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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때 친구가 과도한 체벌에 대응한 썰.txt (다소 스압)
게시물ID : soda_2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킹쾅쿵쾅
추천 : 34
조회수 : 7163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6/01/14 10:28:58
제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저희 지역은 체벌이 매우 당연시 됐습니다. 

사랑의 매라는, '다 너희들 잘되라고 그런거다' 라는 듣기 좋은 변명하에 당구채, 실로폰채, 단소, 자, 철사, 대나무 심지어는 각목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체벌도구로 학생의 엉덩이는 물론 손으로 뺨을 때리며 심한경우 발길질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살벌한 분위기속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저는 비교적 행실이 나쁘지 않은쪽에 속해 주먹질이나 발길질 또는 뺨등을 체벌로 맞는 일은 적었지만 주변 친구들이 이런 방식으로 무자비하게 맞는 것을 보며 자랐고 저 또한 당구채 등으로 엎드려서 엉덩이를 맞는다던가 책상위에 무릎꿇고 올라가서 허벅지 위쪽을 맞는 등 보통아이들이 받는 정도의 체벌에 노출되며 선생님들의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태도에 피로감을 상당히 느끼고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성장 배경을 보자면 부모님께서 조부모님을 모시고 사시며 대가족의 형태속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속에 자랐으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생님들의 체벌이 당연시 여겨졌던 터라 이런 교육 분위기에 반항할 생각한 단한번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체벌에 대한 제 생각을 크게 바꿔준 일이 있었는데 그 사건은 중3 2학기 시작과 함께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제 친구놈으로 당시 앞서 서술했던 그런 체벌들을 극도로 싫어하며 자신이 잘못했다 한들 누군가 자신을 때리는걸 전혀 납득할수 없다며 초등학생 시절부터 매라면 치를 떠는 그런 애였습니다.

이 친구는 간혹 선생님들의 '넌 몇대 맞고싶냐' 하는 질문에 당당히 '맞기 싫습니다. 벌점이나 벌을 받겠습니다'라고 말하는 패기있는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의 이런 대답은 대부분 더 매를 벌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매 맞는걸 싫어했던 이 친구는 공부 또한 하기 싫어 하고 흔히 말하는 금수저쪽에 들지도 못해서 선생님들이 건드리기 곤란해 하는 학생이 아니었기에 항상 체벌에 관해 선생님들과 크고작은 트러블을 겪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친구가 성격이 모난것은 아니어서 원만한 교우관계를 자랑하며 어린시절부터 친구들을 이끄는 골목대장같은 캐릭터였고 그렇다고 약한친구들을 괴롭히며 매일 싸움이나 하고 다니는 그런 친구는 아니었고 오히려 왕따라던지 약자를 향한 폭력을 싫어하는 '당당하고 힘쎈 공부꼴찌'  였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동네 형들에게 일방적으로 매를 맞고 있을때 도망치지않고 같이 쥐어터질 만큼 의리있는 친구기도 합니다.)

이제 다시 그 사건으로 돌아가 그때의 일을 설명하자면,
중학교 3한년 2학기가 막 시작될 무렵 이친구와 저는 한반이었는데 친구는 특이하게도 어차피 학교와서 갈아 신어야할 신발 신고다니기 귀찮다며 매일 삼선 슬리퍼를 신고 등하교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내화를 넣고 다니는 실내화 주머니는 이 친구에게 따로 필요하지 않았고 과감히 학교 사물함에 실내화 주머니를 두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그때 저희 학교는 등교시 실내화를 신거나 실내화 주머니를 손에 들지 않고 등교하면 교문에서 학생부 선생님들께 불려가 혼이났는데, 실내화 주머니를 아예 안가지고 온것이 아니라 가방속에 있으니 꺼내서 들겠다고 해도 봐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이 친구가 계속  실내화만신고 주머니를 두고 다닐 수 있었던건 이 친구가 어려서 부터 아침잠이 없어 등교를 매우 일찍 했고 그래서 학생부와 선생님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제가 된 이날은 늦잠을 잤고 아침 조회시간이 다되서 등교하던 저와 등교길에 만날만큼 늦게 등교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친구는 여자저차해서 자기가 늦었는데 신발과 실내화 주머니가 없으니 니가 먼저 들어가서  자신의 실내화 주머니와 제 신발을 좀 학교담 넘어로 던져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알겠다고 이야기 하며 서둘러 등교를 했는데 저 또한 와이셔츠 제일 윗단추를 잠그지않았다는 이유로 학생부 선생님께 걸려서 교문앞에 엎드려뻗쳐있게 됩니다.
(제가 워낙 목이 두껍기도 하고 중1보다 중3때 살이 좀 쪄서 단추가 안잠가졌습니다.....ㅜㅜ)

