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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 엄마를 울렸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433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yang댱
추천 : 2
조회수 : 74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1/08 13:26:49
내가 꼬꼬마였던 5살 때, 나는 집에 혼자 있기를 싫어했다.  
다른 몇몇 아이들도 그랬겠지만, 나는 유독 무서워했던 거 같았다.  
혹여나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엄마를 붙잡고 엉엉 울어대기 일쑤였기 때문에, 내가 한눈을 판 사이에 나갔다가 들어오셔야만 했다.  
그날도 엄마가 잠시 누굴 만나러 가셔야 했는데, 내가 노는 사이에 몰래 나가셨었고, 노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뒤늦게야 엄마가 사라진 것을 아시고 빽 울어댔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집에 혼자 있으니 무서워져서 나는 현관문 앞으로 의자를 낑낑대며 가지고 왔었다. 
예전부터 아빠가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면 현관문을 잠글 수 있는 걸 알려주셨기 때문에, 그걸 알고 있었던 나는 그 의자 위에 올라가 현관문 체인, 문고리 등등 잠글 수 있는 건 전부 잠갔다. 
하지만 이렇게 해봐도 도통 안심이 되기는커녕 창문으로 들어오면 어떡하지, 라는 이상한 생각마저 나서 무서워진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그런데 따뜻한 이불에 들어가 있으니 잠이 솔솔 오기 시작하였다. 
자면 안 된다고는 머릿속에서 떠올랐지만, 그 상태에서 잠을 자고 말았다.  

그렇게 자고 있던 와중, 나는 무언가 쿵 하는 소리에 놀라서 깼다. 
그 소리는 누군가가 현관문을 발로 차는 소리였다. 
그때 정말로 무서워서 울면서 엉엉 울어댔는데, 그때 현관문을 발로 차는 소리뿐만이 아니라 다른 소리가 들렸다. 

 "○○아, 있으면 제발 문 좀 열어줘 제발..!!"  
그 소리는 엄마 목소리였다. 
그런데 잘 들어보니 엄마가 엉엉하고 울면서 문을 발로 차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문을 전부 잠근 상태에서 열쇠로 열어도 열리지 않았고, 내 이름을 계속 불러봐도 그때 자고 있었던 나의 대답이 없어 내가 납치라도 당하신 줄 아셨나 보다. 
그렇게 그 목소리가 엄마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 현관문을 열자 엄마와 이모가 계셨고, 엄마는 시뻘게진 눈으로 날 쳐다보다가 끌어안으며 우셨다. 
그리고 이모와 엄마는 나에게 다시는 이러고 잠들면 큰일 난다고 주의를 시키셨고, 엄마는 집에 들어가서 눈물을 계속 닦으시며 내가 좋아했던 오렌지를 주신 것까지 기억이 난다.  

지금 엄마한테 다시 그 일을 물어보고 나니, 엄마는 그때 내가 큰일 난 건 줄 알아서 제대로 오해를 하시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시려다가 내가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약 11년이나 지났지만, 꽤 오래 남는 듯, 아직도 오렌지를 먹을 때마다 그 일이 떠올라서 죄송한 마음에 먹기가 꺼려지기도 하는 그런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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