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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산지 5년이 되어가네요
게시물ID : gomin_1153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ㄴㅇㄹΩ
추천 : 2
조회수 : 49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1/31 09:50:59

미국에 온건 정말 갑작스러웠어요. 한달 전에 아버지가 갑자기 미국에 발령이 났다고 하면서 가족 저체가 미국에 간다고 하시는 거에요. 우리 아버지 하는 일이 대체로 그렇답니다. 한국에서도 그다지 훌륭한 학생은 아니었고 대학에 가면 무엇을 공부할지 무슨 일을 할지 아무 생각해놓은 것도 없어서 미국에서도 훌륭한 학생이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네요. 열심히 공부했다고는 절대로 말 못합니다. 그저 남들 하는 것보다 더 할때도 있었고 덜 할때도 있었고 11학년엔 나름 열심히 공부했지만 12학년때는 별 것 안하면서 세월을 보냈죠. 그렇게 해서 대충 주립대 중 하나를 들어갔습니다. 아무도 뭘해야할지 가르쳐주지 않았고 저도 찾아나서지는 않았죠.

첫 학기엔 원래 사람 잘 사귀는 성격도 아니고 언제나 머릿속엔 '한국에도 친구 없는데 미국까지 와서 무슨 한국사람이랑 노나?'라는 생각이 있어서 한국사람이랑은 최대한 거리를 뒀습니다. 사실 거리를 뒀다고 할 것도 없는게 그냥 제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저는 그냥 그렇게 계속 한학기 내내 혼자 방에 있었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수업을 들었어요. 학기가 끝나갈땐 약간 맛이 가서 말까지 더듬게 되자 보다못한 어머니가 와서 그냥 그 학기는 Withdraw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후로 1년 내내 주변 CC를 전전하면서 크레딧이나 따고 다녔는데 내일이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네요. 어차피 달라진 건 없지만 학교를 다니고 졸업이라도 안하면 할게 없으니까요
 
주 위 사람들은 졸업하고 대학원가고 취직하는 계획을 다 세우고 실행하고 있던데 저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왜 공부를 하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어쩌다가 이 학교 이 전공을 선택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대학원 MBA를 졸업하기를 원하시는 데 사실 전혀 그런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인턴을 해본 적이 있는데 전부 저보다 훨씬 학벌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도 그렇고 회사라는 곳이 저는 정말 견딜 수가 없네요 전 나중에 취직같은 건 못할 거 같은데 그렇다고 딱히 다른 걸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이제 한국에 있던 사람들이랑은 전부 연락도 끊기고 어차피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는 사람 없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향수같은 것도 느껴지지는 않네요 어차피 어디있던 외톨이고 아웃사이더고 Abomination인 건 마찬가지니까, 딱히 어디에 있고 싶다 어디에 가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사실 그냥 죽어버려도 별 상관은 없을 거 같아요. 더 이상 내 인생에 더 재미있는 일이 생길 거 같지도 않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까 죽어봤자 슬퍼할 사람도 얼마 없겠죠 부모님도 저같은 거 먹여살릴 필요 없으니까 노후가 훨씬 편안해질 거에요

제가 왜 이런글을 여기다가 썼는지는 모르겠네요. 어차피 저는 이런 이야기 나눌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럴거라고 생각해주세요. 사실 읽을 필요도 없어요. 재미없는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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