빠졌다가 3일만에 구출된 사람 얘기가 이슈였는데 
그 연기를 시키더랍니다. 어떻게 잘 했는지 다행히 합격해서 열심히 학교를 다녔습니다. 
방송에는 아무 연줄도 없던 누나였지만 졸업 후 6개월만에 지역케이블 방송국 음악프로 엠씨 공채에 합격해서 조그마하게 방송을 시작하더군요. 
그러던 것이 케이블 TV의 게임 채널 두 곳과 공중파 리포터 등을 거쳐 
몇 달 전 있었던 모 홈쇼핑의 공개 쇼핑 호스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현재 쇼핑 호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맨발의 청춘이라는 드라마에 주인공이 평소 존경하던 억대 쇼핑 호스트 역할로 잠시 출연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쇼핑 호스트의 연봉이 억대는 아닙니다. 저도 확실한 액수는 모르지만 그냥 대졸 초임 정도로 시작하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나락으로 떨어진 결과가 나왔지만 결국엔 잘 살아가고 있잖아요. 
하나님이 우리의 앞날을 어떻게 이끄실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 뜻을 궁금해하면서 기다릴 뿐입니다.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에게는 거부감을 주게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오늘 새벽기도 갔다가 이번에 수능보는 아는 동생 기도를 하고 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부득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시험을 잘 치셨건 못 치셨건 간에 수험생 여러분은 친구를 위해 할 일이 있습니다. 
함께 있어주세요. 
제가 공중보건의로 일하고 있는 병원의 정신과 선생님이 그러셨습니다. 
함께 있어주는 것이 최고랍니다. 
잘 나온 성적, 절대 자랑하지 마시구요. 친구를 위해서.. 
시험 못 본 친구끼리 모여서 회포를 푸는 것이 가장 좋답니다;; 
혹시라도 휴대폰을 꺼 놓은 친구가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찾아내서 함께 있어주세요. 
부모님들도 오늘 하루 마음을 잘 추스리시고 몸 생각하시고 편하게 지내세요. 
그동안 수고한 아들 딸들 결과에 관계없이 칭찬해주시고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해주시고 수험생들도 그동안 뒷바라지 하느라 수고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꼭 전해주세요. 

옛날 다윗왕이 좋은 일이 있어 너무 기쁠 때나, 나쁜 일이 있어 너무 슬플 때 보고 마음을 다스릴만한 문구를 찾아내라는 명령을 내렸답니다. 
그 글귀를 반지에 새길 목적으로요. 
신하들이 찾아낸 글귀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맞습니다. 
어떤 고난도 역경도 곧 지나갑니다.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하루는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시고 내일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길거리에서 너무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좋진 않더라구요. 
마음같아서는 오늘 하루쯤은 술 한 잔쯤 하더라도 단속을 안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조금은 있지만 여러분 지킬 것은 지켜야죠?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승리자입니다. 


이 글 보신 분들.. 
괜찮으시다면 가능한 한 많은 사이트에 이 글 옮겨주시겠습니까? 
오늘의 유머, 웃긴 대학, 디씨 인사이드 등 청소년들이 많이 가는 사이트 또는 각 고등학교 홈페이지에 이 글이 올라가길 바라구요. 저도 많이 퍼 나를건데 여기 저기서 자주 보여서 다소 짜증시나더라도 다같이 행복하기 위한.. 안타까운 소식 듣지 않기 위한 글이라 생각해주시고 훈훈한 네티즌의 모습을 보여줍시다. 
올해만은 안타까운 죽음 꼭 막아봅시다. 부족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