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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맛있나요? 안드로이드는 왜 기다려야 하는가
게시물ID : it_49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이어폭스10
추천 : 0
조회수 : 6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1/11 1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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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9과 안드로이드 6.0 업그레이드, 어디까지 왔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M'이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처음 선보인 것은 5월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회의 Google I/O 2015였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난 후 애플(Apple) 역시 전세계 개발자 회의 WWDC 2015에서 모바일 운영체제 iOS 9을 선보였다.


하지만 공식 업데이트 일정은 구글보다 애플이 빠르다. 애플은 아이폰 6S와 6S 플러스를 발표하면서 기존 iOS 기기들을 대상으로 iOS 9 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탑재한 넥서스 5X와 6P 출시가 아이폰보다 늦어지면서 10월부터 넥서스 기기들을 대상으로 팩토리 이미지를 제공했다.
그리고 2015년 11월 2일 기준으로 애플 iOS 9은 전체 iOS 기기의 절반이 훨씬 넘는 66%까지 점유율이 늘어난 반면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탑재한 기기는 겨우 0.3%에 머물렀다. 물론 안드로이드폰 전체 판매량이 아이폰보다 많고 구글 넥서스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지만, 대다수 제조사들이 빨라야 내년 초부터 일부 기기를 대상으로 마시멜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할 예정이라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같은 시기에 OS 업데이트가 제공되었음에도 최소 몇 달을 기다리거나 아예 업데이트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iOS는 출시=업데이트, 안드로이드는 출시가 시작

 iOS는 애플 차세대 아이폰에 맞춰 개발되어 신제품 출시와 업데이트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공식 발표한 이후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의 하드웨어와 기능, UX, 기본 앱 등과 같은 환경을 고려해 추가적인 작업과 테스트를 거친 다음에야 업데이트 한다.


 구글은 제조사들과 앱 개발자들, 그리고 소비자들을 위해 순정 안드로이드 OS를 가장 빨리 탑재해 출시하는 레퍼런스 기기 넥서스(Nexus) 시리즈를 통해 OS 발표와 파트너 제품들의 업데이트 사이에 벌어지는 간격을 보완하고 있다. 넥서스를 만드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판매량보다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안드로이드 노하우를 습득하고 이를 자사 제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스마트폰 중에서는 HTC와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초창기에 참여했으며, 이후 LG전자, 모토로라 모빌리티, 화웨이를 거쳤다. 특히, LG전자는 넥서스 4, 5, 5X까지 넥서스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넥서스 5X 출시 직후 LG G4에 빠른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OS 개발은 구글이, 업그레이드는 제조사 몫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iOS 플랫폼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애플은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도 앱이나 콘텐츠 판매로 수익을 낼 수 있고, 플랫폼을 옮기지 않는다면 다음에도 아이폰을 구입할테니 iOS 기기에 하드웨어가 지원하는 한 최신 버전의 iOS를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준다.
이번에 애플이 발표한 iOS 9을 지원 기기들을 살펴보면 아이폰은 2011년, 아이패드는 2011년, 아이팟터치는 2012년 출시된 5세대 모델까지 지원한다. 아이폰 4S와 같은 해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와 갤럭시 노트의 경우 마시멜로는 커녕 롤리팝 업그레이드도 못하고 지원이 끝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안드로이드는 제조사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도 각 기기에 맞는 드라이버 설치와 테스트, UX와 기본 앱 등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은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의 몫이다. 만약 OS를 업그레이드 한다면 추가로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까지 고스란히 제조사 부담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만 들어갈 뿐 이익을 기대할 수 없으며 설령 돈을 들여 업데이트를 해도 아이폰처럼 소비자들이 다음에 반드시 자사 제품을 구입해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판매량이 나온 글로벌 모델과 브랜드 이미지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 아닌 다음에야 업그레이드를 해주기 힘들다.
미국 이동통신사 T-Mobile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6.0 업데이트 예정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 대부분 작년-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로 구글 넥서스 5가 겨우 2년을 채웠을 뿐이다. 중보급형 시장에 나온 모델은 업그레이드 순서에서 뒷전으로 밀리거나 아예 처음부터 업그레이드는 없다고 못박고 있기도 하다. 
 

