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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갈등 사태에 대한 개인적 논평
게시물ID : phil_11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stlaugher
추천 : 2
조회수 : 51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03 15:08:06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물며 가변성이 속성인 인간이 이루고 있는 집단일 경우 고정되고 확정된 고유의 속성을 정의함은 어떤 식으로든 너무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원래 라는 것은 없었으며, 만약 있었다면 그것은 표면화되고 주류를 이루는 가치가 마치 집단의 정체성을 대변해주는 '듯'한 역할로 작용했을 뿐이다.

 이제껏 경험한 사태에 대해 유저들이 집중적인 공격적 성향을 띈 것은, 지난 대선 때로 기억된다.

 대선 때의 공격성도, 국정원의 그것으로 인한 이슈, 현재 정권의 대선승리로 인한 이슈 두가지로 나눠졌었다.

 그 당시 수위를 넘어선 노인비하가 지금 역시도 검색창에 '오늘의유머 노인비하'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나와있다.

 이 당시 수위를 넘어선 공격적 발언과 태도에 대해, 자중론이나 수위조절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는 의견들은 무참히 비공감을 맞고, 블라인드 처리되거나 심지어 신고를 당해 차단당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한 공격성에 대한 자중론-수위조절론에 대한 반응 중 기억나는 것은 '지금 너무 화가 나서 그러니, 좀 내버려두면 안돼요? 우리도 잘못된 거 알고 있는데 너무 화가나서 그래요' 라는 의견이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대선 때의 공격적 성향 사례를 언급하는 것은, 현 오유갈등 사태와 공격적 태도가 주류가 되는 그 상황만 일치하고 나머지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즉, 당시의 공격성은 (최소 빨갱이라 일컫는 이들이 오유사이트에 들어와 공격성을 부추긴게 아니라면) 그 자체로의 순수성을 지녔었다.

 말 그대로의 현상에 대한 '화', '강한 의사표현' 정도에 머물렀기에, 화가 풀리고, 분출할만큼의 의사표현이 있고 나서는 공격성의 정도에 비해 금방 식을 수 있었다.


 허나, 현 오유갈등사태엔 그러한 순수성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 언급한 집단의 가변성을 전제로 한다면, 오유는 여러 유저들이 이야기하는 '원래'가 아니었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던 그 이미지 아래에는 일베나 여시의 의견이나, 아니면 표면적인 대표적 이미지에 반하는 의견과 가치를 가진 유저들이 그저 상황을 감내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여시 발 사건이 발발-오유내에서 이슈가되고, 에세랄 사이트엔 여시의 직접적 영향으로 그들의 주 안식처인 곳을 떠나게 하여 인터넷망명이라 일컫는 상황이 도래했다.

 그로인해 기존 유저건 망명유저건 할 것 없이 전 유저단위에서의 전반적 공통분모인 여시 타도 대동단결의 분위기는 잠시, 김여사 사건과 더불어 야짤수위논란이 연이어 터져버렸다.

 이 일련의 이슈들은 필연적이면서 동시에 주류의견이 반전되는 촉매제로의 역할과 명분을 톡톡히 했다.

 이 현상에서 눈여겨 볼 부분들이 있다.

 첫째, 신규유저들의 시각에서 신고차단의 권한을 가진 '방문수1000회 이상'은 기존 유저에게 주어진, 자신에겐 없는 '특권'이었다. 이러한 특권에 대한 인식은 자연스럽게 기존유저 '행세'를 하거나 '티'를 내는 유저들에 대한 강한 반감작용과 명분으로 작용했다.

 둘째, 오유는 비뚤어진 민주주의의 축소판이다. 우린 오유유저 전체 의견 중, 강경론이 몇%, 온건론이 몇% 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단지 표면에 떠올라 주류의 위치를 점거하는 것은 몇만 몇십만의 유저들 중에서 단지 추천을 비공감 최소화로 100 이상을 받게 되면 일단 표면에 떠올라 해당의견이 '내가 주류다'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기초적인 발판을 제공케 한다.