제가 오질 않자 친구는 평소 짓궂던 제가 자신을 물먹이기 위해 일부러 장난치며 오질 않는다 생각해 더이상 지체하다간 지각까지 면치 못할것 같아 모든것을 체념한 채 교문으로 들어섰다 합니다.

그러나 교문을 지키던 학생주임 선생님은 평소에도 이 친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두발검사라던지 소지품검사 등을 하며 저희 교실에 오실때도 이친구를 유독 못살게 구셨고 학교에 무슨 사건만 터지면 이친구와 그 잔당들에게 항상 딴지를 걸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단지 공부를 좀 못하고 체벌을 싫어할 뿐 나름 착하게 살거나 작은 사고를 치더라도 남몰래? 일을 끝내던 이친구가 크게 잘못하는 일은 없었고 아무리 어린 아이여도 그 선생님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리 없던 이 친구 또한 은근히 그 선생님의 그러한 행동들에 불쾌감내지 적대심을 드러내며 고분고분 그 선생님의 말을 듣진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이 친구가 교칙을 어기며 실내화를 신고 실내화주머니 없이 등교하는, 그리고 선생님 주장으론 지각을 이 친구 주장으론 아직 지각이 아닌 (당시 등교가 9시까지 였다면 가끔 등교종이 1~2분 빨리울려서 안그래도 말이 많았습니다. 분명 자동으로 종이 울리는 시스템같은데 왜 이따금씩 종이 1~2분 빠르거나 늦게 울리나 지금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학교 울타리밖에서 57분까지 기다리다 끝내 제가 오질않자 교문으로 나섰고 당시 차가 들어오는 문은 닫혔고 옆에 사람이 들어가는 작은 문만 열려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9시 5분전부터 차가 들어오는문은 닫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혼이 날것에 떨며 교문에서 핸드폰 시계로 시간을 체크하니 58분이었고 '아직 이분이 남았으니 그래도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서두르고 있는데 아침조회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다고 합니다.

곧 저 앞에 있는 학생주임선생님께서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자신을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벌점과 엎드려뻗쳐를 당할생각에 심란해 하며 선생님께 다가갔다고 합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선 "학생이 실내화를 신고 등교하는 주제에 지각까지 하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들어와?" 라고 하셨고 제 친구는 지각이라는  말에 놀라 "저... 근데 아직 9시 아니라서 지각 아닌데요?"라고 하며 지각이 아님을 어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선 "9시든 아니든 종이 쳤잖아 종이." "지각에 실내화에 아주 배짱좋네 넌 교칙이 뭔지도 몰라? 이렇게 네맘대로 할꺼면 학교는 뭐하러 다녀!"라고 하셨고 제친구는 "실내화는 제가 잘못한거 맞는데요, 지각은 아닌데요 등교 시간은 9시까지 등굔데요." 라고 하는 순간 그 선생님은 순간 욱하셔서 제 친구의 뺨을 손으로 때리셨다고 합니다.(100퍼센트 친구입장으로 선생님의 시각에서는 어땟을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부턴 제 시점로 다시 서술하겠습니다.
먼저 제가 있던 위치와 처한 상황부터 말씀 드리자면 다른 학생부 선생님의 지도하에 교문옆쪽에 붙어 몇몇의 학생들과 함께 엎드려 뻗쳐있다가 종이 침과 동시에 앉았다 일어났다로 종목을 바꿔 벌을 받고 있었고 제 친구가 선생님과 언쟁하는걸 볼 수있었습니다. 

몇마디가 오고가는가 싶더니 별안간 선생님께서 친구의 뺨을 때렸고 이후 손으로 연이어 얼굴과 상체 여기저기를 몇 대 더 때리는가 싶더니 이내 친구가 그 선생님의 손길을 뿌리치며 메고있던 가방을 땅에 집어던지며 "아이씨"라고 소리쳤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해서 지켜보고있는데 친구는 얼굴이 벌개져서 씩씩거리며 교문밖으로 나섰고 선생님께선 친구의 행동에 당황하시다가 학교밖을 나가는 친구를 따라 나섰습니다.

