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곧이들린다는 비유다.
전국 시대 위(
魏)나라 혜왕(惠王)은 조(趙)나라와 강화를 맺고 그 증표로서 태자를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게 되었다. 당시에는 흔히 있는 관행이었다. 그러나 귀한 신분인 태자를 타국에 홀로 보낼 수는 없으므로 돌봐 줄 후견인 한 사람을 붙여야 했다. 이때 발탁된 사람이 방총(龐葱)이란 대신이었다. 이윽고 출발에 앞서 하직 인사를 하게 되었을 때, 방총은 임금에게 이렇게 물었다.“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누가 믿겠소.”“그러면 또 한 사람이 같은 소리를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역시 믿지 않을 거요.”“만약 세 번째 사람이 똑같은 말을 아뢰면 그때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그 땐 믿어야겠지.”이 말을 들은 방총은 한숨을 내쉬고 간곡한 목소리로 말했다.“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은 어린애도 알 만한 상식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 세 사람, 이렇게 전하는 입이 여럿이다 보면 솔깃해서 믿게 됩니다. 예컨대 ‘없는 호랑이를 사람 셋이 만드는 셈’이지요. 신은 이제 태자마마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나거니와, 신의 빈자리에 온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아마도 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여럿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조나라 서울 한단(邯鄲)은 이 대궐에서 저잣거리보다 수천 배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라 신으로서는 변명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쪼록 전하께서는 이 점을 참작해 주십시오.”“과인의 아들을 맡기면서 어찌 경을 의심하겠소?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니 안심하고 떠나도록 하오.”그러나 방총이 태자를 모시고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를 헐뜯는 참소가 임금의 귀를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혜왕도 처음에는 일축하고 말았으나, 같은 소리가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자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태자는 볼모의 신세를 면하여 귀국하게 되었지만, 방총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