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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아직도 어남류인 이들의 이해돕기...힘내 어남류들아~
게시물ID : drama_376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몽상가40
추천 : 17
조회수 : 793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1/16 11: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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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였던 개딸이 둘이 된 이유와 운명공동체론'

(우선 나는 며칠전 저 링크의 리뷰 쓴 갤러야
이 글 주소를 첨부하는 건 이 글이 이해가지 않으면
전에 쓴 글을 읽어보면 내 해석이 좀 더 이해될 것 같아서야. 꼭 읽어야 하는건 아님. )


엑소노래 듣고 남편이 택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지?

근데 난 이 노래 가사중에
'내 가슴 그 거대한 공백속에 널 더해' 라는 한 줄을 듣자마자 아, 이거구나 싶더라.
이 가사처럼, 덕선이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남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택이구나 했어.

일단 저 리뷰에서 말했듯이 난 응팔에선 서로의 결핍을 채워줄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이 된다고 봐.
그 증거로,지금까지 응팔에서 새로이 가족이 된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결핍을 지니고 있고,
동시에 상대방이 그 결핍을 채워 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우선

선우엄마와 택이아빠가 그렇지.
택이아빠가 아무도 간호해줄 사람이 없을때
간호해준 사람은 선우엄마야.
선우엄마가 돈때문에 곤란해할때 그걸 빌려준건 택이아빠고.
또 손목을 고쳐야했을때 감기약을 먹으려할때
진짜 그걸 해결해준 사람이 누구지?
진주를 맡길곳이 없어서 당황했을때 누구보다
열심히 진주를 맡아준 사람은?
진주가 다쳤을 때 차마 아들에게는 털어놓지 못하는 걱정과 하소연을 들어주고 달래준 사람은?

오늘 결혼식 스포 뜬 선보라의 예를 들어봐도 그래.

보라가 까칠한 성격을 오해한 남친에게 배신당하고 아무에게도 말못할 그 상처로 슬퍼할 때 누가 나타났지?
남친에게 비참하게 차인 것도, 또 강하게만 보이는 보라의 따뜻한 마음을 아는 선우였어.
또 선우가 엄마 재혼으로 고민하면서 아빠의 환상까지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못 말하고 힘겨워할 때 누가 현실적으로, 실질적으로 조언해줬지? 이성적이고 이치에 밝은 , 또 아직 어린 선우와 달리 어른인 보라였어.






우선, 18화 엔딩 이후 갤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

택이가 남편이라는 갤러들은 택이가 정환이보다 더 간절했기 때문에 덕선이는 그 간절함에 응답한 거라고 했고,

정환이가 남편이라는 갤러들은 정환이 역시 택이 못지않게 애달프게 덕선이를 사랑했고 덜 간절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어

결과적으로 나는 택이가 더 간절했다는 데 동의해.
왜냐면 택이가 더 간절할 수 있었던 건
덕선이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고, 필요하다는 건
바꿔 말하면 무언가 부족한 게 있다는 거야.
모자란 부분이 있다는 거지.



덕선이는 택이에게 부족한 걸 줄 수 있기 때문에 택이가 더 간절한거야.

그럼 택이가 부족한 게 뭘까?

돈은 넘치도록 있어. 꿈도 이미 이뤘고,
어린 나이에 사회적인 성공까지 이뤘어.

하지만 택이는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환경에서도
늘 약을 달고 살고 대국 전에는 어울리지 않게 담배를 피워.그리고 늘 누군가 챙겨 줘야만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하지.

약을 달고 살고 욕도 못하는 애가 담배까지 피우는 건 택이가 어린 나이에 짊어진 지나치게 꽉 짜여지고 매서운 사회생활의 부담감 때문이야.

일례로 대국을 안하고 쉴 때의 택이가 친구들이 뭐라고 놀리고 장난을 쳐도 히 웃는 것과 달리

대국때, 즉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있을 때는
그저 방에 들어오기만 했는데도 기자에게 짜증스럽게 대하지.

그런데 그런 택이의 일상을 깨버리고
애어른이 아닌 그냥 18살 고등학생으로 살게 하는 건 친구들, 그중에서도 덕선이야. 다신 호구처럼 당하지 말라고 미친새끼라는 말을 가르치고
바다에 가서는 추우니까 싫다는 택이를 굳이 신발을 벗겨서 바다에 들어가게 하고
안 익은 고기는 싫다는 택이를 괜찮다고 먹으라고 해. 그리고 그렇게 싫은 일을 시키는 덕선이를
택이는 짜증내지 않고 꼭 같이 소리내서 웃어.