이에 친구는 교문밖을 나가려하고 선생님은 말리는 진풍경이 이어졌습니다.

친구는 맞아서 빨갛게 된건지 흥분해서 빨갛게 된건지는 모르지만 엄청나게 상기된 모습으로 연신 거친숨을 몰아쉬며 선생님이 말리시는 것을 뿌리치고 있었고 선생님께선 친구를 말리시다가 "너 어딜가는거야 지금, 반항하는거야? 아니면 학교 안다니겠다는거야?" 라는 식으로 친구에게 이야길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진정을 못한 친구는 선생님께 노시라고 하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가,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조금씩 심호흡을 하고는 조금 진정된 모습으로 '폭행을 당했으니 경찰서에 간다'라고 했습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아파트 단지와 상가쪽에 위치해 있었고 한블럭 떨어진 거리에 파출소가 있었습니다.)

이내 저희를 지도하던 다른 선생님 또한 당황해서 지켜만 보시다가 친구의 경찰서 소리에 정신을 차리시고는 그 친구에게 가서 "OO야, 잠깐만 선생님 말 들어봐" "어딜가니 잠깐만" 이라며 친구에게 가서 말리셨습니다.

그 선생님이 친구를 말리는 사이 학생부장 선생님께선 너희는 이제 다들 그만하고 교실로 가라며 지켜보는 눈들부터 정리하셨습니다.

이어서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학생부장 선생님께선 다른 학생들이 다 교실로 들어가자 경찰서로 향하던 친구를 따라가서 어르고 달래며 경찰서 가는길에 있던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사주시며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시며 그렇게 굽신 거리셨다고 합니다.

교실로 가는 저는 멘붕이 와서 정신못차리고 있는데 저보다 먼저 교문에서 걸려서 벌을 받던 또 다른 친구가 저와 함께 3학년들 교실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며 이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며 매를 맞은 친구의 부모님께 알리자며 바로 교실로 가질 않고 화장실로 가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친구네 부모님께 알리기 위해 친구네 식당(중국집이었는데 뒤편에 가정방이 딸린 그런 형태였습니다.) 전화번호를 알아내려고 머리를 모았고 그 친구네 상호를 어렴풋이 기억해내서 114에 전화를 해 지역과 상호명을 말해 번호를 알아내고 장사 준비중이던 친구네 어머님께 이 사실을 말씀 드렸습니다.

정말 거짓말같이 빠르게 친구 어머님께서 학교에 오셨고 교무실을 발칵 뒤짚어놓으시려는 찰나 친구의 아버님과 삼촌 등등(친구네 가족모임을 보았습니다.) 몇분이 더 오셔서 교무실은 물론 교장실까지 찾아들어가 한바탕 하시고 학교전체를 뒤짚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와중에 친구와 함께 나가셨던 학생부장 선생님이 학교의 연락을 받고 오셨고 밥먹고 사과를 받아서 기분이 좀 풀린 그 친구가 오히려 부모님을 말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시간이 시간인지라 문을 연 식당이 없어서 친구와 선생님은 김밥X국에 가셨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애를 줘패놓고 가서 김밥에 떡볶이나 먹여서 입막음 하냐고 더 난리가 났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이라서 그런거지 분식이나 관계업종 종사자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음을 밝힙니다.)

후에 친구는 창피하게 자기 부모님은 왜 불럿냐 했지만 친구 어머님은 저희에게 매우 감사해 하셨습니다.

그 전까지 선생님들의 체벌이나 행동에 의심가져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경찰서를 가려는 제자에게 굽신거리며 막으려는 점이나 그렇게 찾아온 학부모에게 굽신거리며 계속 잘못했다고  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하는 모든일이 올바른건 아닐 수 있다는걸 깨닫게된 계기였습니다.

또한 그 뒤 해당 선생님께 징계가 가해졌으며 향후 학생들에게 가해질 체벌에 관하여도 교내 회의를 거쳐 대나무로 만든 죽비 형태의 매를 전체 선생님께 지급하여 그것을 통해서 10대 내외의 횟수만을  허용하는 등(너무 예전 일이라 정확한 횟수는 잘.....) 제한된 내용의 형식화된 규정이 마련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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