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밤늦게 집에 가는 길에 성폭행을 당할 뻔한 적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는 아무일도 없었지만 그때부터였나봐요 제가 저를 원망하고 슬픔에 잠긴게.
난 원래 밝고 긍정적이니 금방 다 이겨낼 거라고 생각했었고 정말 이겨낸 줄 알았어요.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잘 지내게 되는 것 같았는데..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첫 남자친구였기도 하고... 그와 함께 우리의 미래를 그렸었기에 너무나 큰 슬픔이었어요.
그 이후로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어요.
그래도 언제나 그랬듯이 저는 이 모든 일들을 다 금방 극복하고 다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자꾸만 술을 마시게 됐어요. 하루라도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됐어요.
먹는 것에도 문제가 생겨서 먹고 토하고.. 허한 속을 술로 달래고.. 그냥 그랬어요.
안되겠다 싶어서 상담소를 찾았는데, 뭐래더라 슬픔과 분노가 커져서 우울로 왔대요.
그래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어요.
많이 좋아졌어요. 더이상 술에 의존하지 않아요. 먹는 것도 좋아요.
그런데 가끔 찾아오는 이 감정들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슬플 때가 많고, 갑자기 엉엉 울기도 해요. 그러면서 밖에 나가면 다 괜찮은 척, 활발한 척 해요.
평소에 목소리 크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제가 힘들다는 걸 말할 수가 없어요.
말하면 다 떠나갈 것 같아요. 저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힘들어할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상담사는 혼자 있으면 안된대요. 근데 정말 모르겠어요.
이제는 다 극복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제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인지 몰랐어요.
그냥 다 너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