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증상이 나타난건 중학교 때.
수학 학원에 갔는데, 1:1로 제가 전혀 모르는걸 물어대더군요.
머리가 핑핑 돌면서
그때 순식간에 몸이 허공에 붕 떠오르고
의자와 책상이 뒤틀리면서 내가 내가 아니고 무슨 유체이탈 한 것 처럼
나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
실제로 내 뒷모습을 봤다고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뭔가 마구 흔들어대는 듯 어지럽고..
나와 선생님의 수업이... 무슨 영화나 연극을 보는 것 같이 펼쳐지더군요.
아무튼 내가 내 몸으로 부터 동떨어진듯한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종종 있었죠.
그런데 뭐 남들도 겪는 일이거니 하고 살았습니다만...
그런데 직장생활 하고 있는 요새 들어서, 중2때 겪었던 증상이 좀 많이 나타납니다.
많이 나타나다 못해
거의 일상이 되어서.... 매일같이 제가 저의 관찰자처럼 느껴집니다.
아바타? 처럼요
가장 지배적인 건, 혼잣말을 계속 해야한다는 겁니다. 다음 행동에 대해서요.
그러니까..
좀... 리모콘인데.. 근데 한 번 입력하면 입력이 안 되어서 계속 그 버튼을 눌러야합니다.
황망하다고 해야하나.
너무 많이 복잡해서 허우적거리는 느낌....
정신이 없어서 자꾸 딴생각(?)을 하니까, 열쇠 하나 찾는 것도 자꾸 잊어버려서
혼잣말을 하게 됩니다.
"열쇠를 찾아. 일단 열쇠를 찾아. 열쇠부터 찾아. 열쇠를 찾고. 일단 찾아."
이런 식으로요..
아마 누가 절 보면 좀 무서울 수도 있겠네요. ㅋㅋㅋㅋ
근데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알려주지 않으면, 도무지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게 좀 무서운게,
뭔가에 또렷이 집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일상생활 전반에서 이런 식입니다.
일을 하고 있는데도 좀 정신이 없다고 해야하나,
산만한 것과는 다르게 도무지 붕붕 떠서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고.
미묘하게 자꾸 몸이랑 정신이랑 한 박자 차이가 나네요.
뭔가 항상 좀 술취한 느낌?
그러니까, 늘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는거죠. 세상 모든 것에.
문제는 살고 있는 나까지도 현실감이 떨어져서. 무슨 꿈속이나 영화를 보는 듯.
내가 몸으로부터 한 3cm정도는 떨어져있네요.
이럴 때는 천천히 숨을 쉽니다. 숨쉬고 있는 자신이나 몸을 좀 의식하려고 노력합니다.
몸이 곧 나고 내가 몸 속에 들어있고, 이걸 인식하려고 노력을 해야합니다.
아니면 너무 정신이 없어요.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이요. 이거 당연한건가요? 흔한건가?
중학생 시절은 거의 1m이상 나로부터 멀리 밀려났다면,
이제는 한 20cm정도로 멀어진... 그러나 지속되는.
구구절절 써놓긴 했는데..
이건 뭐.. 설명이 너무 힘듭니다.
의자에 앉아있는데 정신이 비행기 타는 것 같아서, 구토증이 입니다. 어지러우니까요.
한때는 심장 뛰는 것이 두세시간씩 너무 신경이 쓰여서 고통스러웠는데
그게 사라진 대신에 이런 이상한 일이 생겼네요.
진짜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정상이 아니란건 압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게 공황장애의 일종인가요? 아니면... 그냥 남들도 다 겪는 장애인건가...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