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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식민 사관, 그 특별한 관계
게시물ID : history_24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룡815
추천 : 0
조회수 : 70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1/06 09:50:11
프린트해서 보면 대략 8장 정도분량인데

당시 일본군인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박정희가쓴 책들을 보면  식민사관에 함몰되어 결국 유신독재때 그것을 그대로 써먹는것을 알수가 있더군요

지금 그딸은 식민사관을 넘어 가서 문제긴 하지만...

암튼 시간나실때 한번쯤 일독권유합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2199

박정희와 식민 사관, 그 특별한 관계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유신 쿠데타, 서른네 번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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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체제 이해의 바이블, <우리 민족의 나갈 길>과 <국가와 혁명과 나>

▲ <우리 민족의 나갈 길>. ⓒ동아출판사

프레시안 : 그게 무엇인가.

서중석 : 바로 식민 사관이다. 앞에서 말한 두 저서, <우리 민족의 나갈 길>하고 <국가와 혁명과 나>에서 박정희는 서구 민주주의가 한국에 부적합하다고 얘기했을 뿐만 아니라 식민 사관에 대해서도 굉장히 역설했다. 한국적 민주주의를 뒷받침해주고 그 바탕이 된 것이 한국사와 한국 민족을 부정적으로 사고하는 식민 사관이다. 

다시 말해 왜 민주주의가 한국에는 맞지 않고 한국적 민주주의를 해야 하느냐에 대해 박정희의 두 저서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면, 거기에 식민 사관이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문 아무개 총리 후보자가 식민 사관에 젖은 발언을 했다고 해서 2014년에 순식간에 낙마하는 일도 있지 않았나. 도대체가 그렇게 식민 사관을 펴고 있다는 것이 요즘 한국인들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5.16 쿠데타를 전후한 시기에는 일반 대중한테 비록 수동적인 형태로나마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었다. 당시에는 지식인의 대다수도 식민 사관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했다. 상당 부분 마음속으로 지니고 있었는데, 다만 박정희처럼 그렇게 식민 사관을 당당히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차이가 나는 점이다.

박정희의 '서구 민주주의가 한국에 부적합하다'는 주장과 식민 사관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이 이 두 저서다. 유신 체제를 이해하는 데는 보물단지로 볼 수 있고, 유신 체제 이해의 바이블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 민족의 나갈 길>, <국가와 혁명과 나>에서 박정희가 역설하고 강조한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유신 체제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예전에 5.16 쿠데타를 다룰 때 개략적으로 살펴본 적이 있긴 하지만, 유신 쿠데타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두 저서를 다시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저서에서 박정희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

서중석 : 이 두 책에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이 어떤 주장을 했는지를 거친 형태로나마 살펴보자. 아예 <우리 민족의 나갈 길> 머리말에서 박정희 의장은 식민 사관에 근거한 개조론을 주장했다. 머리말에서 박정희 의장은 우리가 당면한 첫 번째 문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첫째로 지난날 우리 민족사상의 악(惡)유산을 반성하고", 그러니까 우리 민족사에는 악유산이 많다는 것이다. "이조 당쟁사, 일제 식민지 노예 근성 등을 깨끗이 청산하여", 이렇게 얘기했는데 일제 식민지 노예 근성이라고 한 것에는 '우리가 나쁜 노예근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제 식민지가 된 것이다', '한국인은 일제한테 당해도 싸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중석 : 예컨대 우리 민족성의 문제로 "악질적인 민족의 근성"을 제시했다. 우리 민족성을 아주 악질적인 것으로 본 것인데, 이광수의 민족 개조론에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단어는 약간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박정희는 "악질적인 민족의 근성은 사대주의, 반상적서의 계급관, 사색(四色) 당쟁 등과 결코 무관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의존 사상이나 아부 근성, 지배자에 대한 맹종 등도 이조 500년의 역사에 그 근원이 있다. 파당 의식도 이조사에 뿌리박고 있다. 이 당쟁은 순전 관직 쟁탈을 위한 대립, 반목에서 발생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구한말의 비극, 한일 합병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악질적인 민족의 근성"을 개조해야 한다면서 그걸 인간 개조로 제시했다. 이 점에서 이광수의 민족 개조론과 상당히 닮은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일제 관학자들이 주장하고 조선총독부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선전, 홍보했던 식민 사관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파당 의식도 이조사에 뿌리박고 있다"는 이야기도 뭐냐 하면 해방에서 5.16쿠데타가 날 때까지 우리나라 정치는 전부 파당 정치라는 것이다. 그게 "이조사에 뿌리박고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아주 중요한 주장인데, 그러니까 해방 후 나빴던 것이 다 우리 역사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전근대 사회와 근대 사회, 현대 사회를 구별하지 못하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그것들은 전혀 성격이 다른데도 이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 건가? 이건 일제 관학자들의 식민 사관을 이어받은 것을 해방 후 현대사에까지 연장해서 적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정희와 식민 사관과 이광수 '민족 개조론', 그 특별한 관계

