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둘 중에서 누가 더 나쁘다/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보나요? A는 찬장 위의 과자를 훔쳐먹으려다가 실수로 컵 하나를 깨뜨렸습니다. B는 실수로 싱크대에 부딪히는 바람에 컵 9 개를 깨뜨렸습니다.
사람의 선악 혹은 도덕적으로 적절성 여부를 따질 때는 단순한 도덕적 명제(사람을 죽이면 나쁘다 등)만이 아니라 '맥락'이라는 걸 파악해야합니다.
행위의 맥락을 제거한 채 단지 1차적으로 도덕적 명제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악행이라 봅니다.
'아청아청한 영상을 가지고 있으면 징역 5년!' (아동성폭행 가해자에게는 음주, 나이, 초범 등을 고려하여 형량을 스팀마냥 75% 할인하며)
'왜이리 폭력적이야?말로 좋게 좋게 하면 될 것을' (나라에서는 말을 안 들어쳐먹자 시위하는 세월호 유족에게)
'우리 땐 좀만 노력하면 됐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열정이 없어 너무 배부르게 커서 그래 헝그리정신이 없어 쯧쯧' (대학교만 나오면 기업에서 모셔가던 어르신이 고스펙 쌓아도 취직 안 돼서 피똥싸는 젊은이에게)
'사람의 생명을 죽이다니! 안중근 김구는 테러리스트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폭력적인 만화, 게임, 애니가 범죄를 일으킨다!' (부모, 학교, 사회의 책임은 모른 척 한 채)
마찬가지로 오유가 ㅇㅅ에게 어떠한 수모를 당했는지 ㅇㅅ당사자를 제외한다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인데 '아무리 그래도 욕설은 너무 심하잖아요 빼애애액!' 하는 건 저 위의 사례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쿨병이라 함은 사건의 구조적인 문제, 맥락을 파악하지 못 하는 모지리들이 1차원적으로 도덕적 명제만 들이대는 것입니다.
글 처음에 낸 문제 있잖아요? 재미있는 건 어린 아이에게 물어봤을 때 3~4세 정도의 아이는 무조건 컵을 많이 깨뜨린 B가 나쁘다고 하지만 그 연령을 지난 아이는 A가 나쁘다고 한다네요. 5세 이상정도면 어느 일의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더군요.. 그러면 가능성은 둘 중 하나이겠죠 1. 실질적 지적 능력이 5살 아이보다도 못 하다 2. 맥락을 따져보기는 귀찮고 그냥 쿨한척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