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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 라그나 게이트 이야기가 나와서...
게시물ID : gametalk_292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화상자
추천 : 14
조회수 : 1229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6/01/12 00:24:55
베오베간 라그나로크 이야기에서 라그나게이트라는 커뮤니티 이름을 듣고 문득 생각난 일이 있어서 말이죠.
15년 지난 먼 옛날 이야기니까 이젠 말할 수 있다.
설마 이글 보고 저를 알아볼 사람이야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ㅎㅎ  

한 2002년 언저리였던것 같은데 강남역에 있는 IT회사에서 병특을 하고 있었더랬죠. 회사가 대구에서 통으로 이사오는 바람에 오갈곳 없어진 경상도 남자 직원들 회사 침실에서 먹고자고 하던 뭐... 그런 회사였습니다. 아직 회사가 남아 있으니 사명을 언급하기는 좀 그렇네요.  

여튼 병특으로 일하던 서버관리자 중에 좀 특이한 친구가 있었는데 여러가지로.... 참 특이했죠. 
어찌나 안씻는지 회사 전체에서 메주뜬내가 나서 회사 사람들이 씻겨 보려 했으나 실패. 그 뒤로 아래 사건으로 회사 그만둘 때까지 씻은 적이 없는 전설적인 인물이에요.  

그 친구가 그 당시 일은 안하고 24시간 매달려 있던 게임이 라그나로크였는데 그 때는 그냥 알아서 하겠지 하고 다들 별로 뭐라고 하지는 않았었죠. 

그러던 어느날... 
명색이 IT서비스 회사 서버 관리자가 약 1주일간 잠적을 해 버린겁니다! 
집에서도 연락이 안된다고 회사로 전화가 올정도여서 난리가 났었죠. 그러다가 1주일 정도 지나서 나타났는데 PC방에서 게임을 했다더군요 ㅡ.ㅡ 얼척이 없었지만 주의만 주는 정도로 넘어갔는데, 아 이 친구가 또 다시 잠적을 한 겁니다.  

이번에는 한달 넘도록 안 나타나서 그냥 해고 처리하고 다른 사람을 뽑았는데 말이지요.  
새로온 친구가 회사 네트웍 트래픽이 이상하다고 하네요? 자기가 보기에 좀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다며 찾아보더니, 놀고 있는 테스트 장비 하나가 네트웍을 다 잡아먹고 있다는겁니다. 분명히 놀고 있어야 정상인데 디스크 공간도 장난아니게 쓰고 있고 뭔가 엄청 부하가 높더군요. 

 그래서 뒤져보니..... 
라.그.나.게.이.트  

라는 사이트가 거기서 몰래 운영 되고 있더구만요. ㅡ.ㅡ 
그 당시 게임에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OMG! 상당히 큰 커뮤니티더라고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팀장한테 말하니 당장 지우라고 해서 제가 제 손으로 'rm -rf *' 해 버렸습니다. ㅡ.ㅢ
사이트는 바로 다운. 약 5분뒤 한달 넘게 잠적했던 그 친구 전화가 왔네요. 뭐 지웠냐고. 
지웠다고 했죠. 그러고는 30분 쯤 지나니 바로 회사에 나타났더군요. 
사장이랑 짧게 면담만 하고는 창고에 쳐밖아뒀던 짐 가지고 사라졌네요.  

라그나게이트는 자료들이랑 장터글이 다 날아가버렸고 몇일간 문을 닫은 끝에 일부가 복구 되기는 했더군요. 공지에는 'xx님의 지원으로 사용하던 서버에 문제가 생겨서... 어쩌고...'

당시 상당히 큰 난리가 났던것 같은데 오래되서 아직 기억하실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이 바닥에서 16년 가까이 격은 일중 가장 골때리는 사건중에 하나인데 공돌이 글솜씨로 적으니 영 재미는 없네요. ㅜ.ㅜ 

 아.. 그 친구는 그 후 병특 포기하고 군대 다녀와서 몇년전 다른 회사에서 잠깐 다시 같이 만나게 되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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