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분에서가 아닌 모든 부분을 포기했습니다.
첫 번째.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아버지
- 아버지가 TV조선을 비롯한 뉴스를 보시며 늘 문재인 저놈이 문제다 노무현이 문제다. 박근혜는 그래도 잘하고 있다. 완벽한게 어딨냐 저정도면 완벽에 가깝다 늘.. 그러시더군요. 한번은 뭐 강성노조때문에 우리나라 발전이 어렵다느니 뭐 그런 주제엿는데 아무튼 저놈의 귀족노존지 뭔지 저 노조들이 다 빨갱이야 그러시길래. 저놈들이 맨날 종북종북하면서 까지만 알고보면 저놈들만큼 매국노도 없고 쟤넨 종북이 아니라 종일(일본을 따르는)같다고 아직도 친일파가 사는 것 같다고. 새누리가 정말 나라 팔아먹을 새빨간 당이라고 호된 소리를 좀 했더니. 너까짓게 아직 어려서 아빠도 어릴땐 그럴줄 알았는데 너도 내 나이되면 다 국가를 위한 곳이 어딘지 더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둥 아직도 종북놈들한테 저게 좋은줄알고 헤벌레 하지만 진짜 애국은 자기가 볼때 새누리라며 엄청 찬양을 하더군요.. 그러다 제가 손석희가 나오는 JTBC 뉴스룸을 시청 중에 있엇는데 대뜸 아 이런 종북방송을 왜 보고 있냐며 TV조선을 틀더군요. 그래서 왜 뭐가? 아빠 뉴스 좋아하잖아 그랬더니. 저 손석희 놈도 전라도출신 아주 새빨간놈이라고 하길래.. 그 순간 아 정말 설득이 안되는 사람이구나 포기했습니다.
두 번째. 가장노릇을 못하는 아버지.
- 아버지가 정말 돈이란 돈을 꾸준히 일하면서 번지 어느덧 10년도 전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던, 동네에 등유를 팔고 주유소에서 일하시던 아버지가 그 일을 그만두시고. 여러군데 전전긍긍 하셨지만. 자긴 안될사람이라며 갑작스레 일을 놓고 집에서 논지도 오래됐습니다. 한 번은 돈을 버는 것보단 아버지가 뭔가 무책임한 것도 싫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순 있으나 손을 놓고 있는 방관자가 되는 것이 싫어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내가 볼때 아버지는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 포기한 것 같다 등 조금 심한 어투로 한 건 제 잘못이지만 그리해야만 문제를 확실히 파고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대뜸 너가 돈을 벌어봤냐. 아빠가 된 적이 있느냐며 가장이란 원래 힘든 자리다. 니가 이해못할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며 대뜸 넌 모르니까 조용히 있어라 스킬을 시전하시더군요. 그래서 울먹거리며 진짜 가장으로서 아빠가 아빠노릇을 한 적은 있느냐며 되물었지만, 헛웃음을하며 정말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을 하시며 니네 엄마가 이리 교육 시키더냐며 소리를 치더군요. 그 순간 아빠도 교육의 책임이 있는 데 왜 엄마만 탓하는가. 싶었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앞으로의 미래와 우리가족의 생활고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건지 물었더니. 진짜 엄청 저렴한 어투로 그리 내가 싫으면 이혼하고 따로살자고 하더군요.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려 노력해야할 가장이란 사람 입에서 이혼과 따로살자가 나오니 정말 흥분해서 그 순간 이 사람을 설득하기를 포기했습니다.
세 번째. 사소한부탁마저 설득해야하고 설명해야 하는 아버지.
- 집에는 아버지만 흡연자로 집안에 담배냄새가 너무나도 싫은 저는 아버지에게 담배를 정말 정중히 밖에서 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건 정말 고등학생때부터 너무나 스트레스였고 화장실에서 피는것마저도 너무나도 화가나 소리를 빽 지른 적도 많습니다. 그럴때마다 나를 이해하지못하겠다며 너가 나를 이해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아빠가 윗사람인데 너를 이해하냐며 장유유서같은 얘기를 꺼내길래. 이런 문제까지도 설득해야하나. 설명해야하나. 너무나도 갈등하다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네 번째. 가족이라 뭉클한 아버지지만, 얘기를 들으려하지 않는 아버지.
- 사람의 대화는 오고 가는 대화속에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려하며 다르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소통에서 비롯된다고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늘 자기가 옳고 너는 모른다는 식의 대화로 성인이 된 저를 아직도 어린아이 취급합니다. 집안의 문제를 해결할때도 늘 같은 주제로 시작하지만 자신의 먼 일들을 끌어와 얘기하고. 우리가족사만 얘기하자고 해도 모르는사람들, 자기 친구들 얘기들을 갑자기 꺼내 본질을 흐립니다. 그럴때마다 왜 자꾸 다른 얘길 하냐고 하면. 너가 이얘길 알아야만 자길 이해할수있을거다라고 하지만. 전혀 공감되지 않는 알수없는 얘기들을 합니다. 가끔은 얼마나 일이 안풀리면 저럴까 싶지만. 단 한번도 가족의 경제적 문제. 어려움. 고난을 해결하려 노력한 적 없고. 엄마와 제가 그런 얘길 꺼낼때마다 너넨 왜 나만 갈구냐며 화만 내고 집안의 물건을 부수기 일쑤며. 대화가 통하지 않아 단절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서운한건 얼마나 많은지. 우리 서운한건 단 한번도 헤아려 주지 않더군요. 아버지기에. 가족이기에. 같이살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제 모습을 조금이라도 생각해줬음 해서 대화를 하려 시도하지만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이젠 너무너무 멀어져서 아빠와의 대화를 할때면 정말 벽과 대화하는 기분이랄까요.
아버지를 바꾸려 편지도 쓰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애원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그 콧방귀와 헛웃음은 너무 저를 비굴하게 했습니다.
오히려 넌 떠들어라 난 안듣는다의 태도가 너무나도 불쾌하고.. 이제는 심신이 지쳐 어떤 방향으로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자유게시판에 써보고 싶었습니다. 해결방도는 제가 찾아야겠죠.. 하하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