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존재, 존재감
게시물ID : lovestory_11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윤정
추천 : 11
조회수 : 75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4/04/08 07:39:20
난 '존재감'이라는 말을 쓰기를 좋아한다..
존재감.. 이라는거..
어쩌면 세상 사람 모두가 이걸 위해 사는건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대화명에 내 이름을 넣은 친구에게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야.. 내가 제일 존재감을 느낄때가 언젠지 아냐?
다른사람 대화명에 내 이름 들어가 있을때다.. ^ ^ "

여기서의 존재감은... 상대적 존재감이다.
내 존재 여부에 상관없이..
그 사람에게 부각되는 내 존재.. 혹은 그 강도..

어터케 보면.. 사실, 모든건 상대적이다.
어터케 보면.. 존재감이란 개념 자체가 상대적이다.
모두가.. 존재한다고 해서...
모두가.. 정말 존재하는 건 아니다..
누구는 누구보다 좀 "더" 존재하거나 "덜" 존재한다.
우리 모두가 죽는 날까지 발악하며 살면서 이루고자 하는건
남들보다 좀 "더" 존재하기..................................................

예를 들어.............
홍명보 선수는 우리학교 청소부 아저씨보다 좀 "더" 존재한다.
왜냐... 홍명보 선수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인정하거든..

근데.. 상대적으로 보면 다르다.
울학교 청소부 아저씨 부인에게
홍명보 선수보다는 청소부 아저씨가 훨씬 "더" 존재한다.

그거면...........덴다.......
그렇지 않은가...............................

나.. 죽었다 깨나도 울나라 축구 대표팀 못들어간다 -_-
더더욱이... 대표팀 주장.. 죽었다 깨나도 안덴다 -_-
그런데도.. 난 존재 하자나...........
"모두"에게 "좀 더" 존재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무진장" 존재하고 싶다........
엄청나게 존재하고 싶다.
무지막지하게 존재하고 싶다.
진짜 존재하고 싶다.
아주아주 존재하고 싶다.
열라.. 존재하고 싶다.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육쌈삘딩에서 띠어내려서 완전 짜부가 데서 죽는다면...
전국민이 "ㅉㅉㅉ 저런.. 안댔군 -_- " 하기보다는...............................
열 사람, 열 두 사람이. ...... 너무 가슴아프게 석달 삼일을 울어줬으면 좋겠다..........

내가 머리 꼭데기에서 노란 김이 폴폴 나도록 앓고 있으면
한 백이십 오명이 와서 "야, 갠찬냐... 빨리 나아라" 하기보다는
다섯 사람이 와서 글썽이면서 날 오래도록 꼬옥.. 안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콧물 질질 흘리면서 서럽게 울고 있으면
우리 기숙사 인원 전체가 와서 휴지 갖다주면서 코닦으라고 하기 보다는...
두 세 사람이 와서 팅팅 불은 내 눈을 빤히 보면서.........
왜그러냐고..... 같이 서럽게 울어줬으면 좋겠다.

마음을 등분해서 놔눠주는 엽기적인 투표가 있다면...
만 오천명이 "그대는 내 마음의 17.5%라오...ㅡ0ㅡ " 라고 하기보다는...
딱 한명이 와서 내가 자기 전부라고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소박한 욕심 같지만............
이루기는 참 힘든 꿈이다...........................................

그대를 사랑하고 그대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고
혹은! 그대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면서 결혼까지한 '그'를 보라...
그대와 얘기를 나누는 건 "이것"좀 다 보고...
그대와 어딜 가는 건 "이 일"좀 다 끝내고...
그대와 눈을 마추는 것 조차 "이 프로"좀 다 끝나고.......이다.

누군가의 전부가 된다는 건.. 어쩌면 그냥 꿈인지도 모르겠다..


.........흠..
여기까지 읽으면.........아.. 삶이 참 상막하고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모니터를 거꾸로 들고 다시 읽어보자...
그러면 그대는........
그대는 온전하고 고스란히 100%의 그대 마음을.. 누군가.. 혹은 무엇에게 줘 봤는가...

어언 2년 전...-_- 내 나이 열 아홉적에..........
까비르의 시를 읽었다..


.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 달새의 머리는 온통
. 달에 대한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따
. 그리고 비새의 생각은
. 다음 번 비가 언제쯤 내릴까 하는 것
. 그대가 온 생애를 바쳐 사랑하는
. '그'는 누구인가...



너는.............. 누구의 새인가..........
그리고..... 너의 새는.. 누구인가..

너는.. 존재하는가..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