또 난 바다갔던 날 덕선이가 자기가 화장실 갔다온 새 어르신들이랑 바둑두던 택이를 굳이 끌고나온 게 이런 뜻이라고 생각하거든.

택이를 사회생활의 중압감에서 풀어주고 그 나이 또래답게 하는 덕선이. 택이의 스트레스에서 택이를 풀어주는 덕선이를 나타냈다고 말이야

또 바둑은 끝장나게 잘해도 일상생활, 신발끈 묶기나 젓가락질, 끼니 챙겨먹는 것, 잘 때 베개 베고 자는 것 같은 걸 혼자서는 못하는 택이를
심지어 다른 남자애를 좋아하고 있을 때조차
챙겨준 것은 덕선이었어. 이 부분은 덕선이가 택이 따라 중국 갔을 때 여실히 드러났지.
유대리가 덕선이 보고 '아버님보다 나은 것 같다'
고 할 정도로.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가 걱정할 정도로 늘 자기 속내를 내색하지 않는 택이가 덕선이에게만은 마음을 다 드러내지.
지치고 피곤해서 눈도 못 뜨고 걸으면서
덕선이를 보자 배시시 웃더니 기댈 정도로.

이렇게 택이에게 부족한 것들은 덕선이가 다 채워줘.

그럼 덕선이의 결핍은 뭘까?

난 덕선이의 결핍에 대해 작감이 준 힌트가
드라마 초반에 덕선이가 미친듯이 밥에 집착하고
배고프지 않으면서도 뭐든 많이 먹으려고 했다는 것에 있다고 봐.
물론 없는살림인데다 언니에 동생까지 있어서 먹을게 부족한게 현실이지만
가족들이 없는 자리에서도 덕선이는 친구들이 경악할 정도로, 미친 듯이 먹지. 마치 쓸어 넣듯이 먹어대.

이게 무슨 뜻일까.

난 마음이 허전할 때는 뭘 먹어도 헛헛하다는 얘기가 생각났어.

그리고 이게 맞다고 생각해.

왜냐면 덕선이는 늘 자기가 가족 안에서 첫번째로 여겨지지 못하는 걸, 관심과 사랑을 못받고 뒤로 밀리는걸 끔찍하게 싫어했거든.
엄마가 언니랑 동생한테만 계란후라이를 주고
자신에게는 넌 그래도 된다는 듯 콩자반을 건네고
그렇게 언니랑 생일상 따로 차려달라 했는데
알았다고 말만 하고 또 언니랑 케이크까지 하나만 사서 같이 해줬잖아.
또 마이마이도 덕선이가 사달랬을땐 귓등이었다가
언니가 안경 사달라니까 바로 알았다고 했고.

덕선이는 그래서 뒤로 밀리는 것에 대한 결핍으로 인해서 남들에게 사랑받고 관심받는 데 대한 집착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부러 노을이한테 톰크루즈 닮았단 소릴 하며 예쁘다는 빈말이라도 듣길 바랬고
피켓걸 하면서 한복 입었을 때도 세 번이나 예쁘냐고 물었던 거야.

하지만 노을이는 잘생겼다는 소릴 듣고도 덕선이가 원한 예쁘다는 소릴 해주지 않았고
한복 입은 걸 본 친구 세 명도 다들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 물론 우리는 플래시백으로
정환이가 한복 입은 덕선이가 너무 예뻐서 훔쳐봤다는 걸 알지만 덕선이는 알수가 없었고.

하지만 덕선이에게 유일하게 예쁘다는 말을,
그것도 덕선이가 유도하지도 않았는데 해준 건 택이뿐이야.
중국 대국 때 호텔 로비에서 사진 찍으면서
나 이상한데... 라고 끝말 흐리는 덕선이에게
예쁘다고 말해 줬어.
그리고 혹시 옷이 예쁘다는 소리로 알까봐
'옷도' 예쁘다는 말까지 덧붙여 줬지.

또 덕선이가 애정결핍으로 필요 이상으로 식탐을 부릴 때 친구들은 장난삼아 흉하다 했지만
택이만은 자기 과자, 밥, 돈가스까지 다 내줬어.
덕선이가 원하니까. 이유야 어쨌든 필요로 하니까.
이 과정에서 너 밥 안먹고 왔냐던지 하는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밀어주지.