 이 시스템적 한계는, 표면화 되는 의견들이 전체유저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대변해 주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정의견을 가진 개개인의 소집단이 표면화시킨다면 얼마든지 송곳처럼 뚫려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주먹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송곳을 이겨낼 순 없는 것이다.

 실제 며칠간 베오베에 거의 비공감이 전무한 상태로 올라온 공격적-내부검열적 게시글이 베오베에 게시되고 난 이후부터 비공감이 전체 추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것도 비공감의 표현에 패널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난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셋째, 둘째를 바탕으로 공격성을 띈 주된 게시판은 자유게시판이다. 오유에서 이슈가 생겼을 때엔 늘 이슈에 해당하는 게시판 발 베오베 주류형성이 이뤄져왔었다. 시사게, 세월호, 연예계..

 베오베에 입성되는 게시판들을 볼 때, 자유게시판이 주류 이슈화 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자유게시판의 주된 이용자의 큰 비중은 누구인가?

 넷째, 피해에 대한 반작용- 공격성의 명분

 피해가 클수록, 심한 공격을 받았을 수록, 반작용으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공격성은 비례한다. 에세랄 난민유저들의 경우 그들은 자신들의 주된 안식-서식처가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기존유저들이 행하는 수위를 넘어가며 다른 유저를 낙인화 하면서까지 내부색출-내부검열-상호 신고교전 전투-까지 하게 만드는 공격성은, 반작용 비례원칙으로 볼 때 어디에서 기인 한 것일까? 그것은 기존 오유의 표면화된 이미지나 가치에 반한 의견과 가치를 지닌 유저들이, 최근 일련의 이슈가 간접적 명분으로 작용하여 수단화 된 것이 아닐까

 다섯째, 애국심, 민족주의, 애민주의

 오유를 사랑하는 마음, 오유를 자신과 동일시 하는 마음을 애국심의 그것에 걸어놓고, 오유유저라는 하나의 깃발아래 배타적-방어적-성향을 민족주의에 걸고, 그저 개개인의 유저로서 비교적 배타성을 배제한 체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애민주의에 빗대보자.

 강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이들이 지향하는 근간과 명분은 애국심과 민족주의에 기인한다.

 아이러니 한 지점은, 애국심과 민족주의는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형성-유지 되는데, 여시강점기라는 표현에 암묵적 동의를 하고있는 이들은 그 용어 사용을 거리낌없이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들이 애국심을 토대로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랑하는 대상인 오유사이트를 수호하며 대상의 자존감을 높은 가치로 여기고 있다면, 실제 피해를 당한 사실자체로 자존감에 상처를 입어야 하며, 공공연하게 떠벌이고 다니지 않으며 명분화 하지 않는다.

 과하게 칭하거나, 드러내면 드러낼 수록 스스로 자존심이 상하는 기본적인 심리적 방어기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몽골의 속국화 되어 조공까지 바쳐야 했던 시대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강점기라는 과잉된 표현은 쓰지 않는다. 그것이 최소한 자존감이 바탕이 된 당사자들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결론.

 오유에서 표면적으로 주류를 차지하고 있던 이미지-문화가 변화되는 과도기적 시기.

 에세랄 망명유저들의 명분있는 공격론에, 기존유저에게 부여된 특권에 대한 반감과 표면아래에 체류하고 있던, 비표면-비주류적 가치를 가진 유저들에 대한 반감이 얹어졌고, 이를 계기로 비표면적 주류의견과 문화에 감내하고 있던 상대적 가치를 지닌 유저들이 합세하며

 오유 문화대혁명이 진행중인 것이다.

 사회현상의 작은 축소판인 오유.

 우려되는 부분은, 애민사상이 아닌 애국심과 민족주의적 색체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는 것.

 나의 가치를, 내가 원하는 바를, 내가 주장하는 바를 '정의'라고 참칭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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