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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앞에서 난 굴복했고 우리아이들은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게시물ID : animal_1149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일출근
추천 : 12/6
조회수 : 1232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5/01/07 23:57:52
원래 키우던 고양이 셋.  

그리고 와이프의 아이출산.  내월급은 고작 160여만원. 
 지금 당장 분유값에 기저귀값에 들어논 적금은 대부분 해지를 하고 힘겹게 사는중 후배의 전화.

 몸이 너무 안좋아지고 폐질환이 생겨서 고양이 두마리를 부탁한다고. 
 후배걱정도 들었지만 당장 내 살림이 이런데 어떡해야하나 망설였지만, 
 아내를 설득하여 집에 고양이가 다섯마리가 되었다. 그래도 집에 애가 있기에 최대한 빨리 분양자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후배의 고양이중 한마리가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단순 과식이아닐까 하는 생각, 걱정 반. 
 다음날 점심 동물병원을 찾았다. 
폐기종, 범백증, 장염일 확률이 클 수도 있다고. 

1차정밀검진을 하려면 약 20여만원이 들거라고.   순간 겁이 났다.
 돈앞에선 절대 약해지지 말자고 다짐했던 남자는 아이아빠가 되자 겁을 먹었다.
 1차검진에서 20만원. 만약 검사결과가 안나왔을 경우 2차검진. 
범백증 확진이 될 경우 80만원이상의 치료비.
 그것마저도 생존 확률이 10%..  

머리속에 모든게 스쳐지나갔다. 
이돈이면 우리애기 유모차 사줄 수 있고  
이돈이면 우리애기 이쁜 옷 사줄 수 있고  
이돈이면 마누라 외식시킬 수 있고 
이돈이면.........

 난 돈앞에 굴복하고 울면서 고양이에게 미안하다 말했다.
 엑스레이 진료와 관장, 구토억제제, 항생제만 받고 고양이를 데리고 차에 탔다. 
 내자신이 너무 미웠다. 그리고 세시간 후 그아이는 숨을 헐떡이며 픽 쓰러져있었다. 

 심각한 탈수증상과 동공풀림, 방뇨 방분을 하며 숨을 쉬지 못했다. 
울며 소리치며 폐와 가슴을 마사지했다. 
숨좀 쉬라고 
제발 숨좀 쉬라고. 

 거품문 입을 맞대고 인공호흡도 시켰지만 끝내 그아이는 무지개 다릴 건넜다. 
그날 밤은 너무나 괴로웠다. 
 그리고 어제... 후배의 다른 고양이가 구토를 하며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범백이다.  전염된 것이다. 
그 무서운 병은 또다시 우리아이를 괴롭혔다.
또다시 난 괴로워하며 생각해봤지만.. 
난 돈앞에서 굴복한채 그아이가 어떻게 죽어갈지 알면서도 그저 방관해야 한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아내는 이제 어떡하냐고 엉엉 울면서 아픈 아일 어루만진다.. 

그리고 그 다음날 루비는 싸늘하게 굳어있었다.


난 죄인이고, 죄목은 가난하기 때문이다.  
미안해 코코야, 미안해 루비야..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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