또 덕선이가 바나나 좋아하는 걸 기억하고
과일바구니에서 바나나를 따로 빼서 챙겨다 줄 정도로 늘 덕선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있고,

또 알고 싶어해.

이건 크리스마스 핑크앙고라장갑 일을 보면 더 확실히 알수있어. 그리고 이 사건은 정환이와 택이의 사랑 방식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야.

정환이 택이가 덕선이에게 준 것은
똑같이 핑크색 앙고라 장갑이었지만

택이는 덕선이한테 네가 갖고싶은걸 주겠다고 질문했어.덕선이가 필요한 것을 직접 물어보고 직접 줬다는 게 다르지. 난 여기서 정환이가 필요한 것을 어림짐작으로 준 것, 노을일 통해서 간접적으로 장갑을 준 '방식'의 차이가
결국 덕선이가 고민하다가 택이 장갑을 고른 결과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또 덧붙이면 작감이 그걸 표현하려고
같은 핑크 앙고라 장갑이어도
택이 장갑은 손가락장갑, 정환이 장갑은 벙어리장갑으로 디테일 차이를 준 거라고 봐.

자, 그럼 다음으로

정환이에게 부족한 게 뭐가 있을까?

다른 아이들은 하나씩 결핍을 가졌어.
택이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중압감으로 고통받는 동시에 엄마를 매일 그리워해.
선우는 아빠를 너무 그리워해서 아빠의 환상과 대화를 할 정도고 아빠의 유품인 목걸이 탓에 위험해져도 절대 빼지 않아.
덕선이는 집안의 가난,그리고 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애정결핍이 있고,
동룡이는 집에서 식구들이 자신을 따스하게 보살펴주길 원해.

그런데 여기서 정환이가 갖고 있는 결핍이 있을까?
하나라도?
정환이는 양부모가 다 살아계시고
엄마가 전업주부라서 늘 집에 계시면서 정환이를 챙겨주시고
복권당첨 이후 늘 용돈이며 갖고 싶은 물건을 부족함 없이 가져왔어.
거기다 성적도 최상위권이라서 가고 싶은 대학도 부담 없이 아무데나 골라서 갈 수 있어.
그에 더해서 순둥이같은 다른 넷과 달리
시크함, 까리함까지 가졌지.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친구들이 가진 결핍이라는 감정을 정환이는 모른다는 거야.
아니 머리로는 이해해도 진심으로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지.

그리고 그건 덕선이에게 한정되지 않아.

일례로,

정환이는 초반에 선우가 아빠한테 받은 목걸이를 왜 두드려맞을 위협에도 못 풀겠다는지 이해 못해. 왜냐면 정환이는 그게 선우 아빠의 유품이란 걸 머리로는 인지하지만 진짜 마음으로부터는 이해가 안되는거야. 공감이 안되는거지. 정환이한테는 그냥 목걸이니까.

또 덕선이랑 잼콘서트 간 날도
춥다는 덕선이를 보며 한마디 핀잔을 주고
팔을 쓸어줄 뿐이지.
사실 덕선이가 원한 건 추워? 그럼 내 잠바 입어.
라는 말 한마디였을지도 모르는데.
덕선이가 원한 건 꼭 잠바를 벗어주지 않아도
'춥다'는 감정에 공감한다는 한 마디였을지 모르는데.

그리고 여기서 택이와의 차이점이 또 드러나지.

택이는 콘서트장에 춥게 입고 벌벌 떠는 덕선이에게 재킷을 벗어주면서도
덕선이가 자존심 때문에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콘서트에 왔다는 것을 창피해할까봐

내가 더워서 벗어준다고 해.

이건 옷을 벗어준 일을 떠나 그 순간의 덕선이가
가장 원한 행동이야.
왜? 콘서트장에 온 이유 자체가 자존심 상하기 싫어서였으니까. 숨기고 싶은 이유인 걸 알고
숨겨 준 거야. 다 알면서도 아무 말 없이.

난 이렇게 택이는 결핍이라는 감정을 공감하기 때문에 덕선이가 필요한때 나타날수 있다고 봐.

그리고 이건 덕선이한테만 나오는 배려가 아니야.

