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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의 비아냥, 교묘한 프레임에 드리는 첨삭지도
게시물ID : sisa_1155972짧은주소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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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32
조회수 : 163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0/04/27 1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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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903124?od=T33&po=0&category=&groupCd=clien_all


https://news.joins.com/article/23763544?cloc=rss-news-column#none 


중앙에서 재밌는 칼럼을 하나 냈네요. 할일이 많으니 딴짓을 하기 좋은 시간이고 오랜만에 칼럼 첨삭지도를 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첨삭지도는 중앙일보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시는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님이십니다.


일단 제목부터 잘못됐습니다. 제목에서 "코로나가 권력을 좌측으로 밀었다"고 되어있는데, 개념 정리부터 다시 하고 가겠습니다. 코로나가 있기 전부터 한국 정치사회는 한국형 좌측 지향이었습니다. 일단 당신들이 그토록 억울해하는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정권이 탄핵되고, 민주당 정권이 2017년에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한 해 전인 2016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제 1당을 차지했습니다. 코로나가 권력을 좌측으로 밀기 전에 이미 오래전에, 시민들의 선택은 한국형 우파 새누리당이 아니라 (당시) 야당이었습니다. (2018년 지선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코로나가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요소이긴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촉진제였을 뿐, 전체 판세를 뒤집는 역전 플레이어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교묘하게 사실을 호도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좌측, 좌측 하니까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제가 앞 문단에서 붙였듯 이것은 "한국형" 좌측입니다. 정치철학적으로 보았을 때, 민주당은 아주 당연하게 "상식적 우파" 포지션을 차지합니다. 한나라-새누리-자한당-미통당은 "극우" 포지션입니다. 모든 국가에서 정권을 잡으면 "아 큰일 났다. 저 당은 막아야 한다"는 우려를 자아내는 그 극우말입니다. 그런데 이 극우조차 매우 기괴하게 왜곡된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극우라고 하면, 외국인을 혐오하고, 세계화를 거세게 반대하며, 자국 자민족 중심으로 이익을 주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한국형 우파"들은 그 이익이 도달하는 지점에 일본이 있습니다. 자국의 소녀들이 전쟁에 끌려가 말로 할 수 없는 피해를 당했는데 이를 외면하고, 자국을 침공했던 군대의 행사에 참석하며, 그 나라가 갑자기 뒤통수를 후리면서 무역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응하는 것을 반대하고, 무조건적으로 잘못했다고 빌라고 하는 것이 어찌 우파, 극우가 될 수 있습니까.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첫 출발점이 개념정리입니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도 용어정리부터 해야 합니다. 먼저, 좌측과 우측에 대한 개념 정리를 다시 하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첫 문단부터 비아냥이 작렬하네요. "묻고 더불로", "보수 중진이 검증도 안 된 정치신인들에게". 일단 '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이라는 당의 이름을 비꼬았네요. 게다가 곽철용의 유명한 대사인 "묻고 더불로 간"다는 유행어도 살짝 비틀었네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교수님처럼 나이드신 분이 그런 대사를 인용할 때쯤이면, 그 유행은 한참 지나갔습니다. 아직 인터넷력이 부족하시네요.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하시기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보수 중진이 얼마나 못 했으면 검증 안 된 신인에게 졌겠습니까. 그리고 검증도 되지 않았다는 건 누가 그렇게 평가하나요. 게다가 검증도 되지 않은 후보들을 유권자들이 찍었다는 것은,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 나라의 주인인 시민들을 무시하는 언사 아닙니까? 그토록 "자유"민주주의라는 프로파간다를 좋아하시는 우파시라면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 유권자의 선택은 민주주의 사회 주인으로서의 선택이고, 이를 "검증 안 된"이란 수식어를 붙이면 주권자에 대한 무시입니다. 시민들의 선택을 존중하시고, 그들의 판단과 검증을 믿기 바랍니다. 일단 "우파학자"로서의 자격 미달이십니다..