그 부분과 결부해 박정희는 2장 1절 '이조 건국 이념의 형성'의 결론을 이렇게 내리고 있다. "이조 건국 이념이 유교적, 봉건적 전제주의며 사대주의적 모화사상에 유림, 사림 등이 주자학 등 문약한 비실용적 사장학에만 흘러 형식적 의례만을 관심한 결과 후대 자손을 위한 정신적 유산도, 민족적 자주 이념도 남기지 못했으니 일제 식민지 종말 후 해방 한국 사회에는 민족의 앞길을 인도할 정신적 지배가 없는 니힐리즘 상태를 자아냈다." 

난 "일제 식민지 종말 후"와 "해방 한국 사회에는 민족의 앞길을 인도할 정신적 지배가 없는 니힐리즘 상태를 자아냈다", 여기서 가운데가 비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일제 식민지가 됐다'는 것이 빠져 있다고 본다. 그 말을 차마 넣을 수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해방 후에는 봉건적인 사고나 인습을 씻어내고 근대적인 새로운 사상, 사고를 펴나가야 하는 건데 박정희는 조선 시대의 나쁜 것들이 일제 식민지 종말 후 해방 한국 사회에 그대로 있어서 한국은 니힐리즘 상태에 빠져 있다는 식으로 비난한 것이다. '결국 한국이 이런 상태가 돼버렸다. 그러니까 한국에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걸 바로 박정희의 정치 이념으로 치유해야 한다', 이런 뜻일 것이다.

2장 2절 제목은 '이조의 사회 구조가 지닌 병리'다. 아예 제목 자체에 '조선 사회는 병리적 현상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머리말에 나오는 이야기와 통하는 대목이 있는데 "빈곤이 고질화된 농촌 사회는 고리채 등의 이조적 악유산과 봉건적 요인이 그대로 남아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주장했다. 1950∼1960년대 농촌 고리채 등이 다 "이조적 악유산"이라는 주장이다. 

참 이해하기 힘든 역사관이다. 그렇다면 일제 시기에는 뭘 했기에, 다시 말해 20세기 전반기는 전 세계적으로 근대적인 변화를 이뤄간 시기인데 그와 겹치는 때인 일제 시기에는 뭘 했기에 "이조적 악유산과 봉건적 요인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됐느냐 하는 문제도 이해하기가 참 어렵게 돼 있다. 

박정희 의장의 논리에는 일제 시대가 쏙 빠져 있다. 일제 시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조적 악유산과 봉건적 요인"이라고 표현한 것을 온존시키려 한 것인지 아니면 없애려 한 것인지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어쨌건 이 당시에 있던 농촌 고리채 등의 문제는 "이조적 악유산과 봉건적 요인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박정희는 이야기하는데, 참 답답한 주장이다. 이 절의 결론에 해당하는 내용이 이렇게 돼 있다. 그 뒷부분인 2장 4절 제목도 참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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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절 제목은 '이조 사회의 악유산들'이다. 머리말에서 이야기한 "악유산"이 여기 또 나온다. 일제 관학자들의 식민 사관과 이광수의 민족 개조론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여기에 계속 나온다. 1에서 7까지 제시하는데, 다 그 이야기다. 사대주의 - 자주 정신의 결여, 게으름과 불로 소득 관념, 개척 정신의 결여, 기업심의 부족, 악성적 이기주의, 명예 관념의 결여, 건전한 비판 정신의 결여, 이렇게 7가지다. 명예 관념의 결여, 이것도 일본인이나 이광수가 참 많이 이야기한 것이다. 이 7가지가 "이조사의 악유산"들로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는 주장을 폈다. 예컨대 '일제 때도 그런 게 많이 보인다' 또는 '한말에 그런 게 보였다', 이렇게 했다면 그때는 조선 사회의 것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을 때니까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현대에까지 그걸 전부 연결시킨다? 그건 아주 특이한 역사관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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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박정희는 5.16쿠데타 때문에 불과 1년도 존재하지 못했던 장면 정권을 하나의 장으로까지 설정해서 다룬 반면 일제 침략기라든가 12년이나 존속한 이승만 정권, 정치적으로 굉장히 많은 사건이 일어났던 해방 3년기 등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무리 장면 정권이 밉다고 하더라도 일제 침략기, 이승만 집권기, 해방 3년기의 중요성 때문에도 그렇고 서술의 균형 문제를 고려해서라도 그런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피력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제 강점기와 관련해 친일파 문제는 자신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가 가는 측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독립 운동에 대해서는 제대로 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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