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사랑이 가득하고 아빠도 가정적이고 언니도 모범적이고 명문대생이다 그런데 가족 내에서 나는 늘 암적인 존재 같다 엄마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토로한다 "집에 막내딸이 늘 힘들게 한다 나는 그 애를 사랑하는데 왜 얘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모르겠다 그 애는 늘 나에게 화만 내고 괴롭다" 결국 나는 엄마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을 처음 봐도 늘 따가운 눈초리 속에 지내게 된다
나는 초중고 모두 학교 임원으로 지냈고 친구들도 많았다 대학교 와서도 각종 동아리에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낸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만 오면 나는 늘 괴팍한 성격에 사람들과 못어울리고 감정조절이 안 되는 싸이코패스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엄마는 늘 내게 말한다 세상에 너처럼 못돼쳐먹은 딸은 또 없다고 그리고 주변 내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말한다 너희는 모두 속고 있다고 얘는 정말 못됐는데 밖에서만 순한 척 밝은 척을 하는 거라고 나는 밖에서나 안에서나 크게 다르게 행동한 적이 없다 생각했는데 엄마는 내가 남자친구가 생기거나 임원이 되거나 친구들이 생기면 그 사람들이 내 실체를 모르고 당할까봐 노심초사하신다 이제 점점 헷갈린다 정말 나는 이중적인 괴물이고 우리 가족은 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걸까 결국 내가 모든 일의 문제인 걸까 착하고 선량한 엄마는 나로 인해 괴로운 걸까 나는 내가 가족 안에 있으면 괴로웠는데 알고보니 내 잘못이었던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