선우와 택이가 형제가 됐을 때.
둘은 결핍을 공감하고 있어. 아빠가 없고 엄마가 없는 것. 물론 부모님이 새로 생겼지만 아무리 새 부모님이 두사람에게 잘해 줘도 둘은
원래 자신들의 친아빠 친엄마를 잊지는 못할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이 둘이 친부모 중 한 쪽이 없다는 감정 자체를 이해하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이건 형제가 되기 전부터 그랬지. 택이는 5인방 중 에서도 유달리 선우에게 친근했고 그 탓에 택이가 초반에 선우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라는 말이 나왔으니까.

또 성동일과는 엄마를 잃은 슬픔을 공감하고 있지.
어른이고 택이 아빠뻘인 성동일이 아직 어린 택이에게 술친구를 해달라고 한 것도 나는 성동일이 택이라면 자신의 슬픔을 이해하고 들어줄 거라고 생각해서라고 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탓에 아내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슬픔을 택이에게만은, 같은 아픔이 있는 택이에겐 털어놓을 수 있던 거야. 그리고 택이는 그 슬픔에 공감하며 자기 얘기를 털어놓았어. 엄마가 매일 그립다는 속얘길.


난 정환이가 택이보다 못하다는 얘길 하는 게 아니야. 정환이는 무뚝뚝하고 과묵하게만 보이지만 움직일 때라고 느끼면 확실하게 움직이는 애지.
덕선이가 분홍 앙고라 장갑 갖고싶다고 한 말 듣고 기억해 놨다 사다주고, 선우가 목걸이를 왜 못풀겠다는지는 모르지만 선배가 때리니까 맞을 걸 알면서도 주먹을 날리잖아.

다만 다른 아이들보다 갖고 있는 게 많았기 때문에
무엇인가 부족하고 모자라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누군가가 늘 필요하고,
그렇기에 모자람을 채워 주는 사람이 나타났을때
죽을 정도로 간절해진다는 감정을 몰랐어.

그리고 그 탓에 여러 번 덕선이에게 다가가지 못했지.

덕선이가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때.
덕선이가 선우에게 차이고 속상해할 때.
덕선이가 바닷가에 타의로 낙오되어 남게 됐을 때.
덕선이가 먹어도 먹어도 헛헛해서 더 먹으려고 할 때.
덕선이가 자존심 탓에 춥게 입고서도 콘서트에 갔을 때.

모두 덕선이가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필요로 할 때였어.

정환이는 저 상황에서 모두 덕선이와 친해지거나 덕선이를 감싸줄 수 있었어.
예쁘다는 빈말 한마디. 괜찮냐?는 짧은 위로 같은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것들로 말이야.

그 한 마디면 덕선이는 정환이가 단순한 친구가 아닌 자신의 결핍,자신의 필요를 공감해주는, 혹은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얻었겠지.

굳이 무언가 해주려고 하지 않아도 진심이 담긴 한 마디면 말이야.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정환이는 어쩌다 보니
덕선이와 공감할 만한 결핍 자체가 없었고, 그래서
살면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해본 적이 없었던 거야.
이건 정환이 엄마인 라미란이 자식들이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말할 때
'나는 정봉이가 사시 패스했음 소원이 없다'고 말한데서 드러나. 정봉이에게 원하는 것이 있고
다른 아들인 정환이에겐 지적할 점이 없단 건 곧
정환이는 부족한 것이 없다는 반증이거든.


그래서 난 18화 엔딩의 정환이가
내 문제는 타이밍이 아닌 간절함의 차이였다는 말을 이해해. 또 그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성장하리라고 봐.
부족한 거 없는 정환이가 처음 결핍을 이해하게 된 게 94년에 덕선이를 놓친 거였다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응팔에선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를 알고 간절함을 알게 되면 곧 성장이 찾아와.

일례로 선우보라 커플을 보면
보라는 초반에 덕선이를 다소 지나치다 싶게 미친듯이 때렸어. 물론 덕선이가 대든 탓도 있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헐 소리가 나게 막 두들겨팼지.

그러나 선우를 만나고,
선우가 한결같이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덕선이의 애교와 상냥함보다 보라의 똑부러지는 성격이 더 좋다는 말을 들으면서
일화맘의 꿈대로 부드러워져.

그래서 현대신에서 덕선이에게 사과도 하고
남편에게 애교도 부리는 보라가 된 거지.

