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친하지 않은 여자애가 어제 내게 선물을 건넸다.
옆자리에 앉는 여자애인데, 그냥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사이.
'선물이야. 샤프랑 샤프심.'
그 애가 0.2mm 샤프를 쓰는 모습을 보고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쳐다봤었는데, 어찌 알았나 모르겠다.
'얼마였어?'
나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려 했다.
'선물인데, 무슨 돈이야. 예쁘지? 분홍색 좋아할 것 같았어.'
여자애는 내가 남자였다면 분명 반했을 멋진 미소와 함께 그리 대답했다.
나는 고맙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선물 하나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뭐로 보답해야 할까 바로 걱정하는 내가 싫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