두번째 문단은 더 환상적입니다. "정치스타"란 나와선 안되는 인물입니다. "정치스타"하면 딱 한명 바로 떠오르는데, 포레스트 검프처럼 뛰기만 하시는 분이 있죠. 2012년 그의 데뷔(?)는 정말 센세이션이었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정치인은 스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들이 싫어하는 포퓰리즘을 하는 사람이거든요. 정치인은 보다 면밀하게 고민하고 때로는 자기 진영 내의 반대가 있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선택도 과감히 내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스타"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항상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정책을 펴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정당한 소수의 목소리, 미래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맙니다. 정치스타를 기대하시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져서 껄끄럽습니다. 다음 칼럼부터는 이런 문구는 삭제해주세요.


"좌파"에 대한 분석은 위에서 했으니 약간만 덧붙이겠습니다. "좌파가 잘해서가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좌파는 어떻게 정의하시는지 묻고 싶네요. 소련, 중국, 공산당만 좌파인가요? 스웨덴의 정치개혁을 이끌었던 인물들도 좌파로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사민당도 좌파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 연합을 보이는 녹색당도 좌파의 스펙트럼 안에 들어갑니다. "좌파"라는 단어는 너무 광범위해서 쉬이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가 잘해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먼저, 좌파에 대한 용어정의부터 명확히 하시기 바랍니다. 용어에 대한 정의가 부정확하니 아래에 나오는 모든 서술들도 "틀린" 말이 되어버립니다. 주의 바랍니다.


그리고 굳이 숨기는 용어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신질서'라고 표현하였지만, 사실 그것은 '신자유주의'였죠. '자유'를 신봉하시는 진영에 계시니 이 '자유'라는 용어에 부정적인 의미가 붙는 것은 싫으셨나봅니다.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심리학자 칼 융은 당신이 머뭇거리거나 쓰기 꺼려지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무의식이라고 했습니다. 이 칼럼은 무의식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패배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습니다. 사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모델은 실패한 모델임이 "다시 한번" 드러났습니다. 2008년의 서브프라임에서 신자유주의의 패배는 먼저 드러났었죠. 그 실패를 더 심하게 재현했을 뿐입니다. 언급하기 꺼려지더라도 좀 더 확실한 용어의 사용이 필요합니다. 자고로 칼럼을 쓴다고 한다면 자기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도 분명히 인정하고 써야 합니다.


세번째 문단에서 지적한 세계 유수의 선진국에서 보인 공공의료 붕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보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구 선진국들이 제대로 된 준비를 했을 리가 만무합니다. 먼저 중국의 정보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은 은폐하기 바빴습니다. 오직 한국만이 힘들게 대응했습니다. 그렇게 대응이 빨랐음에도 불구하구요. 코로나바이러스사태는 공공의료의 부실함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지만, "정직한 정보"의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낸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강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는지만 초기에 제대로 알렸다면 지금과 같이 심각한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빨리빨리"의 문화(?)가 자리잡은 한국이니 이 정도 대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른 선진국들이 나쁜 시스템/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이 사태가 온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사실관계 지적을 하겠습니다. 먼저 이 사태를 잘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질본의 존재입니다. 노무현 정부때 만들었던 질본을 망가뜨린 게 어느 정부였죠? 이명박 정부였습니다. 이 칼럼에서 칭찬한 한국 의료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영리병원을 만들려고 했던 정권이 어디였죠? 이명박근혜정부였습니다. 그나마 정권이 교체되었기에 민영화의 폭풍이 잦아들고 의료보험을 지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질본이 수습되고 지금처럼 대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현 정권이 미워도 잘 한 부분은 잘했다고 정확히 칭찬해야 합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미숙지 혹은 의도적 생략은 나쁜 습관입니다.


