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건 다름아닌 크로니클입니다. 요새야 좀 탈크니 뭐니해서 덜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크로니클이야말로 쉽고 빠르게 캐릭터가 강해지는 길이기에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시죠.
하지만 일부 크로니클 셋템이 갖는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면 그건 '스킬 한두개 만을 비정상적으로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둔기소마의 에이션트 일루전 같은 경우에는 9셋을 맞추면 환검/폭명 빼고 다 갖다버리게 되죠.
아플헬이야 말할것도 없고..
쉽게 생각해보시면, '다양한 스킬들을 강화시키는' 크로니클 세트템의 경우 교복은 개뿔 해체기에 직행하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로 무시받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개발자 노트를 보신다면 윤명진 디렉터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스킬 하나에 대한 의존도를 감소시키고 밸런스 패치를 진행함으로써 다양한 스킬들을 사용해 밸런스 논란을 잠재우자는 것이죠.
즉 대격변 하향+직업 상향은 대격변 하나에 의존해 스킬 하나로 밥벌어먹고 살던 기존의 비정상적인 데미지 딜링 구조를 개편하고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밸런스 조정 시 불만도를 낮추려는 방향으로 이해됩니다.
쉽게 말해 '딴거쓰렴'입니다. 사실 이 딴거쓰렴은 하나를 까고 다른 걸 올려줘야 하는데 이 다른 게 하나를 커버할 정도가 못 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아직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은 이상 속단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사실 이런 방향성이 가장 잘 드러난 게 전 명왕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기홍 디렉터 당시 바늘 꺾어버린 패치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시궁창이지만, 혀튼간에 2차각성과 동시에 바늘 외에 다른 스킬들을 사용할 가치를 크게 높여줘 전체적인 스킬밸런스를 맞추는 데 성공했죠. 따라서 탈크로니클이 가능해졌고, 전체적인 캐릭터 입지도 상승했습니다.
(사실 토그킬러로서 자리매김한게 입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이라고 생ㄱ.. 읍읍)
윤명진이 노리는 게 대충 이런거라 생각합니다. 공참사 등 스킬 하나에만 올인하는 구조를 바꾸면 캐릭터 템셋팅의 가짓수도 증가하고, 이는 캐릭터를 성장시킬 때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해줍니다. 따라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대격 하향을 시작으로 조만간 크로니클과 스킬 개편을 통해 전체적 스킬의 균형을 맞추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프라인 게임과는 달리 던전앤파이터는 온라인 게임이고, 따라서 늘 새로운 컨텐츠와 가능성이 제공되어야 유저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저들의 아이템 세팅은 지나치게 보수화되어있고(사실 만렙 확장도 꽤 오래되었죠), 기존 유저들은 어떻게 보면 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이 템셋팅을 놓치기 싫어할겁니다. 하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게임 자체의 생명력이 사그라들고 새로운 재미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겠죠. 어떻게 보면 윤명진은 총대를 매고 욕을 먹으면서 대격 하향을 강행해 이 고착화된 상황을 타개하려는 게 아닐까 합니다. 너무 깊게 생각했나;
세줄요약.
1. 일부 캐릭터는 한두개의 스킬로 먹고삼. 이는 비정상적인 딜링구조임.
2. 이를 개편함으로써 다양한 템셋팅의 가능성을 열어주면 캐릭터 자체의 수명이 증가하는 효과를 낳음.
3. 윤명진 디렉터는 대격하향을 기점으로 크로니클/스킬 개편을 통해 '다양한 스킬을 쓰는 딜링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함