OS 안정화와 저가제품 범람도 업그레이드 방해

과거 안드로이드 초창기에는 버그도 많고 기능도 떨어졌으며 OS에 따라 앱 지원 유무도 갈리는 등 파편화가 심했기 때문에 OS 업그레이드 지원이 제품 구매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항목이었다. 그래서 제조사들도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나 4.0 젤리빈까지만 해도 얼마나 많은 모델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가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4.4 키캣 버전 이후로는 안드로이드도 전반적인 안정화가 되면서 업그레이드 제공은 필수 항목에서 살짝 뒤로 빠졌다.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앱이나 주변기기들이 4.3~4.4 버전 이상만 되면 큰 문제 없이 돌아가고 하드웨어 스펙도 상향평준화 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은 풀HD급 스마트폰에 키캣 정도면 큰 불편 없이 안드로이드폰을 쓸 수 있게 됐다.
또한 중국 업체들의 도전과 신흥 시장 진출 등으로 중저가 라인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OS 업그레이드 같은 행위보다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쪽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OS 업그레이드만 문제는 아니다, 보안 업데이트는?


MS에서 만드는 윈도우(Windows)는 출시일에 따라 제품 판매일, 그리고 지원 종료일이 지정된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 정책이 있다. 해당 버전 윈도우 판매가 중단된 다음에도 일정 기간 동안 보안 업데이트와 핫픽스를 제공해 OS에서 중요한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다음 제품을 구매할 시기를 결정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모바일 OS에서는 특별히 정해진 제품 수명 주기와 보안 업데이트 계획이 없다. 애플처럼 OS와 스마트폰을 함께 만든다면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제품 수명 주기를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긴급한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OS는 구글이 권장하는 대략적인 가이드 라인이 있을 뿐 이를 결정하는 쪽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다.

일례로 올해 7월 보안 전문 업체 Zimperium Mobile Security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스테이지프라이트(Stagefright)는 전체 안드로이드폰의 95%에서 문자메시지나 미디어 파일을 보내 사용자 몰래 악성코드에 감염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다. 해당 보안 업체는 구글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고 구글은 곧 보안 패치를 만들어 배포했지만 실제로 패치를 업데이트 한 제품은 전체 안드로이드의 일부에 불과했다.
안드로이드 보안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구글과 파트너사들은 MS 윈도우처럼 매월 정기적인 보안 패치를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기기별로 보안 패치를 배포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넥서스 시리즈는 최대 3년의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글로벌 제조사의 잘 알려진 최신 플래그십 모델도 빠른 대처가 가능하겠지만, 제조사가 사라졌거나 소프트웨어 지원을 하지 않는 경우 보안 패치를 받지 못하고 취약점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는 누가 책임지는가?

안드로이드는 표면상으로 애플 iOS와 경쟁 관계지만 그 속을 파고 들면 안드로이드 파트너들 모두가 상대방의 경쟁자다. 원칙적으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사용자는 구글 계정과 구글 플레이 스토어 구매 내역만 있다면 다른 회사 제품을 새로 구입해도 백업을 통해 기존 사용 경험을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들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및 재구매를 끌어내기 위해 온갖 전략을 짜내야 한다.
그래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표준화에 맞서 자사 제품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OS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하드웨어 스펙과 기능을 비롯해 UX, 앱 마켓, 콘텐츠 유통, 액세서리, 그리고 모바일 결제까지 구글 대신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들로 대체하고 있다. 큰 수익은 낼 수 없을지라도 점유율을 높이면서 차기 제품 구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정 안드로이드에서 바꾼 것들이 늘어날수록 당연히 OS를 업그레이드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더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보다 빠르고 오랜 기간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구글 넥서스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구글 역시 파트너들을 몰아내고 자신만의 안드로이드 세상을 만들 실력은 없다. 넥서스 자체가 제조사들에게 OEM 방식으로 만들고 있는 데다 판매량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고, 초저가 안드로이드 원을 발표하고, 조립형 스마트폰인 프로젝트 아라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아직도 안드로이드 시장은 구글 전략보다 파트너사들의 제품과 마케팅으로 굴러간다.
결국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정작 누구도 주도하거나 책임지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업그레이드 주체는 OS를 만든 구글도, 제품을 만든 제조사도, 이동통신사도, 그리고 앱 개발자나 소비자도 아니다. 원칙상 제조사 책임이지만 추가 비용만 들고 수익을 낼 수 없는 생태계 환경에서 이를 강제하거나 뒷받침할 방안도 없다. 그래서 매번 새로운 OS가 나올 때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자신의 기기도 업그레이드 대상에 포함될지, 언제쯤 제공될지 초조하게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이수원 수석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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