안전망에 대한 네번째 문단은 한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미국이 이토록 비참한 꼴이 된 건은 무엇 때문일까요. 우파에서 주장하는 시장만능주의, 고용유연성 때문입니다. 사람을 맘대로 고용하고 맘대로 자를 수 있는 고용유연성의 다른 말은 해고자유화입니다. 노동자입장에서는 실직상시화이구요. 비정규직을 만들고, 그것을 보호하는 법안을 만들어도 어떻게든 악용하는 당신네들 입장에서는 고용유연성이 절실했겠지만, 그것이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입니다. 네, 다음부터는 이런 주장을 하시면 안 되겠습니다.


글로벌네트워크가 망가진 것을 다룬 다섯번째 문단도 딱히 지적할 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시나요. 휴지 부족, 휴지 사재기를 촉발한 것이 일본의 가짜뉴스였음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망가졌지만 살아있기도 합니다. 가짜뉴스의 공유가 이토록 용이하고 빠른 시기가 없었습니다. 한국 보수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일본"에서 나온 "가짜뉴스"로 인해 저 이역만리의 서구에서조차 휴지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세계화란 편리하지만 이토록 무서운 것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로 전개되는 내용은 봐줄 만은 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사실관계에 어긋나는 것들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아, 그전에 글 쓰는 것에 대해서 좀 지적을 하면 "한국은 선진국!" "진단키트!"와 같이 느낌표를 사용한 문장이 보이는데, 이런 칼럼과 같은 주장하는 글쓰기에서 느낌표의 사용은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느낌표는 강조하는 뉘앙스를 주기도 하지만 비아냥으로 보이기도 하거든요. 게다가 요즘 소위 국뽕 콘텐츠들이 재미로 다루는 내용이 '알고보니 우리 한국은 선진국' '한국 진단키트는 세계 제일'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그냥 재미를 위한 것입니다. 사실에 근거해서 어깨 한 번 으쓱 하면서 웃고자 다루는 내용을 이런 진지한 칼럼에서 느낌표를 붙여서 사용하시면 안됩니다. 강조보단 비아냥의 뉘앙스가 강해지거든요.


그리고 정책능력 제로라뇨. 그것은 소위 조중동문에서 근거 없이 주장하는 프레임이었죠. 정책능력이 제로인 정권은 바로 앞에 있던 박근혜 정권입니다만? 사실 관계 확인 부탁드리구요. 그리고, '민공'합작...이런 용어 쓰시는 거 아닙니다. 이런 조어는 피해야 합니다. '국공합작'이라는 용어와 유사한 느낌이 들도록 단어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민관합작' 혹은 뒤에 사용한 '정관민'이라는 말을 대신 써도 됩니다. 물론 같은 문단 내에서 동일한 용어의 반복은 좋지 못한 습관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말을 사용하거나 풀어서 쓰면 됩니다. 하지만 '국공합작'이라는 정치적 평가가 담긴 용어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민공합작'이라는 조어는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공'이라는 한자가 주는 부정적 느낌이 아직도 한국사회에 있다는 것을 잘 아시면서 이런 용어를 쓰시면 안됩니다. 다음부터는 자제 부탁드립니다.


정리하고 보니 참으로 앞뒤가 다른 칼럼입니다. 겉으로는 민주당의 승리를 축하하고 이를 격려하는 듯 보이지만, 하나하나 디테일을 보니 부정적 뉘앙스를 주기 위해 애를 쓰신 게 역력해보입니다. 이것은 풍자도 아니고 그냥 비아냥입니다. 이렇게 글 쓰시면 안 됩니다. 중앙일보의 타케팅된 독자들도 제대로 사로잡지 못하고, 외연을 확장하여 다른 진영의 독자들을 설득시키지도 못하거든요. 차라리 솔직하게 쓰시는게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은근하게 잔펀치로 멕이는 글을 쓰시기 보단요.


오늘의 첨삭지도를 마칩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903124?od=T33&po=0&category=&groupCd=clien_all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903124?od=T33&po=0&category=&groupCd=clien_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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