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라고 하기엔 좀 미안한 나이... 애들 먹이 물어다 주기 바빠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응팔이전의 드라마는 미생)
어느날 딸래미가 응팔에 채널을 맞추며 "아빠때 정말 저랬어??"라며 말을 건네왔다. 그게 7화 재방이었고 응팔과의 첫 만남이었다.
7화 8화를 연속으로 보고 나니... 이건 나에게 딱 맞춤형 드라마였다.
쌍문동 5인방과 나는 동갑이다. 거기에 방학동에서 미아리로 학교를 다녀 그들과 같은 생활반경을 가졌을꺼라 생각된다.
그런 이유로 다른 시청자보다는 더 pd의 디테일에 감탄하면서 응팔을 볼수 있었다.
만옥이네 지역번호, 봉황당 지역번호는 당시 도봉구 일대 지역번호가 맞다. 또 정팔이 아버지 허리다쳤을때 4중추돌이 일어났다는 광산슈퍼...등
소소하게 반가운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다보니 은근히 기대하는 장면도 많았는데... 가령 당시에 유행했던 롤러장에서의 데이트씬이라던지, 주말 교통통제된 대학로에서의 데이트씬등이다.
물론 조금 오바해서 연출한 것들도 눈에 더 잘들어 왔다. 올림픽을 전후해서 창동.상계동재개발등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골목토박이들도 많이 흩어졌었다.(음식을 나눌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 또 버스안에서 나이든 분들이 담배피는 경우도 없었다. 지금도 있으니 아주 없진 않았겠지만 흔치 않은 장면이다.
아무튼 옛날 첫사랑이 해리랑 같은 반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다가 해리 버스타고 다니는걸 보고 아니구나 하며 실망도 하고(그애는 쌍문동 정의여고를 다녔다.) 올림픽때 응원석 메꾸려 동원되서 구경다니던 기억도 즐거웠다. 친구의 여친과 사귀다 때림빵 났던 두놈은 잘 사는지...추억이 묻어있는 음악과 영화들...
그래 나도 저런때가 있었지.그래 저땐 좋았어.아니 저때까진 좋았어.하며 봤던 드라마를 이제 보낸다.
(기회가 된다면 1991이 제작됬으면 좋겠다. 이젠 응답할때도 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