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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못한 병신같은 딸이라 미안해.
게시물ID : gomin_11599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doY
추천 : 11
조회수 : 441회
댓글수 : 81개
등록시간 : 2014/07/23 23:37:46
나이 서른넷에 결혼도 못하고,
직장 구하고 있는 중이라는 거 숨기고 있어 미안해.
 
결혼하라고 사방에 선자리 부탁하신 거 아는데
우리 엄마 아빠가 주변에는 착하고 평판 좋은 부모님이라는 것도 아는데
나는 결혼 하고 싶지 않아.
 
난 좀 무서운게
나 정말 엄마처럼 살기 싫거든.
딸은 엄마 인생 닮는다는데, 난 진짜 엄마처럼 살기 싫어
 
 
엄마 시집와서 20년간 할아버지 할머니 모시면서 눈물없이 말 못할 그 시집살이,
없는 집에 시집와서 남의 집 살이, 가정부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엄마 닮기 싫어.
아빠같이 책임감도 없고 욱하면 다 부셔버리는 남자 만나 살면서도
부모복 없는 년이 자식복이라고 있겠냐고 내 앞에서 날 쥐잡듯이 하는 것도,
툭하면 니 아빠때문에 못살겠다고 죽고싶다고 우는 것도,
한 번 전화하면 끊지도 못하게 죽어버리겠다 하는 것도 난 정말 닮기 싫거든.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남들 앞에서는 성격좋은 교회 집사님으로 칭찬받으면서
집에서는 죽고싶다, 못살겠다, 살기싫다...... 그런데 이혼은 죽어도 안 할 꺼다.
다 너를 위해서다, 난 너때문에 산다, 니가 이러면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 내가 죽어버려야지............... 이러기 싫어서..
 
 
엄마 가지고 오는 선자리들...
시집가자마자 암이나 치매 시부모 병간호 해야 하는 자리,
외진 시골 24시간 슈퍼 교대로 일해줄 아내 찾는 자리,
진짜 버스도 안 들어가는 시골 공장에 들어가서 경리봐 줄 아내 찾는 자리.
이런 분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딸 가진 부모라면 다 말리는 자리 아니야?
 
적어도,
나 좋고 내가 좋다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라 해 주셔야 부모잖아요,
대충 내가 필요한 곳에 나를 팔아버리는 것 같아서 싫어요.
자리에 앉은 지 30분 만에 내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 하면서 날 잡자는 남자가 정상적인 걸까요?
만난 첫 날에 모텔 가자는 놈이 정상적인 남자일까?
그놈의 교회에서 소개해주면 다 좋은 사람이라는 말도 치떨리게 싫어.
 
 
 
남들처럼 손잡고 살맞대고 같이 웃고 울 상대가 있다면 좋겠어
나도 그러고 싶어
정말 내가 좋아야 그러는 건데
대충 나이 차서 개나 소 돼지 새끼치는 것 처럼 교배당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런 사람이 생긴다 해도
처가집에 수시로 50, 100만원씩 가져다 주는 여자 누가 좋다 그러겠어
돈 쓸 일이 생기면 무조건 전화해서 돈 보낸다 할 때까지 안 끊으면서
우리집 찢어지게 가난해서 들어오는 선자리들도 다 가난하거나 그나마 좀 나은 수준인 거 알면서
뭘 그렇게 나만 결혼하면 다 해결될 것처럼 그렇게 난리야.
 
나한테 결혼도 못하고 병신같다고 소리지르고 끊고 또 울고 있을 우리 엄마.
엄마
나 진짜 아기들 좋아하지만 난 결혼하더라도 절대 아기 안 낳아.
혹시나 나처럼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게 될까봐서..
 
엄마 미안해.
아빠도 미안해.
내가 너무 병신같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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