그리고 택이가 김주혁이 된 거면 캐붕도 이해가 가.
왜냐면 그 수십년동안 계속해서 밝고 발랄하고
모든 일이 즉흥적인 덕선이에게 영향을 받았을 테니까. 이미 과거시점에서 욕도 배우고 거짓말도 할 줄 알게 되었는데 그 후 몇십년이 더 흘렀다면
김주혁 모습도 이해가지 않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라가 부드러워지면 좋겠다는 일화맘 꿈이 이루어졌듯이 택이가 김주혁이면
택이가 좀 더 감정표현을 하고 제 나이또래처럼 살았으면 한다는 택이아빠의 꿈이 이뤄진 거니까.

하지만 내가 위에서 말했듯 이 결핍을 이해하는 건
꼭 정환이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의 결핍을 치유해주면서 완성될걸로 봐.

자.지금까지 등장인물 중 정환이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였지?

정환이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결핍을 알리던 사람.
정환이에게 SOS를 보내던 사람.


나는 그 사람이 라미란이라고 봐.

왜 위에서 라미란은 정환이한테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딴소리냐 싶다면

정환이 가족의 성격을 봐.

밝고 늘 유쾌하고 따스하고 라미란 한 사람밖에 모르는 순정파에, 심성이 여려서 의외로 쉽게 상처받고, 무엇인가 하나에 몰두하면 정신을 못 차리는 김성균.
그리고 그 김성균의 성격을 고스란히 받은 아들 정봉이.

머리회전이 빠르고 여장부 스타일에 남 챙겨줄 때는 모르는 척 확실하게 도움을 주고, 또 그러면서도 자존심이 강해서 자신이 상처받은 일, 예를 들면 고한 갔다왔을 때 남편과 아들들 모두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느끼자 상처받았지만 티내지 않으려 하던 라미란.

이 엄마 성격을 고스란히 받은 정환이.

라미란은 아주 초반 정환이가 자신에게 무심한 것에 대해서 아주 고민하고 걱정했지만
다른 태티서멤버들에게도 쪽팔리다는 이유로
끙끙 앓았지. 그리고 그건 정환이가 신발사달라는 소리에 해결되는 듯 했지만, 영어 사건 때 사다준 군밤으로 가라앉는 듯 했지만
엄마를 똑 닮은 정환이가 무심하게 대하면서
다시 수면위로 올라와.

즉 라미란은 정환이가 속내를 털어놔주길, 좀 더 살가워지길 바라면서도 정환이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못해. 그저 '아들, 엄마한테 할 말 없어?'정도가 최선이야.

그런데 저번주에 라미란이 달력 살펴보고 앞으로 몇장 넘기니까 무려 7월 말에 아마도 생리시작일을 뜻할 스티커가 붙어있고 그 뒤에 아무 표시 없는 게 나왔어.

난 이게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생리가 끝난거라 봐.
왜냐면 이 이전에도 작감은 라미란의 갱년기를
암시했거든.

남들은 춥다는데 덥다며 옷을 벗고
가만히 있는 남편한테 갑자기 성질을 내고
그러다 또 이유없이 우울해지고.

갱년기는 아마 자존심 강하고
늘 '여자'로 사는 것에 익숙해서 남편에게 늘
정력에 좋은 걸 먹이던 라미란에게 엄청난 쇼크일거야. 죽을 듯한 충격이겠지.

게다가 라미란의 집은 쌍문동에서 유일하게 여자라고는 라미란뿐이지.

그 안에서 자존심 강한 라미란이 남편에게,
혹은 아들들에게 먼저 자신이 여자로서의 삶이 끝났다 말할수있을까?

말못하고 괴로워할 거야.

근데 나는 라미란이 유일하게 응답을 바랐던 사람인 아들 정환이만이 그 아픔을 공감할 수 있으리라 보거든.

왜냐면 덕선이를 잃으면서 결핍을 깨달았고,
간절하게 원한다는 것, 그 결핍을 치유해줄 상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결국 정환이의 성장은 엄마의 구조신호에 응답하며 마무리되고, 꼭 커플이 아니어도
결국 가족 안에서 성장이 마무리된다는 이야기로 끝날 거라 봐.

그래서, 나는 선택을 100퍼센트 확신해.

엑소 가사부터 여기까지 읽어준 갤러들 고마워.




출처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reply1988&no=62339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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