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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114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라콩★
추천 : 1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23 23:45:59
우리집 언덕 꼭대기
경사는 가팔라 눈이 오면 걱정이 태산
경사를 오를 때면 숨이 가빠 눈 앞이 캄캄
눈 뿌리는 작업공들은
대기오염도 심한데
마스크는 지급받고 일하는지
신발 밑창은 닳고 또 닳아
조금도 얼음 위에 머물지 못하고
지금도 나는 한 발
디디는 것도 머뭇머뭇
우리집은 자꾸만 위로 미끄러져 올라가
눈을 장막삼아
무대 뒤로 사라진다
언덕을 내려갈 땐 작업공도 일을 쉬어
얼지 않은 내리막
그 내리막 한쪽으로
일렬로 선 바바리맨
단정한 차림으로
언덕 아래까지 늘어서있다
수십명의 바바리맨
나는 애써 외면하려
하늘 보며 내려갔다
탁하다, 하늘이
참 딱하다 마음이 가난한 우리
농사꾼이 덮어 놓은 흙 아래 씨처럼
바바리맨들은 여전히
인내하며 서있다
이 골목에 사는 누구보다 추운 그들이다
바지 아니
팬티 한 장 살 돈 없어
바바리 한 장 걸친 그들이다
언덕위 우리집
미끄러워 갈수 없어
골목어귀에서 한참을 우는데
누군가 잡아끈 내 손이 머문 곳엔
손잡이가 있었다
튼튼한
인체공학적인 편안함과
미동 없이 날 버티는
그 손잡이
아늑한 우리집 있는
언덕을 올랐다
내복에 싸구려 솜잠바 입은 나
바바리 한장 달랑 거친 가난한 그들
꽝꽝 언 이 골목에
유일하게 뜨거운 그들
가난한 내 맘도 어느새
이렇게나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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