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제가 겪은 일을 짧게 써 봤습니다.
이틀동안 엘리베이터가 고장인데 다들 누군가 신고를 하겠지 생각하고 안 하는 것 같아 내가 신고를 하게 됐다. 엘리베이터 옆에는 통합 관리 센터와 엘리베이터 회사 전화번호가 붙여져 있었는데 내가 왜 그 '통합 관리 센터'라는 곳으로 신고를 한 건지 지금도 후회가 된다. 내가 사는 곳은 무인 관리 시스템이 적용되어 상주하는 직원이 없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통합 관리 센터'라는 곳에서 관리를 한다.
"XX지구 통합 관리 센터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어제부터 고장인데 신고 들어 온 적 없었나요?"
"그걸 직접 신고를 하지 왜 여기다 전화를 해요?"
"엘리베이터 옆에 거기 전화 번호가 적혀 있어요."
"고장이 났다구요?"
"네."
"처음 신고하신 거예요?"
그건 내가 먼저 물어 본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가 어떤데요?"
"어제부터 계속 점검중이라는 표시등이 들어와 있어요."
"누가 거기 점검을 하면서 엘리베이터를 세워 놓고 있다구요?"
내가 전화를 한 날은 1월 2일이었다. 당연히 신정부터 점검을 시작해서 다음 날인 토요일 오후 7시까지 점검을 할 리가 없잖아. 이 사람아.
"연휴에 누가 점검을 해요? 고장이 난 거지."
"......."
"제가 신고해도 상관은 없어요. 그런데 거기가 관리사무소니까 전화를 한 거예요."
"관리 사무소라니. 관리사무소가 나는 무슨 말인지 도대체 모르겠네."
"거기에서 관리를 하시는 거잖아요."
"난 XX쪽은 잘 몰라서....... 처음 신고하신 거예요?"
"처음 신고했는지 아닌지는 제가 파악해야 될 사항이 아니라 그쪽에서 파악해야 될 사항이예요. 제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누구 신고한 사람없는지 조사하고 다녀요?"
"......."
"제가 신고해도 상관은 없다구요. 그런데 그쪽이 관리사무소니까......"
"관리사무소라는 게 도대체가 무슨 소리야. 나는 무슨 소린지를 도대체 모르겠네."
"그쪽에서 관리를 하시는 거잖아요."
"난 XX쪽은 잘 몰라서."
이 사람과의 대화는 끝날 것 같지가 않았다. 처음 신고하신 거예요?, 관리 사무소라니 관리사무소라는 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난 XX쪽은 잘 몰라서. 이 세 가지의 무한 반복이었다. 지친 나머지 나는 이렇게 말해 버렸다.
"차라리 제가 해결을 해 드릴게요. 직접 신고를 하실래요? 아니면 제가 할까요?"
"거기가 어딘데요?"
그제서야 그는 신고를 받지 시작했다. 전화를 한지 거의 10여분 만이었다. 대체 내가 왜 그런 쓸데 없는 소리를 10여분간 들어야 했던 것인가. 그러면 그에게 이익이 되나? 차라리 빨리 신고하고 텔레비전이나 보는 게 낫지 않을까? 당직이면서 그렇게까지 미친 듯이 일을 하기 싫어서 일을 하느니 차라리 살짝 모자란 척 해보고 싶었던 건가?
어쨌든 그는 신고를 했고 지금 엘리베이터는 동작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야릇한 불친절 때문에 짜증이 나서 그날 저녁부터 잠이 오지를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